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방송대의 모세혈관, 지역대학

각 지역총학생회는 요즘 이취임식으로 분주하다. 2~3면에서는 지난해 지역대학을 위해 발 벗고 뛰었던 지역총학생회 중 활발하게 활동했던 제40대 부산총학생회·제주총학생회 임원들을 만나 부산총학생회의 지역학생회의 현안, 신·편입생 홍보 전략, 지역대학·대학본부에 바라는 점 등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재구성했다. 좌담회 참여자는 황경영 제40대 부산총학생회장, 김광화 김해학습관회장, 김민호 제40대협의회장, 강수경 생활과학부회장, 여문규 유아교육과회장(이상 부산총학생회), 임지일 제40대 제주총학생회장, 이희웅 관광학과회장, 김만실 문화교양학과부회장, 현윤보 사무국장(이상 제주총학생회)이다.

부산·제주=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방송대 학생회와 일반대 학생회, 무엇이 다른가
부산 일반대는 학생의 연령대가 비슷해 동질성이 있지만, 방송대생은 20대부터 80대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는 차이점이 있다. 또한 다양한 직업군으로 분포돼 있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농담 삼아 ‘어느 20대가 우리랑 같이 밥을 먹어주겠나’라며 웃기도 한다.

 

제주 일반대 학생은 매일 학교를 가니 문제가 생기면 바로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방송대는 이른바 ‘비밀’ 학우가 많다. 방송대생인 걸 알리지 않는 학우가 많다는 이야기다.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학우들이 더 많아졌다. 스터디나 학생회를 통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학우가 많아져서 학생회 활동이 위축된 점도 있다.

 

지역총학생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부산 신·편입생 모집 문제다. 사실 이건 지역총학생회의 주요 업무가 아니란 점을 밝힌다. 홍보는 대학본부 차원이나 지역대학에서 고민해야 할 문제 아닌가? 그런데 신·편입생 모집 기간이 되면 학교에서 지역학생회들의 홍보 활동을 독려한다. 공부하고 각종 행사를 준비하기도 바쁜데, 학교의 가장 큰 홍보 업무에 동원되는 거다. 물론 방송대를 알린다는 기쁜 마음으로 참여할 수 있지만, 학교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주면 좋겠다. 신·편입생 모집만 해준다면 임원들은 영혼을 갈아 넣어서라도 그들을 서포트할 의향이 넘치기 때문이다.

 

제주 학생회는 학생을 대표하는 기구다. 학생회를 끌어갈 목적이 분명히 있어야 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임원과 학우가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학우는 적고 대부분이 임원이다. 게다가 요즘은 임원 구성 자체도 쉽지 않다. 궁극적으로 지역의 학우들이 목적을 갖고 동참해 움직여야 하는데, 임원 수도 적어지는 상황에서 활발하게 무언가를 하기가 쉽지 않다.

 

학우들이 지역대학 운영시간에 불만이 많다.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부산 공부뿐 아니라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지역대학에서 열어줘야 한다. 그런데 행정실에 스터디룸 사용을 요청하면 난처해하거나 한번에 허가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아마 인력 문제와 운영비 때문인 것 같다. 재정이 늘어나려면 신·편입생이 더 많이 와야 하는데, 지역대학을 개방하는 시간에 지장을 받는다면 어렵다. 지역대학에서도 탄력적으로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직원분들도 평일에 쉬고 휴일에 근무한다거나, 오전에 쉬고 저녁에 근무할 수도 있다. 직장인이 많은 방송대 특성상 평일 야간, 주말에 지역대학을 개방하지 않으면 학생회 활성화는 요원하다. 언제까지 카페에서 모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제주 만남의 장소가 학교, 강의실이면 좋긴 하지만 학우들이 본인의 사업장이나 사무실 등 편하게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그곳에서 모이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대학과 학습관 빌리기도 친구집 가듯 쉽지 않고, 문을 열어달라고 해도 행정직원들에게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오히려 외부에서 답을 찾는 것도 좋다.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잘 만나기 힘든 신·편입생들을 초청해 외부에서 오름 탐방, 역사 탐방을 하면서 소통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총학생회에서 신·편입생 모집은 어떻게 하고 있나
부산 예전에는 튜터 선생님들이 단톡방을 열기도 했고, 학과 차원에서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신·편입생과 소통했다. 기존 길거리 홍보를 해봤지만, 그리 효과가 있는 것 같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개인정보보호법을 강화하면서 지역총학생회로 신·편입생 명단이 넘어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OT를 열려니 정말 힘들었다. 입학원서에 학생의 재학기간 중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만들어서 지역총학생회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제주 연초에 학생회비 납부 이벤트를 열었다.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이다 보니, 납부 비율을 높여야 제주총학생회에 배정되는 예산이 늘기 때문이다. 2월에 지역대학을 통해 신·편입생에게 문자로 행사를 홍보하고, 학생회비 납부를 인증하면 페이백 형식으로 기프티콘을 발송했다. 호응이 좋아서 2022학년도 1학기 홍보는 성공적이었다. 다른 지역대학도 벤치마킹하면 좋을 부분이다.

