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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인 연평균 수입 695만 원(2021년 예술인 실태조사), 최근 1년간 책을 전혀 읽거나 듣지 않은 사람의 비율 52.5%(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서울시민 연평균 총 문화예술 관람횟수 4.2회(2021년 서울시민 문화향유 실태조사), 하루 12시간 이상 일하는 웹툰 작가의 비율 40.9%….


위에 언급한 몇 건의 통계자료는 우리 사회에서 예술의 위치가 어떠한지를 잘 보여준다. 대다수의 예술인은 여전히 예술 활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고, 대중의 입맛은 소수의 특정 예술 장르와 예술인에게 쏠린다. 동네마다 생기는 복합문화공간, 대중화된 예술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예술의 높은 문턱이 낮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위의 통계 수치를 보면 아직 변화는 요원해 보인다.

 

예술가의 다사다난한 생애를 공부하고,

이런 생애 속에서 피어난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 일은

곧 우리의 일상이 예술의 소재이며,

예술을 통해 우리 일상의 가치를
재고찰해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부르디외(Bourdieu)는 그의 대표 저서인 『구별짓기』에서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어린 시절 가정 및 학교에서 경험하는 예술 활동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나도 유년 시절 경험한 예술 활동을 통해 예술의 가치를 몸소 체험하고 인지하게 됐고, 이를 통해 지금까지 예술의 가치를 알리는 일에 매진하게 된 케이스다. 클래식음악을 전공하기 위해 진학했던 예중·예고에서 나는 정작 클래식음악보다는 주변 친구들이 전공하던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오페라, 오케스트라, 전시회 등에 1년 내내 반강제적으로 참여할 기회가 많았다. 어린 시절 무의식적으로 접하고 경험했던 다양한 장르의 예술 활동을 통해 보다 외향적이고 표현력이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고, 예술 작품에 내포된 역사적 전통을 학습하고 따라가는 과정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힐 수 있었다.


예술이 가진 본연의 미학적 가치 외에 심리적·사회적 가치 등의 효용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연구가 증명한 바 있다. 예술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공동체에서 신뢰와 호혜성이 증진된다거나, 예술 활동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감소시킨다는 가설은 공유성북원탁회의 거버넌스, 부산 감천문화마을, 인천 문화바람 등의 사례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방송대 문화교양학과 또한 우리의 일상과 가까워진 예술이 개인과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잘 보여주는 무대라고 생각한다. 문화교양학과는 예술, 역사, 철학, 문화, 사회, 과학 등의 기초학문을 학습하는 곳이다. 출석수업과 과제물에서 만나는 학우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전공 공부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다시 세우는 생생한 인생 스토리가 가득하다. 예술가의 다사다난한 생애를 공부하고, 이런 생애 속에서 피어난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 일은 곧 우리의 일상이 예술의 소재이며, 예술을 통해 우리 일상의 가치를 재고찰해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예술 강의 담당으로 내가 방송대에서 할 수 있는, 또 해야 하는 일은 효과적인 매개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예술을 대중적으로 쉽게 설명하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에 예술이 왜 필요하고, 무엇 때문에 중요한지를 말해주고 설득하는 것. 이를 통해 문화교양학과 학우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좀 더 예술에 친화적이고 익숙한 문화를 가질 수 있도록 매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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