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진로   [우리 사전에 경력단절은 없다.]

권성미 동문

주한외국대사관, 기업체에 한국인 교사로 출강하고 있습니다.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결혼 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입시학원, 개인교습 강사로 국어를 가르쳤어요. 출산 후 저 역시 경력단절 위기를 겪었습니다. 그러나 불평만 할 순 없었죠. 친정에 아이를 맡기고 일터로 나섰고, 아이가 집에 없는 시간에 방문교사 일을 했습니다. 잠시 쉴 땐 영어학원 회화반을 수강했는데, 한 주부 수강생이 영어를 너무 잘 했어요. 비결이 무엇인지 물으니 편입으로 방송대 영어영문학과를 들어갔다는 거예요. ‘아 이거다’ 싶었죠. 국어 강사였지만, 막연히 ‘영어 강사’도 하고 싶었거든요. 주부다 보니 돈에 민감한데 등록금도 저렴하고 장학금 혜택도 많아 방송대가 마음에 쏙 들어왔어요.


지금이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영어영문학사 학위를 곧장 사용하지는 못했습니다. 곧장 영어 강의를 한다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었기에, 지역신문사 리포터로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자주 사용할 기회는 없었지만, 외국인을 취재할 때면 가장 먼저 담당자로 배정됐고 능력도 인정받았습니다. 8년 후 갑자기 신문사 사정으로 근무 지역을 옮겨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이야 말로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을 그만두고 새 직업을 갖기 위해 제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봤습니다. 학원 강사 경력, 국어국문학사, 영어영문학사, 리포터 경험이 있더군요. 한국어 강사에 도전해도 괜찮겠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한국어 강의는 한국어 교원 자격증이 없으면 사실상 불가능하더군요. 그래서 2017년 서울대학교 온라인 한국어 교원 양성과정을 이수했고, 같은 해 필기와 면접 전형을 통과해 한국어 교원 3급 자격증을 땄어요. 이 후 한국어 강의 학원과 출강 업체에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내 나이 40대 후반인데 취업이 될까?’며 걱정이 앞섰어요. 그러나 예상과 달리 면접 제의가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이기 때문에 한국어 강사가 갖춰야할 기본 소양은 물론이고, 영어실력도 필수였습니다. 영어면접을 실시하는 곳도 있는데, 이 때 공인영어 점수 대신 영어영문학사 학위를 취득한 것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아무리 화려한 이력이 있다 하더라도, 업무에 적합한 학위가 없었더라면 늦은 나이에 서류 전형을 통과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조급해 말고 냉정하게 자신 보길
경력단절이란 상황은 마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카더라’ 통신에 휘둘리지 마십시오. 상업 자격증을 마구잡이로 따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마세요. 냉정하게 자신을 보고, 경력단절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 가보세요. 그 때 사회생활도 만만치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의 발자취를 잘 정리해 경력의 연장선에 설 수 있거나 그 경력을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일을 고민해보세요. 경력단절 이전보다 급여나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은 현실입니다.
전보다 못한 처우를 받더라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일을 찾아 공부하길 추천합니다. 진부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행운은 노력한 자에게만 온다’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방송대 진학은 제게 ‘행운을 향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입학을 망설이고 있는 분들도 행운의 발걸음을 잘 떼어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방향으로 전진하는 계기를 만드시길 바랍니다.


재학생 30%가 40대 / 여성 비율 70%.
취미 위한 공부 있지만,결혼 후 경력 단절돼

방송대 디딤돌로 삼아
외국인 대상 한국어 강사 권성미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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