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방송대인이 좋아하는 문학 작품

잘 알려져 있듯〈백조(白潮)〉는 1922년 1월 창간된 순수 문예지로 초기 낭만주의 문학운동의 중심적 구실을 하며 이듬해 3호까지 발간됐다. 참여한 동인들의 나이도 20~22세로 엇비슷하다. 홍사용, 현진건, 이상화, 나도향, 박종화, 박영희, 노자영이 그들이다. 경기 화성, 대구, 서울, 평양으로 고향도 다양했다.

1백 년 전 ‘백조’의 의미
방송대 대학원사진 출처=노작홍사용문학관 문예창작콘텐츠학과에서 지난 학기까지 강의했던 손택수 시인은 이〈백조〉를 오늘날의〈창작과비평〉 혹은〈문학과사회〉의 원형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보자.
“노작 홍사용은 문학 장르를 유동적인 실체로 봤어요. 그가 참여한〈백조〉는 당시 이행기의 특징을 문학의 근본적인 존재 조건으로 받아들였다고 할 수 있죠. 홍사용은 잡지 발간 전에 이미 박헌영 등과 함께〈문우〉나〈서광〉과 같은 매체에 참여하기도 했거든요. 그 흐름의 연속선상에서〈백조〉가 나온 거죠. 이게 창조적으로 해체되면서 박영희나 김기진 등을 통해 ‘카프’까지 이어집니다. 이런 맥락들을 살피면,〈백조〉를 단순히 낭만주의 문학이나 감상적인 취향으로만 폄하할 수 없지 않을까요?
동인들은 문예지로서의 ‘백조’의 흰색을 언젠가는 발간해야 할 사상지로서의 ‘흑조’의 결여 상태로 이해했어요. ‘흰물결’은 ‘검은 물결’과 변증적으로 연결돼 있었던 거죠. 이미 백 년 전에 이러한 균형감각을 지니고 있었으니,〈백조〉가 지녔던 그런 감각을 오늘의 전통으로 이어내야 겠죠.”
1백 년 전 20대 초반의 젊은 문학청년들이 참여했던〈백조〉와 그들이 보여줬던 균형감각의 의미를 곱씹으면서, 오늘 방송대라는 고등평생원격교육기관에서 함께 공부하고 있는 다양한 세대들의 문학에 관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것,〈KNOU위클리〉가 설문조사 ‘방송대 학우들이 좋아하는 문학 작품은?’을 기획한 배경이다.


여성 학우들이 좋아하는
소설은『토지』,「소나기」,
『태백산백』,『채식주의자』,
「운수 좋은 날」,
『엄마의 말뚝』순이었다.


