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20세기가 21세기에게

사회복지학의 두 갈래‘요람에서 무덤까지’ 인간은 다양한 위험과 함께 살아간다. 위험은 개인과 가족이 책임지는 영역이었다. 그러던 것이 공적인 대응, 즉 국가가 나서기 시작했다. 왜일까? 자본주의가 등장하고 나서 불평등과 실업 등 위험은 전면화된 반면, 대가족과 공동체가 해체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회적 위험에 대한 공적인 대응’을 연구하고 실천하는 학문이 생겨났다. 사회복지학의 탄생이다.  사회적 위험에 대한 해석에 따라 사회복지학은 크게 두 흐름으로 성장했다. 위험은 누구의 책임일까? 예를 들어 밤에 절벽에서 사람이 떨어졌을 때, 사고의 원인은 무엇일까? 개인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위험에 대한 경고문이나 방어벽이 없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났다고 볼 수도 있다. 이처럼 빈곤, 실업, 질병, 노령으로 인한 위험을 개인과 가족이 대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는 관점에서 국가는 자선과 연민의 관점에서 선별을 통해 최소한의 복지를 제공한다. 이런 관점에서 사회복지를 체계화한 학문이 사회사업학(Social Work)이다. 한편, 위험의 근본 원인을 공적인 책임으로 보고, 국가가 소득보장, 의무교육, 공공의료, 공공주택 등 인간답게 살 국민기준선을 정하고자 한 관점에서 사회정책학(Social Policy)이 발전됐다.  사회사업(Social Work)이 학문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미국의 자선조직협회(Charity Organisation Society)에서 활동한 메리 리치먼드(Mary Ellen Richmond, 1861~1928) 덕분이다. 그녀는 문제가 있는 개인과 가족의 사례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봤다. 즉 리치몬드는 사례관리를 사회사업의 전문교육 분야로 구축했다. 이러한 관점은 훗날 사회복지학의 개별 상담, 가족 상담 및 치료 등의 학문으로 발전했다.   사회정책(Social Policy)은 사회조사에서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 찰스 부스(Charles Booth, 1840~1918)와 시봄 라운트리(Seebohm Rowntree, 1871~1954)의 사회조사는 빈곤에 대한 관점에 대전환을 가져왔다. 찰스 부스의 1889년『런던 사람들의 생활과 노동』과 시봄 라운트리의 1901년『빈곤: 도시생활의 고찰』은 빈곤이 나태와 낭비 등의 도덕적 문제 때문이 아니라 저임금과 정기적이지 못한 소득 등의 사회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에 빈곤은 개인의 탓이라고 생각했던 인식에 파문을 일으켰으며, 빈곤의 해결은 국가가 해야 한다는 새로운 인식에 영향을 줬다. 두 보고서는 빈곤의 국가적·전면적 개입이라는 사회정책 논의의 단초를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사회복지학의 지역사회조사와 조사방법론에 영향을 미쳤다. 복지국가의 유형화와 비교 연구이상에서 보듯이 관점의 차이는 상이한 정책과 학문을 만들었다. 사회복지정책학에 영향을 끼친 정책보고서에는 다수파 보고서와 소수파 보고서가 있다. 1909년 빈곤법을 개정하기 위해 소집된 영국 왕립빈민법위원회에서 상이한 내용을 담은 두 개의 보고서가 발행된다.「다수파 보고서(Majority Report)」는 빈곤의 문제를 개인과 가족이 책임져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민간에서 빈곤을 관리해야 한다고 봤다.  반면에,「소수파 보고서(Minority Report)」는 빈곤의 책임은 사회구조에 있으며 국가가 전적으로 빈곤을 책임져야 한다고 봤다. 당시 소수파 보고서는 빈곤의 문제를 저임금의 문제로 보고 최저임금제 도입과 빈곤에 대한 예방 정책을 제안했다. 소수파 보고서를 이끌었던 비어트리스 웹은 자신이 설립한 런던정치경제대학에 1913년 사회행정학과를 개설했다. 사회복지학은 사회행정학과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는데 소수파 보고서의 주장처럼 사회정책을 정부 기관이 집행해야 한다는 의미가 강조됐기 때문이다. 서유럽과 북유럽의 복지국가는 소수파 보고서의 지적인 전통에서 기인한다. 소수파 보고서는 1942년에 발간된「베버리지 보고서(Beveridge Report)」로 발전했다. 이 보고서에서 윌리엄 베버리지(William Henry Beveridge, 1879~1963)는 빈곤, 질병, 무지, 불결, 나태의 5대 악으로부터 국민을 국가가 보호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베버리지 보고서는 복지국가의 청사진이 됐고, 이후 사회정책으로 실현됐다. 이러한 정책은 사회복지학의 발전으로 귀결됐다.  사회복지학 발전에 중요한 개념이 사회권이다. 토머스 H. 마셜은 사회복지를 시민의 권리로 개념화했다. 마셜은 시민권이 18세기 자유권, 19세기 참정권, 20세기 사회권으로 발전해왔다고 봤다. 그는 사회권을 자본주의적 불평등의 문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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