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금융감독원에 대신 물어보니

이제는 사리지 않고 ‘나 재테크해요’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시대다. 1면 속 방송대 학우들도 재테크 꿈나무들이다. 적은 자산을 안정적으로 불려 나가길 희망했고, 경험 삼아 적게나마 주식을 매수해 투자 적기를 기다리는 학우들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로부터 재무상담을 받아본 적은 없다고 했다. 이들은 모두 기회가 된다면 재무설계를 받아볼 의향이 매우 크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학우들을 대신해 무료로 국민 재무설계 상담을 해주는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금융자문서비스 상담원에게 궁금한 점들을 물어봤다.



-방송대 학우 중에 전문 재무상담을 받길 원하는 학우는 많지만, 아직 어떤 곳에 문을 두드려야 할지 잘 몰라 망설이는 상황입니다. 금감원 금융자문서비스는 어떤 곳인가요?
저는 금감원의 금융자문서비스 유현미 재무설계사(CFP)입니다. 금감원의 본연의 업무 외에 국민들의 재무설계를 도와주는 대민 재무상담사입니다. 저는 은행에서 일하다, 금융자문서비스가 처음 문을 연 2015년 12월부터 합류해 지금까지 10년 이상 재무상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여행을 한 번 가더라도 여러 가지 경제적 여건을 생각하게 되는데, 인생이란 긴 여정을 생각한다면 내 가족의 재무 현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진단받는 시간은 꼭 필요합니다.

-재테크를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만나본 방송대 학우들은 많지 않은 자산을 쪼개 많아야 10% 정도만 저축이나 투자하며, 투자 적기가 온다면 그때 모아둔 돈을 투자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적절한 것일까요?
개인의 자세한 재무 현황과 처한 상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 답변을 드리긴 어렵습니다만, 투자든 사업이든 자신의 현재 직장 생활에 최선을 다한 후에 힘이 남는다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상담 사례를 보면 사람들이 투자에 쉽게 접근하고, 재테크에 관심 자체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상담을 요청하는 사회초년생들 대다수는 그동안 금융상품에 대해 잘 몰라서 저축만 해왔는데, 사실은 불안했다고 말합니다. 또한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질문하십니다. 그때 제가 지적하는 부분은 목적을 설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돈을 써야 하는 목적 없이 저축하거나 방치했으면 ‘못하셨네요’ 하겠지만, 투자 상품을 몰라서 저축을 했다면 그건 잘못한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자산 구조를 진단하면서 ‘왜 주식에 투자하고 있냐’ 물어보면 ‘그냥’ 혹은 ‘남들이 하니까’라고 답하는 경우가 10명 중 9명입니다.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이라면, 저는 연금저축펀드를 꼭 먼저 들 것을 권유합니다. 무작정 돈을 모으기보단 왜 내가 돈을 모아야 하는지 목표를 분명히 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연금저축펀드에 돈을 불입한 후 이 계좌를 통해 펀드나 ETF를 투자할 수 있습니다. 현재 월급이 적어도 시작해야 합니다. 시작은 5만원도 좋고 10만원도 좋습니다. 그러다 차츰 소득이 늘어나면서 노후 자금도 늘리면 됩니다.

-짠테크도 결국 더 열심히 종잣돈을 모아 제대로 재테크를 해보겠다는 심리에서 비롯된 것인데요. 방송대 학우들은 재테크, 짠테크에 섣불리 휩쓸리는 것을 경계하는 편이었습니다.
유튜브란 공간이 많은 사람들에게 정보를 편하게 제공한다는 점은 좋지만,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공간인 것도 같습니다. 흥미 위주의 단편적인 부분을 보여주는 방식이어서, 전체를 보는 것을 힘들게 합니다. 유튜브 정보를 갖고 한 사람이 가진 돈을 전부 걸게 된다면 잘못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전문가 입장에서 일반인들은 마구 쏟아져 나오는 유튜브 재테크 정보들을 차라리 안 봤으면 싶은 것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사회초년생들이 아직 자산이 많이 없어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얘기들을 유튜브에서 합니다. ‘현재 월급으론 살 수 없다’라고들 하는데, 왜 그들이 월급이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드는지 저는 의구심이 듭니다. 사회초년생 중 현재 위치에서 가져가야 하는 재무목표라는 게 있습니다. 이때 투자를 전혀 하지 말아야 하는 상황도 있는 겁니다. 1~2년 사이에 결혼자금을 만들어야 하고, 2~3년 안에 독립해야 한다면 지금 당장 투자는 비현실적입니다. 정보가 자신한테 맞는지 안 맞는지 잘 구분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지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무조건 돈을 모으기 위해 모든 걸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은 너무 슬프고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현재 젊은 세대는 5060 이상의 세대보다 어려운 일들을 극복하면서 산 세대는 아닙니다. 그래서 더 힘든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포기할 수 있느냐’를 명확히 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슬픈 게 아니라 기쁘고 희망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마음가짐은 재무목표 설정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짠테크가 고통스러우면 안 하면 되고, 즐거운 사람들만 하면 됩니다.

-전문 재무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어디를 찾아가면 될까요?
금감원의 금융자문서비스 상담원은 저를 포함해 둘뿐입니다. 2명이 전국을 아우릅니다. 코로나19 확산 전엔 직접 대면 상담을 했지만 지금은 온라인이나 전화 통화로 상담합니다. 코로나19 전엔 부산 사시는 분이 월차를 쓰고 올라와 상담을 받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금감원 금융자문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하거나, 전화로 1332를 누른 후 내선번호 7을 눌러 예약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 밖에도 CFP 자격증을 가진 분들에게 재무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CFP 상담은 상담사들이 금융상품을 중계하며 수수료를 받거나, 상담 의뢰인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재무설계 자격증뿐 아니라 보험, 펀드 판매 등에 관한 자격증이 있는 분이라면 보다 전문적인 상담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엔 서울시에서 청년 재테크 고민을 해소하기 위핸 ‘영테크’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화상, 전화, 이메일, 카카오톡 중 원하는 방식으로 1:1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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