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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박람회가 4월 28일부터 5월 1일까지 부산시민 공원에서 열렸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위드 코로나로 일상생활이 무뎌져 가고 있었다. 마스크를 안 쓰고 사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마스크를 쓰고 사는 일에 체념할 정도였는데, 마침 너무나 반갑고 기쁜 소식이 날아왔다.


도시농업박람회~~!


주제는 ‘가자, 일상으로~~ 도시농업을 산책하다’로 코로나 19에서 탈피해 일상으로 돌아온 힐링의 시간이었다. 무엇인지 모를 생명력과 역동감이 샘솟았다. 왠지 가슴이 설레고 뛰었다. 도시농업관리사가 되어 첫 번째 맞는 도시농업박람회라서 그런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도시농업관리사가 되어 처음 맡은 작물 해설
드디어 임무가 주어졌다. 도시농업박람회 첫째 날, 의미 있는 일이 시작됐다. 버스를 타고 가는데 마음이 콩밭에 있어서인지 신호를 더 많이 받는 것만 같았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축제일이다. 여기저기 관람하는 사람들을 뚫고 도시농업부스로 향했다. 부스는 2칸이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우리 도시농업팀을 배려해 준 덕분이다. 먼저 오신 분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다. 필자는 오전에는 부스 담당과 오후에는 텃밭 작물 해설을 맡았다. 미리 준비한 작물 해설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본인만 아는 것을 도시농업박람회에 참석하는 사람들과 같이 즐거움을 나누는 시간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해설할 작물 목록을 받았는데 8종류의 작물 텃밭이었다. 일상에서 접하는 작물들인데 더욱 새롭게 느껴지는 건 무슨 일일까? 인생의 여정 속에서 농업관리사로 한 발 내딛는 순간이다. 작은 일이지만 자부심과 자긍심을 갖고 자존감으로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존경하는 분들과 가까운 지인들에게 홍보를 하고 ‘농사로’(www.nongsaro.go.kr)와 책자를 뒤적거리며 해설할 작물들을 찾아보았다.


중복된 것들도 있었지만 전혀 새로운 작물들도 있었다. 작물들을 하나하나 찾아 기록하다가 식생활에서 날마다 접하는 채소가 이렇게 좋은 작물이라는 사실에 새삼 탄복했다. 작물들이 그저 고맙고 감사했다. 먹는 즐거움도 가져다주지만, 약효와 효능에 눈을 즐겁게 해주는 장식 역할도 톡톡히 한다.

 

농학을 전공하는 업에 대한 자부심이 더 커졌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사이먼 쿠즈네츠(Simon Kuznets)는 “농업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어렵다”라고 했다. 로저스홀딩스의 회장인 짐 로저스는 “젊은이여, 농대로 가라. 최고 유망업종은 농업이며 30년 후 식량부족 사태로 농업의 수익성이 가장 클 것”이라고 했다.


내가 해설을 맡은 텃밭은 이름이 다양했다. ‘알록달록 텃밭’, ‘샐러리 텃밭’, ‘바비큐 텃밭’, ‘고혈압 예방 텃밭’, ‘암 예방 텃밭’ 등 다채로웠다.


‘알록달록 텃밭’에에 들어선 작물은 한련화, 적오크 상추, 청오크상추, 하청상추, 장수상추, 당근, 비트, 메리골드(금잔화), 엔다이브(꽃상추), 적양배추, 가지 등이다. 이들은 모양, 색깔도 예쁘지만 꽃, 잎채소, 뿌리채소 등 다양하게 분류된다.


예컨대 비트는 관상과 식용, 장식용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칼로리를 낮추고 섬유질이 높아 항산화와 해독작용을 하고 혈압도 낮춰 치매와 노화 예방과 뇌의 기능도 향상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엔다이브는 변비 예방과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당뇨와 시력보호에 좋으며 특히 산모들에게 유익한 식재료다.

 

사진 제공=차춘화

당근이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
‘알록달록 텃밭’에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근은 비타민 A와 베타카로틴이 높다. 눈에 좋은 식품으로 알고 있는데 특이할 만한 것은 없다. 당근은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는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 식량부족으로 아이들에게 막대에 사탕 대신 당근을 꽂아 간식으로 하나씩 주었다고 한다. 그 이후에 전 세계에 당근이 확산됐다고 한다. 유럽의 당근은 우리나라의 감자나 고구마처럼 고마운 구황작물이었다.


