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는 내게 배와 같은 존재이고
전공은 방향키와 같다.
이제 방향이 정해졌으니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미리 찾아보면서 새해 계획을 세웠다.
기말시험을 치르고 성수동의 서울지역대학 앞에 쌓인 눈을 밟으며 막 학교 문을 빠져나오는데 뒤에서 대화 소리가 들렸다. 학교에서 만난 듯한 두 학우의 대화였다. 드디어 기말시험이 끝났다는 말과 시험도 끝났는데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자는 대화였다. 목소리에서 기쁨과 후련함이 느껴졌다. 나 또한 이번 학년도 잘 마쳤다는 후련함과 상쾌함마저 느꼈다. 그렇게 시험이 다 끝나고 후련한 마음으로 며칠은 마음 편히 쉬었다.
생활과학부인 나에게 2학년을 마무리하고 3학년으로 올라간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아마 다른 생활과학부 학우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한다. 생활과학부는 3학년 때 전공이 나뉘기 때문이다. 생활과학부에는 식품영양학, 가정복지학, 의류패션학 세 가지 전공분야가 있는데 나는 식품영양학과를 선택했다. 현재는 전공 분리 신청이 끝나고 내년 3학년부터는 전공과목만 공부하게 된다. 1, 2학년 때는 생활과학부의 모든 전공과목과 교양을 포괄적으로 배운다. 이 공부를 바탕으로 3학년부터는 자신이 선택한 전공을 심도 있게 배우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내가 하고 있는, 하고자 하는 학습에 대해 다시 한번 의미를 찾을 수 있었고 또 기대가 됐다.
어느 한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전문성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어떤 영역에서 보통 사람이 흔히 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수행 능력을 보이는 것’이라는 정의가 나왔다. 우리가 전문가라 부르는 전문성을 갖춘 이들도 처음에는 작은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시작했을 것이다.
나도 전공을 선택함으로써 작게나마 그 첫 단계를 시작한다고 생각하니 설레기까지 했다. 내가 학교를 다니면서 느끼는 감정을 쉽게 비유하자면 망망대해에서 큰 배를 탄 기분이 든다. 학교를 다니기 전의 나는 망망대해에서 맨몸으로 헤엄치고 있는 사람이었다. 학교는 내게 배와 같은 존재이고 그래서 전공은 방향키 같다고 생각했다. 이제 어디로 나아갈지 방향이 정해졌으니 내가 어떤 것을 배우게 될지 미리 찾아보는 것을 시작으로 새해 계획을 세웠다.
나는 교재를 조금 빨리 미리 구입해서 살펴보는 것을 좋아한다. 공부 속도가 느리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미리 사둬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학기 교재뿐만
아니라 4학년 때나 볼 수 있는 국가시험마저도 교재는 언제든 볼 수 있으니 기말시험이 끝나자마자 방송대출판문화원과 교보문고를 기웃거린다. 학기 시작 전까지 미리 수업교재를 한 번씩 읽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거창한 좌우명은 없지만 항상 좋은 쪽으로 마음을 동요하게 만드는 문장이 있다. ‘더 나은 버전의 나’, 문장보다 단어에 가까운 이 말에서 새롭게 나아가는 힘을 얻는다. 어떤 경쟁적인 압박감이 생기게 하는 것도 아니면서, 조급한 마음이 들게 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지금의 나보다 나아지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동안 해 온 일들과 공부가 나의 지식이 되어 지금의 나를 이뤘다. 새해에는 좀더 전문성을 갖춘 ‘더 나은 버전의 나’로 성장할 계획이다.
김인엽 생활과학부 2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