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대 학우들이 ‘가장 좋아하는’, ‘지금 누군가에게 추천하고픈’, 소설가와 소설은 대동소이했다. 상위는 거의 일치한다고 봐도 좋다. 그 소설가의 그 작품을 좋아하니까 누군가에게 그 소설가와 그 작품을 추천하고 싶을 테다. 아마도 ‘좋아하는’은 대중성을, ‘추천하고픈’은 문학성을 염두해 둔 질문이다. 설문의 의도가 어떻든, 학우들은 ‘좋아하는’과 ‘추천하고픈’을 구분하지 않았다. 공히 ‘가장 대중성과 문학성을 두루 갖춘’ 소설가와 소설을 답했다. 압도적으로 박경리·박완서·조정래를 좋아하고 추천하고파 했다.
중위권 그룹과 차이가 너무 크다. 근 50년간 국민작가인 세 분이 1~3위를 한 것은 당연한 결과일 테다. 여성은 박경리보다 박완서를 좋아했고 조정래를 조금 좋아했다. 남성은 박완서보다 박경리를 좋아했고 조정래를 매우 좋아했다. 소설로 보면 특이점이 있다.
‘가장 좋아하는·추천하고픈 소설’ 압도적 1위는 남성, 여성 모두가 사랑한 박경리의 대하소설『토지』다. 압도적 2위는 조정래의 대하소설『태백산맥』이다. 압도적인 3위는 황순원의 단편「소나기」다. 가장 사랑받은 작가 2위 박완서의 소설은 ‘좋아하는 작품’의 상위 목록에는 아예 없고 추천하고픈 6위에『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가 있을 뿐이다. 그 작품을 사랑하기에 그 작가도 사랑한다는 전제에 맞지 않는 유일한 작가가 박완서다. 알다시피 박완서는 국민이 손에 꼽을 수 있는 대표작이 너무 많기 때문인데, 실제 설문에서도 다양하게 분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소수정예 독자들, 특히 방송대 학우들이 소설을
다양하게 읽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밖에 ‘가장 좋아하는·추천하고픈’에서 다수표를 얻은 소설가들을 보자. 국민작가들 못지않게 사랑받았던 황순원·이문열·황석영, 세계적인 문학상을 받은 한강, 대중적으로 친숙한 김영하·김진명·김훈·이외수. 그런데 여성이 좋아하는 소설가는 남성보다 확실히 다양하다. 교과서로 꾸준히 교육받아온 일제강점기 작가들이 있고 요즘 대세인 젊은 작가들도 여럿 보인다. 요즘 독자들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따라서 여성의 독서범위가 훨씬 넓음을 보여준다.
좋아하는·추천하고픈 소설에는 좋아하는·추천하고픈 소설가들의 대표작들이 상위를 차지했다. 예외가 있다. 김진명의 소설은 ‘좋아하는’에는 둘이나 있지만 ‘추천하는’에는 하나도 없다. 조세희의『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좋아하는’에는 없고 ‘추천하는’에만 있다. 대중성과 문학성을 나누어 답한 드문 예다.
방송대 학우들의 설문조사결과는 현재 우리 국민들의 문학 독서실태를 표준적으로 보여준다. 신경숙이 ‘추천하고픈’에서만 약간의 표를 얻었다. 언급된 젊은 작가는 한강·정유정·이미예·이민진·구병모·정세랑뿐이다. 독서고령화 현상의 증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국민작가들을 제쳐두고 젊은
작가들을 꼽은 여성들이 참신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독자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선택지들을 종합적으로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학을 활성화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과 지원은 독자가 읽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설문조사는 소수정예 독자들, 특히 방송대 학우들이 한국소설을 다양하게 꾸준히 읽고 있음을 증명했다고 봐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