60대 이상 학우들, 제일 많이 읽는다
방송대 학우들은 연령대에 따라 시집이나 소설집을 읽는 데 어떤 유의미한 차이를 드러낼지, 나아가 좋아하는 문학 작품에서도 어떤 미세한 차이를 드러낼지 궁금했다.
설문에서는 1권도 읽지 않는 경우, 1~2권 읽는 경우, 3~9권 읽는 경우, 10권 이상 읽는 경우로 나눴다. 눈여겨볼 점은 3~9권과 10권 이상 읽는다는 응답자들의 비율이다.
시집을 상대적으로 많이 읽는 연령대는 60대 이상과 50대였다. 60대 이상의 경우, 시집을 1권도 읽지 않는다고 대답한 학우들은 24.5%, 1~2권은 43.4%, 3~10권 이상은 32.1%로 나타났다. 50대에서는 1권도 읽지 않는다는 대답은 34.9%, 1~2권은 45.8%, 3~10권 이상은 19.3%였다.
시집을 가장 덜 보는 연령대는 40대였다. 1권도 읽지 않는다는 응답이 48.3%였다. 1~2권은 39.8%, 3~10권 이상은 11.8%에 그쳤다.
소설의 경우, 전 연령대가 고르게 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집을 더 많이 읽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았다. 3~10권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30대(48.0%), 60대 이상(45.9%), 50대(42.0%), 40대(38.4%), 10~20대(38.1%) 순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나이에 따라 좋아하는 시인에도 차이가 있을까. 10~20대 학우들이 좋아하는 시인은 윤동주(22명), 나태주(8명), 김소월(4명), 백석(3명, 이육사(3명) 순이었다. 30대는 윤동주(44명), 나태주(18명), 김소월(9명), 백석(6명), 기형도(6명) 순이었다. 40대에서는 윤동주(54명), 나태주(20명), 김소월(12명), 백석(9명), 류시화(9명) 순으로 선호했다.
50대는 윤동주(60명), 김소월(19명), 나태주(19명), 이해인(12명), 백석(10) 등을 골랐다. 60대 이상은 윤동주(23명), 김소월(21명), 백석(10명), 나태주(10명), 서정주(8명)가 앞섰다. 연령대별로 이육사, 류시화, 이해인, 서정주 등이 호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소설가의 경우, 10~20대는 한강(6명), 박경리(5명), 박완서(5명), 김영하(5명) 순이었다. 한강이 맨 앞에 놓이는 건 10~20대에서만 보이는 특징이다. 30대에 오면 사정이 달라진다. 박완서(11명)가 앞서고, 이어 박경리(10명), 공지영(7명), 김영하(6명), 한강(6명) 순이다.
40대 학우들은 박경리(21명), 박완서(14명), 김영하(11명), 김진명(11명), 조정래(10명) 순으로 선호도가 나뉘었다. 50대에서는 조정래(31명)가 처음으로 앞서고, 이어 박경리(29명), 박완서(26명), 황순원(9명), 김유정(7명), 이외수(7명)가 뒤를 잇는다. 앞 연령대에서 보이지 않던 황순원, 김유정, 이외수가 등장했다. 60대 이상에서는 박경리(17명), 조정래(17명)에 이어 박완서(15명), 황석영(10명), 황순원(8명), 이문열(7명) 순이었다. 황석영과 이문열은 60대 이상에서 두드러졌다.

여성 학우들, 폭넓게 읽고 있다
방송대 여성 학우들이 좋아하는 시인은 전체 경향과 비슷하지만, ‘기형도’ 대신 ‘안도현’ 시인이 포함된다는 게 차이다. 여성 학우들은 윤동주(134명), 나태주(68명), 김소월(39명), 백석(23명), 이해인(18명), 한용운(11명), 천상병(11명), 류시화(10명), 김춘수(9명), 정지용(8명), 안도현(8명) 순으로 선호했다.
여성 학우들이 좋아하는 시에는 윤동주의 「서시」(50명)와 「별 헤는 밤」(46명), 나태주의 「풀꽃」(37명), 김소월의 「진달래꽃」(32명), 김춘수의 「꽃」(15),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12명), 천상병의 「귀천」(12명), 윤동주의 「자화상」(11명), 한용운의 「님의 침묵」(10명) 등이 상위에 올랐다.
여성 학우들이 좋아하는 소설가 역시 전체 경향과 크게 차이는 없지만, 박경리(61명), 박완서(59명) 2강 구도 속에서 조정래(23명), 공지영(20명), 황순원(17명), 한강(17명), 김진명(17명), 김영하(14명), 황석영(10명), 신경숙(10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박경리의『토지』(52명)는 여성 학우들이 좋아하는 소설 목록에서도 맨 앞에 놓였다. 이어 황순원의 「소나기」(23명), 조정래의『태백산백』(17명), 한강의『채식주의자』(11명),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9명), 박완서의『엄마의 말뚝』(8명)과『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8명), 한강의『소년이 온다』(7명), 이미예의『달러구트 꿈 백화점』(7명), 박완서의『나목』(7명)이 각축을 벌였다.  박완서, 이미예의 작품이 포함된 게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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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sba***
    사실 저도 설문 답변은 했지만, 하면서도 신뢰도가 전혀 없을 것 같다는 생각해 봤습니다. 설문의 범위를 조금 좁혀서 했더라면, 너무 황망해서 중간에 그만할까 하다 신입생이라 예의상 하긴 했는데 좀 그랬습니다.
    2022-04-29 19:57:12
  • juli***
    10만 방송대 학우가 있다는데 설문 응답율은 10%가 채 안된다. 이런 설문으로 보편성을 말하기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 설문의 목적이 독서 권장인지 독자들에게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문학 작품을 읽으라는 계도 인지 알 수가 없다. 신임 총장님이 국문학과 교수라서 기분 좋으시라고 한 행사라면 더욱 의미가 없을 것 같다.
    2022-04-23 10:49:37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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