‘샐러리 텃밭’에 마련된 작물은 감자, 레드치커리 다채(비타민채), 로메인상추, 적근대, 양상추 당근, 브로콜리, 강낭콩, 방울토마토 등이었다. 이들은 샐러리로 만들기 좋은 식재료로, 치매와 빈혈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비큐 텃밭’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작물은 감자, 상추, 로메인상추, 적오크 상추, 부추, 당귀, 로즈마리 풋고추, 매운 고추, 잎들깨, 옥수수 등이었다. 당귀는 기억력 개선 효과가 있고, 로즈마리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도 관심사인 탈모 예방, 혈액순환, 집중력 등에 좋다.


성인병의 하나인 ‘고혈압’과 관련된 텃밭도 있었다. ‘고혈압 예방 텃밭’인데, 여기서는 미나리, 부추, 양상추, 적겨자채, 장수 상추, 비트, 당근, 토마토, 매운 고추, 토란, 신선초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적겨자채는 시력을 보호하고 혈압을 낮추는 효능이 있다.


미래에는 두 집 건너 한 명씩 암 환자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암 예방 텃밭’은 생강, 부추, 하청 상추, 장수 상추, 비트, 당근, 토마토, 가지, 서리태(속청), 양배추, 옥수수 등을 키웠다. 서리태는 노화 예방, 양배추는 변비 예방과 위염, 위궤양에 특히 좋은 식재료다.


질병 중 당뇨는 합병증을 유발하는데, ‘당뇨 예방 텃밭’에서는 감자, 비트, 양배추, 앙근, 강낭콩, 잎들깨, 쑥갓, 비트, 가지, 야콘, 땅콩 등의 작물을 선보였다. 야콘은 땅속의 배로 불린다.


‘다이어트 텃밭’에는 고구마, 시금치, 비트, 당근, 양상추, 가지, 토마토, 블루베리 등이 잘 자라 있었다. 가지는 이뇨작용 효과가 있다. 블루베리는 관상 가치가 매우 커서 정원수로도 인기다.


마지막으로 ‘유럽 텃밭’이다. 여기엔 버터헤드상추(찰스), 버터헤드상추(피델), 로메인상추, 씸블(미니로메인), 로메인상추(큐오레), 롤로상추(바티어), 롤로상추(솔마/적색), 멀티리프상추(멀티그린), 멀티리프상추(멀티레드/적) 등이 자라고 있었다. 처음 듣고 보는 이름이라 이름표를 보고 설명을 했다. 유럽 상추는 배추속이 찬 것처럼 보이는 것과 양배추나 양상추 모양, 잎이 여러 갈래로 찢어진 모양이 너무 예쁘고 식감이 좋아 샐러리나 장식용으로 이용한다.

작물 지식 한 단계 더 향상시키는 좋은 기회

작물 해설을 하는 동안 시민들과 더욱 친근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들은 식물이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곰취가 톱니 모양의 둥근 것과 세모 모양이 있다는 것도 시민을 통해 알게 되어 즐겁게 관찰할 수 있었다.


즐거운 일은 하는 것은 피곤함도 잊게 해준다. 작물 텃밭 가장자리의 청예보리는 어릴 적의 정겨움을 발산했다. 요즘은 기능성 곡물이 많아 보리를 생산해 가축 사료용으로 이용한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적응이 덜 된 작물들이 부끄러워서 자꾸 고개를 숙였다. 마스터 가드너들은 힘내라고 작물들에게 물을 흠뻑 주었다.


이번 도시농업박람회는 얕은 작물 지식을 향상시키는 좋은 기회였다. 알록달록하고 생동감 있는 예쁜 작물들을 근거리에서 접할 수 있는 도시농업은 눈과 입만 즐겁게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기능으로 치유와 체험의 장이 된다. 부산 도시농업박람회의 8개 텃밭 작품은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 시간이었다. 텃밭이나 정원, 베란다 텃밭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위의 작물들이 도움을 주리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날 도시농업의 하이라이트는 박람회장의 작물과 식물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일이었다. 식재된 식물과 작물, 상토까지 받아 갈 수 있어서 즐거움이 더욱 배가된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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