특집   2022 ICDE 총장단 회의

지난달 20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2022 ICDE 총장단 회의(2022 ICDE Leadership Summit)’는 국제원격교육협의회가 주관하고, 방송대가 주최한 국제회의다. 이날 회의는 팬데믹 이후 원격교육의 기술적 변화와 교육혁신에 논의를 집중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국제회의라 논의의 전체상을 요약하기보다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경험하면서 새롭게 확인한 원격교육의 함의를 정리했다.

특별취재단


오늘날 원격교육의 진화와
관련해 우리가 확인한 문제는
기술적 성격이 아니라 구조적·문화적 문제다.
기술은 언제나 존재한다.
방향성을 먼저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국제원격교육협의회(ICDE)는 2년마다 ‘세계 회의’를 개최하며, 매년 ‘총장단 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ICDE 총장단 회의는 지난 2020년 11월에 열려야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면서 올해 1월로 연기됐다. 그 사이 ‘2021 ICDE 총장단 회의’가 ‘대응을 위한 리더십: 우리는 충분히 유연한가?’를 주제로 2021년 4월 뉴질랜드에서 진행됐다.
당시 글로벌 대화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개방, 유연성 및 원격 학습(OFDL)에서 충분히 유연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논의했다. 학습자의 기대치는 어떻게 변화하는지, 조직 구조는 유연성에 어떤 제한을 두고 있는지, 그리고 교수·학습 접근 방식은 얼마나 유연한지 등의 질문을 통해 유연성을 점검한 것이다.
이번 총장단 회의는 앞선 회의의 의제를 좀더 심화했다. ‘에듀테크 기반 교육혁신을 위한 리더십(Leadership for EdTech Oriented Innovation in Education)’을 주제로 한 것은 분명 그런 고민으로 읽힌다. 이 주제를 놓고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개방대학의 노력 △에듀테크를 활용한 양질의 교육 제고 △개방교육을 위한 혁신적 리더십 △디지털 전환과 회복력을 위한 리더십 등 4개의 하위 주제로 논의의 밀도를 강화했다.

참가자 꽉찬 회의장, 분위기 뜨거워
특히 이번 총장단 회의에 참가한 세계 각국의 원격교육 전문가들은 장기화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공통의 경험을 축적하면서 원격교육의 새로운 전망을 도출하는 데 집중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교육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방송대의 기본 콘셉트가 옳았음을 재확인해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2022 ICDE 총장단 회의가 열린 여의도 콘래드호텔 5층은 비록 ‘방역 지침’에 따라 실내 거리두기를 적용했지만, 홀 전체가 회의 참가자로 가득했을 정도로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국제회의였지만,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레이백 세션을 도입한 게 특징이었다.
방송대에서는 류수노 총장을 비롯해, 김용 방송대 국제협력단장, 권영민 교수(교육학과), 김옥태 교수(미디어영상학과), 박윤주 DMC 원장(영어영문학과) 등이 참가했다. 외부 인사로는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사이버한국외대 총장), 김진성 고려사이버대 총장, 박민서 목포대 총장, 박수자 부산교대 총장, 조방제 영진사이버대 총장, 허원 공주대 교수(전기전자제어공학부) 등이 이름을 올렸다.
기조연설을 한 김중렬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은 고전적인 학교교육에 대한 반성으로서 미래 교육 논의가 활발하다고 말하면서 미래 온라인 교육을 위한 국제 온라인교육인증원(ICAE) 설립을 제안하기도 했다.

2020~2021년, 고등교육 대파괴의 시기
닐 파시나 캐나다 오카나간 컬리지 총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수백만 명의 학생이 교육을 받지 못하면서 대안적 포맷을 찾는 중에 원격교육이 급부상했다”라고 지적하면서, “기술 진화를 보면서 교육기관 리더들은 이 전환기에 교육 받기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누구에게나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대학 최초의 여성 부총장인 플랭 렌카불라 교수는 “우리가 (2020년) 이전에 알고 있던 고등교육기관 모델은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제적 취약계층이 많은 아프리카다 보니 그의 발언에는 경청해야 할 대목이 이어졌다. “우리는 새로운 미래를 구상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아프리카라는 맥락이 중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교육기관이 사회에 계속해서 유효한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적응할 수밖에 없다. 다양한 인터페이스로 교육받는 이들을 고려해야 한다.” 원격교육 인프라가 빈약한 아프리카 등에 방송대의 우수한 시스템을 접목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벨린다 타이넌 호주 가톨릭대 교수는 “원격교육이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되면서 품질을 떠나 경쟁 시장으로 진입했다”라고 우려하면서, “팬데믹으로 실직, 정리해고 이후 재취업을 못한 이들이 많다. 여기서도 우리가 책임감을 가지고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팬데믹이 이어지는 상황인데, 리더로서 이 기간에 일어난 일에 주목하고 미래세대의 학생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도전이 아니라 기회다. 우리의 전문성을 발휘할 기회다”라고 지적했다.

원격교육의 근간에 대한 성찰
특히 그의 발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원격교육의 근간’과 관련된 성찰이었다. 그는 ‘책임감과 형평성’을 강조했다. 이런 철학을 통해 “모두가 인간적 존엄성을 지니고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가자”라는 제안이었다. 원격교육이 인간적 존엄성과 닿아 있다는 메시지다.
원격교육의 책무성에 관한 발언은 권영민 방송대 교수에게서도 이어졌다. 그는 영어 ‘school’의 어원이 조용함, 정지, 평화 등의 뜻을 내포하며 자유 시간, 남는 시간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스콜레(Scole)’에 있다고 말하면서, 이 스콜레가 일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진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었음을 환기했다. 원격교육 역시 ‘진짜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래서 권 교수는 “사회가 뭘 원하는가를 교육하기보다는 내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 내가 가진 것으로 사회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및 블렌디드 학습을 위한 확장 가능한 품질 보증 시스템을 제공하는 국제 비영리 조직인 ‘퀄리티 매터즈(Quality Matters)’의 전무이사인 데보라 아데어 박사는 온라인교육의 품질보증 5단계를 언급하면서 기술적 부분과 관련된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다.
“고등교육이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시급한 인식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은 우리가 내리는 결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기술이 (온라인교육의) 설계를 주도하는 게 아니다. 학습목표, 교수법이 주도해야 한다. 또한 품질을 결정짓는 것은 기술이 아니다. 오늘날 원격교육의 진화와 관련해 우리가 확인한 문제는 기술적 성격이 아니라 구조적·문화적 문제다. 기술은 언제나 존재한다. 방향성을 먼저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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