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수강신청을 할 때, ‘아, 이제 두 과목만 공부하면 졸업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니 스스로가 대견했다. 78세가 된 나에게 흐뭇한 마음으로 ‘정말 수고했어’라고 칭찬하고 싶다.
친구랑 함께 입학해서 손녀 또래 학우들과 스터디 한다고 무거운 책을 메고 모여서 젊은 세대 눈높이에 맞춰가며 같이 공부했다. 출석수업이 있는 날마다 맨 앞자리에 앉기 위해 서둘렀다. 뚝섬 서울지역대학에서 잘 안 들리는 귀와 침침한 눈을 비비면서 교수님 강의를 들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거의 밤 12시가 되어 동두천 집에 돌아올 때가 많았다. 그래도 배우는 즐거움에 피곤함도 모르고 다녔다.
서술형 시험을 보러 갔던 어느 날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변비로 학교 화장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하고 시험을 치렀다. 기타 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하기도 했다. 왕언니 소리를 들으면서 재미있게 연습도 하고 공연도 하면서 1~2학년을 보냈다. 장학금을 여러 번 타면서 공부를 해서 자존감도 높아졌다.
어느 날 허리 디스크가 와서 병원에 다녀야 했다. 잠시 휴학을 하긴 했지만, 곧 복학해 학업을 이어갔다. 시험 때는 문제집을 들고 병원 치료 중에도 보고 또 보고하니 주위에서 아픈데 무슨 공부를 하시냐고 물었다. 「세대와 소통」이라는 과목에서는 촛불과 태극기, 코로나19 등 현재 상황과 이후에 대한 내용을 다루니 매우 현실감 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껏 공부하며 학보〈KNOU위클리〉를 볼 때면 ‘나도 글을 좀 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으나, 시험 점수에 신경 쓰느라 여유가 없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컴퓨터 또는 휴대폰 속에서 공부하는 세상이 됐다. 지난번 기말평가는 뚝섬에 가서 컴퓨터로 시험을 보았다.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작동법을 배우고 무사히 시험을 마칠 수가 있었다.
컴퓨터 화면 속에서 같은 시간에 다른 과목들의 문제를 번갈아 푸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이제야 공부에 대한 한을 풀게 되니 내 스스로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나의 모습이나 내 주변에 변한 것은 없는데, 공부를 통해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뿌듯하고 마음에 여유로움이 생겼다. 시작하고자 하는 마음을 놓지 않으면 언젠가는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