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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나에게 1994년 방송대 입학은 나의 청춘을 회복해준 동시에 긴장된 삶을 열어준 사건이었다.


23세에 경영학과 94학번으로 대학생활을 시작했으니, 학번으로만 말한다면 나도 제법 ‘선배’ 대열에 설 수 있겠다. 회사에 휴가를 내고 처음으로 출석수업에 참석했을 때, 왠지 모를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다. 지금도 그때의 수업이 생각나면 묘한 흥분이 인다.


방송대는 나의 청춘을 보낸 곳이다. 경영학과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던 날, 민주광장에서는 열띤 스터디 홍보가 있었다. 여러 곳의 스터디 중 나는 송파구에 살고 있었기에 송파스터디에 신청서를 제출했고, 스터디 오리엔테이션 일정에 맞춰 종합운동장역 아시아공원에서 집결했다. 이후 공부방으로 사용하고 있었던 방이동의 붓글씨 학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20여 명의 94학번 동기들이 모여 입학 동기와 자기 소개를 했다. 여자 동기 4명, 남자 동기 15명으로 이뤄졌고, 1학년 팀장에는 지금의 남편이, 총무에는 필자가 선출됐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지금까지 영원한 팀장 신랑! 만년 총무 나!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때부터였을까. 하루에도 궁금한 게 얼마나 많았던지 전화 통화는 기본 3회 이상 서로 나눴고, 자체 수업이 없더라도 참새방앗간처럼 우리의 아지트 스터디룸에서 수업, 과제, 모임 등을 통해 자주 만났다. 스터디룸 공사, 이전 등 큰일을 함께 해 오면서, 투덜투덜, 하하 호호하면서 지냈다. 이런 활동의 영향인지 우리는 3학년이 되던 해, 일명 캠퍼스 커플로 연애를 시작했다. 4학년 말까지도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비밀연애였다.


하지만, 다들 우리의 연애를 알고 있었는데, 우리만 감쪽같이 모두를 잘 속이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 동기들은 벌써 눈치를 채고 있었다. 1998년 2월에 졸업하고, 바로 9월에 결혼했다. 이렇게 우리도 또 한 쌍의 스터디 커플이 됐다. ‘송파’스터디는 유난히 스터디 커플이 많아 공부하러 온 거 맞느냐는 우스갯소리를 선후배들이 하곤 한다. 당연히 우리는 공부하러 왔지요 라고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필자는 지난 20여 년간 스터디, 학과동문회, 전국총동문회에서 임원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에게 맡겨진 일들을 잘 해내고 싶었다. 성격이 이렇다 보니 행사 준비할 때 밤샘은 기본, 새벽에 들어가는 일도 허다했다. 성격도 성격이지만, 그 모습을 이해해 주는 신랑의 배려로 유감없이, 하고 싶은 대로 즐겁게 배우며, 마음 편히 동문회 활동을 할 수 있었다.


앞에서 방송대 입학 후 스터디 오리엔테이션과 관련해 잠실 종합운동장역을 언급했는데, 우연인지 아니면 이 또한 인연인지, 나의 전국총동문회 활동의 가장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도 이곳 종합운동장역이었다. 26대 전국총동문회 사무총장으로 참여했던 ‘I LOVE 언택트 마라톤’이 바로 종합운동장역 잠실주경기장 앞에서 열린 것이다. 5km를 뛰는 내내 1994년 방송대에 입학하던 순간부터의 기억들이 먼 바다의 배들을 인도하는 항구의 등대불빛처럼 따스하게 방향을 인도했다. 짧은 거리였지만, 언택트 마라톤 5km는 27년의 시간을 가득 호명하고 있었다.


그렇다. 필자가 총동문회 활동에 많은 애정과 시간을 쏟아 흘려보낸 세월은, 자연스럽게 나와 함께 흘러 여기까지 와 있었다. 삶의 의미와, 인생의 반려를 선물해준 내 사랑 방송대와 함께했던 모든 순간들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방송대와 함께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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