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글쓰기, 멈출 수 없는 도전

『논어』 위정편에 보면 “배우기만 하고 스스로 사색하지 않으면 학문에 체계가 없고, 사색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오류나 독단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호학(好學)하는 이라면 반드시 마음에 새겨두어야 할 구절인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차례다. 그러니까 배움이 먼저고, 이를 바탕으로 곱씹는 사색은 그 다음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어떤 것을 가장 쉽게 배우는 방법은 무엇이겠는가? 바로 독서다. 디지털 시대라 해도 여전히 우리가 독서의 가치를 옹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공자의 말대로 읽기만 해서는 체계가 없다. 읽어서 배운 것을 두고 분석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다면 독단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비판적 사고를 촉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읽은 것에 대한 깊은 사유의 결과물인 독후감이나 서평을 써보는 것이다. 장담하건대, 이번에 방송교 개교 50주년 기념으로 펼쳐진 ‘전 국민 독서분투기 한마당’에 참여한 모든 분이 배움의 참된 방법을 몸소 체험했으리라 믿는다.


예심을 통과해 결선에 오른 글을 읽는 것은 고역이기도 하지만 기쁨이기도 했다. 짧은 시간에 그 많은 글을 읽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한권의 책을 읽고 갑작스레 환기된 자신의 삶을 성찰하는 글이나, 새로운 가치관을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과 이를 소화해내려는 지적 고투가 고스란히 담긴 글을 읽을 적에는 감동마저 일었다. 두루 칭찬하고 상을 드려야 마땅하나, 그래도 좀더 나은 글을 골라 상을 나눴다. 널리 이해해주길 바랄 뿐이다.


최우수상으로 뽑힌 박성실의 글은 늦은 나이에 공부하면서 만나는 호학의 즐거움, 그리고 미처 관심 두지 못한 부분을 책을 통해 깨달으면서 느낀 감동이 오롯이 잘 드러났다. 모국어로 쓰인 시를 이해하기도 벅찬데 한시를 즐기기란 얼마나 어려울 텐가. 하지만 훌륭한 안내자를 만나 그 세계에 침잠한 기쁨이 심사자의 마음을 크게 울렸다. 대상으로 그 울림을 전한다.


도전 부문 우수상을 받게 된 문화라의 글 「훌륭한 교육자가 학교와 학생을 바꾼다」는 서평 갈래가 요구하는 모든 미덕을 두루 갖췄다. 자신의 삶과 관련해 책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결심을 한다. 이 과정이 한낱 형식에 그쳤다면 어찌 손을 들어줄 수 있겠는가. 그야말로 진정성이 담겨 있으니 심사자의 눈에 띄었다. 사회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현실은 그 기대에 못 미친다. 교육현장도 마찬가지다. 문화라의 글이 좋은 자극제가 되길 바란다.


이외 우수상으로 양봉만, 조선희 학우의 글을, 장려상으로는 강건우, 김정현, 류은숙, 배세송이, 백주환, 서호덕, 성은숙, 안지은, 안청자, 이규홍 학우의 글을 뽑았다. 도전 부문에서는 김지현, 배윤성, 신주철, 이성순, 정호성, 최동환, 한서우의 글을 골랐다. 


읽어야 한다는 당위가 있는데도 현실은 자꾸 읽지 않는다. 읽는 데 그치지 말고 써보아야 하건만 읽고만 만다. 이래서는 앎의 성장이 없다. 배우고 사색하자. 그러니, 읽고 쓰자. 여러모로 어려운 현실이지만 우리 모두가 분투한다면 분명히 사회분위기가 바뀔 터다. 이번 한마당에 참여한 모든 분께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1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