학우들이 학생회 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꼽는다면
부산 학생회 활동은 필연적으로 스터디 활동과 맞물린다. 스터디가 아니었다면 졸업하지 못했을 거라고 말하는 임원들이 정말 많다. 원활하게 공부하려면 정보 공유가 필수인데, 오프라인 학생회의 만남에서 과제물이나 기말평가 등에 대한 정보 공유는 물론이고 졸업까지 낙오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원동력을 학생회에서 얻을 수 있다. 특히 실습이 있는 학과의 경우는 선배들의 도움이 절실한데, 학생회를 통해 스터디를 소개받을 수 있다. 한 학우는 ‘학습관과 스터디가 방송대의 모세혈관’이라고 말한다. 학생회를 통해 피가 돌면서 입학부터 소속감을 가지며 졸업이라는 목표점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다.

 

제주 학생회비를 낸 사람은 다 학생회원이라고 본다. 투표권을 가진 국민처럼. 하나로 뭉치면 학생회에서 선임된 대표를 통해 의견을 학교에 전달할 수 있다. 학생회도 작은 정부로 볼 수 있다. 회칙에 준해 민주적인 절차로 운영한다. 공부만이 아닌 다른 경험을 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공부도 자격증도 중요하지만 한 단체로서 어떤 정책을 시행해볼 수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대인관계를 넓히고 사람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알게 된다는 점은 덤이다. 학생회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정말 홀로서기다. 더욱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려면 꼭 학생회에 들어와야 한다.

 

학생회가 학우들에게 무엇인가를 제공해야 한다면
부산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신·편입생의 연락처를 확보할 수 없게 됐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출석수업에 가서 무작정 교수님께 부탁했다. 수업하기 전에 5분만 시간을 달라고. 학생회를 소개하고, 단톡방에 들어오면 유아교육과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실습을 책임지겠다고 말하니 그날 출석수업에 참여한 학우의 90%가 가입했다. 학우들이 가장 원하는 것을 선배로서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본다.

 

제주 동문회와 연계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학생회나 지역 학과학생회가 활동할 때 종종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그럴 때 큰 힘이 되는 것이 기존에 튼튼하게 구축된 지역총동문회다. 일본학과의 경우, 동문회가 잘 조직돼 있어서 함께 행사를 치르면서 더욱 관계가 돈독해졌다. 학교를 졸업하면 동문회로 자동 편입될 수 있도록 학생회와 동문회의 긴밀한 협조가 중요하다.

 

학생회에 대해 불신을 가진 학우들도 적지 않다
부산 가장 큰 불신은 회계가 투명하지 않다는 인식이다. 또 작은 사고가 나더라도 소문이 와전되면서 큰 문제처럼 부풀려지는 점도 있다. 학우들이 필요에 따라 돈을 내거나 거둔다면 공금이다. 그런데 이 돈의 성격을 모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전국총학생회든 지역대학 행정실이든 지역총학생회 임원에게 공금이라는 인식을 시켜주고, 어떻게 집행하고, 보고해야 하는지, 어떤 증빙서류를 갖춰야 할지 체계적인 회계 실무교육이 필요하다.

 

제주 정보공개의 폐쇄성도 문제다. 임원들이 투명하게 공개하려고 노력하지만, 전체가 일반 학우들에게 공개되지는 않는다. 그러면 뭔가 꽁꽁 숨기는 것이 있는가 하는 의심이 들기 마련이다. 또 하나 말하자면, 다 그런 건 아니지만 간혹 ‘내가 사회에서 이런 사람이야’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또 순수하게 학우를 위한 봉사가 아닌 정치적인 목적에서 접근하는 분들도 분명 있다. 이런 분들은 학우들 간에도 계급이 있다고 생각해서 대화도 권위주의적으로 한다. 밖에서 이런 모습을 접하면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커진다고 본다.

 

학생회비는 어떻게 운용하고 있나
부산 거의 임원진의 사비가 투입된다고 보면 된다. 이·취임식부터 그렇다. 3~4월까지는 가예산으로 충당하고, 5~7월쯤 본예산을 받는다. 누굴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는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시작할 때부터 기탁금을 개인 돈으로 투입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어느 임원은 ‘학생회 임원은 을 중의 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임원 구성을 위해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교는 재정 위기를 이유로 학생회 임원 장학금도 줄이려 한다. 돌파구가 필요한 시기다.

 

제주 학생회비는 늘 부족하다. 특히 제주총학생회는 지역 특성상 단순히 행사 참여를 위한 경비 비용도 많이 든다. 문화교양학과 학생회는 자체적으로 만날 때마다 1인당 1만원, 또는 한 학기에 10만원 등 자율적으로 회비를 걷어 맛집 기행도 다니고, 낭독회도 하며 역사 탐방도 한다. 사회복지학과 학생회는 회비 납부 명단을 온라인 카페에 공개하고, 연말 결산에서 이자를 붙여 다음 학생회로 넘겨준다. 자격증이 필요한 학과들은 온라인 카페나 밴드에서 필요한 학습 자료를 공유해주기 때문에 납부율이 높은 편이다. 결국 학생회비도 학우들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때 납부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학생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부산 제40대 부산총학생회의 슬로건이 ‘슬기로운 방송대 생활’이었다. 임원뿐 아니라 학우 전체가 즐길 수 있는 방송대 생활을 위해 학과별 볼링대회를 개최했다. 호응이 정말 좋았다. 모든 학우가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 종목을 선정해,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을 학생회가 적극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주 학생회는 학우를 위해 봉사하는 조직이라는 본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지역총학생회, 전국총학생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면 분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면 금방 풀릴 것들도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에 말에 살이 붙고 의혹이 더 커진다. ‘사회에서는 내가 너보다 위’라는 인식을 버리고 동등한 학우로 만나 선배를 존중하고 후배를 아끼는 마음을 실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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