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세기가 21세기에게

무엇을 위한 학문인가?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매 순간에 정부의 행정 및 정책 안에서 존재하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세면을 하면서 상하수도 정책, 출근하면서 교통 및 도시 정책, 전기를 사용하면서 에너지 정책의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갓 태어난 아이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여러 대상에 지원되는 정부의 복지서비스도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처럼 공공영역은 우리의 삶과 떼어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정부와 그 정책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그러나 행정학을 둘러싼 흔한 오해 중의 하나는 ‘정부를 관리’하기 위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행정학에서는 정부 및 공공영역에 대한 인사·조직·재무·정책 등에 관한 연구와 학습이 주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다루고 있는 영역이 곧 목적이 되지는 않는다. 행정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회문제의 해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곧 나날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문제점을 해결해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도록 하기 위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포괄적인 목적을 가진 행정학은 정부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왜 정부와 공공영역이 중요한 것일까? 우리 사회에는 다양한 행위자가 있으나, 그중에서 정부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 기업의 목적이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임에 반해, 공공영역의 목적은 공익에 있기에 기본적으로 정부는 공공성을 중심적인 가치로 하여 운영된다. 이에 더하여 정부는 재정·인력·권한 등 여러 차원에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행정학은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정부에 대해 관심이 많은 것이다. 다만, 오늘날에는 사회문제의 복잡화로 정부가 단독으로 사회문제를 극복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시민사회와 시장의 여러 행위자가 협력적으로 참여하는 체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이른바 ‘플랫폼 정부’의 형태가 과연 어떻게 될 것인지, 산업구조가 완전히 바뀌어 인간의 노동과 생산성에 대한 개념이 변화하게 될 경우, 개인 삶을 지지할 정부의 복지서비스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이 어떻게 될지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고전적 관리에서 거버넌스까지현대 행정학의 태동은 미국에서 시작됐다. 미국의 제28대 대통령이었던 우드로 윌슨은 정치행정이원론을 주장하면서 기존에 정치의 일부로 여겨졌던 행정 작용에서 별도의 기술적이고 관리적인 측면을 분리하고자 했다. 이는 고전적 행정학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과학적 관리론(scientific management)으로 이어지게 됐고, 이후 인간과 사회를 보는 시각이 확장되면서 다양한 이론적 흐름이 나타났다. 초기의 고전적 이론은 기본적인 법칙을 발견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행정 이론의 기초를 구축했다는 의의가 있으나, 사람을 지나치게 비인간적으로 본다는 한계를 드러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관계론 등의 신고전적 흐름으로 사회적 관계나 심리적인 측면을 고려하게 됐다. 이후에 다양한 환경 및 상황에 대한 변수를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현대적 이론의 흐름까지 이어지고 있다.한편, 정부와 시장의 관계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했다. 일찍이 시장의 자유를 최대한 인정하고 정부는 작은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자유로운 계약과 협상으로 사회의 부가 고르게 배분될 것이라는 믿음과 다르게, 독과점인 사업가에게 부의 집중이 이뤄졌으며 노동자와 소비자를 비롯한 사회의 취약계층이 증가했다. 이러한 시장실패를 극복하고자 정부는 시장의 한계를 교정하기 위한 역할에 직접 나서게 됐으며, 각종 복지정책과 규제정책을 운용하는 큰 정부를 추구하게 됐다. 사회적 불평등을 교정하는 수정자본주의는 대체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겨졌으나, 1970년대 석유 파동을 경험하게 되면서 서구 선진국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느덧 비대하게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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