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일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피해를 준다. 특히 전쟁이 일어나면 소수민족이나 여성들은 더 큰 상처와 폭력에 시달리게 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나디아 무라드(Nadia Murad)는 자서전 『더 라스트 걸』을 통해 전쟁의 참혹한 실상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2014년 이전까지 그녀는 가족들과 평화로운 이라크 북부 200가구 정도 되는 한적한 시골마을인 코초에서 소박한 즐거움을 누리며 살았다. 마을 사람들은 고대 일신교인 야지디 신앙을 가지고 생활했다. 당시 이라크 내에 야지디 교도는 약 100만 명 정도였다. 야지디교(Yazidism)는 미트라, 조로아스터교, 이슬람교, 유대교가 혼합된 독특한 교리를 갖고 있다.
이들의 삶은 2014년 8월 수니파 무장단체 IS가 야지드족이 사는 공동체를 포위해 수천 명의 남자들을 집단학살하고 여자들을 선별해 죽이거나 모술에 있는 권력자들에게 성노예로 팔면서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이 과정에서 나디아는 오빠 여섯과 어머니를 잃었고 이후 조카들과 이복형제들을 잃게 되는 비극을 겪었다. 본인은 모술에 있는 IS대원의 성노예로 팔려가 개종을 강요당하고 수시로 성폭행과 폭력에 시달렸다.
『더 라스트 걸』을 통해
나디아 무라드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것은 방관하는 자들에 대한
절실한 외침이다.
처음 그녀를 성노예로 산 사람은 시아파 판사인 하지 살만이라는 자였다. 나디아는 그의 폭력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탈출을 시도했지만 곧 붙잡히고 말았다. 그는 심한 폭력을 행사한 다음 그녀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겼다. 그녀는 며칠 만에 이곳저곳으로 팔려 다니는 운명에 처했다. 팔려갈 때마다 멀미와 허기로 고통을 받았고, 가는 곳마다 엄청난 학대와 고초를 겪었다.
어느 날 또 다른 IS요원에게 팔려 숙소에 머물다가 허술한 틈을 타 탈출했다. 몇 시간을 헤매다가 지쳐 어느 민가를 찾았다가 도움을 받아 결국은 쿠르드족 거주 지역까지 목숨을 걸고 탈출할 수 있었다. 그곳에서 자신의 탈출을 도와준 가족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쿠르드족 거주 지역 난민촌에 정착한 그녀는 그녀의 오빠 헤즈니와 함께 성노예로 팔려간 사람들의 구출을 돕는 인권운동가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독일 인권 단체에게 알려져 이후 독일로 이주하여 UN 등 국제기구나 소수집단 문제를 다루는 포럼 등에서 활동하며 이들의 실상을 고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7년 5월, 그녀의 고향인 코초가 IS의 관할에서 해방됐고, 2019년 현재 IS는 거의 다 해체됐다. 그녀는 인권운동가로서 업적을 인정받아 2016년에는 두개의 인권상을 받았으며 UN ‘인신매매 생존자 존엄성을 위한 친선대사’로 임명됐으며, 2018년에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자신이 이러한 비극의 마지막 희생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 제목을 ‘The Last Girl’로 명명했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의 전쟁 경험이 아니라 우리 인류가 타 종교, 소수민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와 믿음이 다르다고 해서 같은 믿음으로 개종을 강요하거나
소수민족이라고 해서 차별하고 학살하는 범죄는 사라져야 한다. 아울러 다양성을 인정하고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처하게 하고 그 후유증을 대대로 남긴다. 특히 여성에겐 잔인한 고통과 신체적·정신적 상처를 남긴다.
인류는 이제부터라도 하나의 공동체라는 마음으로 민족적·개인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