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문이 때론 현실과 괴리를 일으킬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어떤 경제학 이론들은 실제 시장에 꼭 들어맞지 않는 경우를 발생시킨다. 박강우 교수(경제학과)는 제프 매드릭이 지은 『경제학의 7가지 거짓말』을 번역해 2019년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였다. 대표적인 7가지 이론들이 어떻게 시장과 사회 전체를 위협하고 있는지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주류경제학은 금융위기를 예측하지 못한 것뿐 아니라 오히려 금융위기를 일으키는데 일조하고, 금융위기를 수습할 때 방해되기도 했다.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들까지도 스스로 반성하기에 이르렀다. 저자는〈뉴욕타임스〉등에 경제 칼럼을 기고해온 언론인이다. 이런 이력을 바탕으로 이론적 비판이 아닌, 현실에서 어떤 피해를 미쳤는지를 잘 추적해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저자는 첫 장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부터 비판한다. 시장에 맡겨두면 모든 것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고전 이론이다. 그러나 저자는 보이지 않는 손의 실패가 일시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보편적인 현상이라고 봤다. 보이지 않는 손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근본적 이유는 시장이 결코 정부로 대변되는 사회의 중심이 아니라 그에 종속된 일부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유방임주의 경제학이 이처럼 시장이 사회의 중심이라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가정에 기초했기 때문에 진단도 잘못됐다고 꼬집는다.
번역자인 박 교수는 “경제에 관련된 이론이나 정보를 접했을 때 전문가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나와서 얘기를 할 때 무작정 냉소적으로 반응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게 맞나?, 과연 저 사람은 왜 이런 주장을 할까?’ 하고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수설, 통설이라고 해서 그게 항상 맞는 것이 아니고, 어떤 이데올로기화 된 이론 때문에 그게 현실을 그르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라며 “독자들도 일상생활에서 끊임없이 회의하고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가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방송대 중앙도서관이 제작한 박강우 교수의 ‘KNOU 북터뷰’ 영상은 유튜브 채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중앙도서관(클릭)’에서 시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