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방송대 공부의 정석

벌써 몇 해 전부터 학과에서 어학을 담당하고 계신 교수님들이 매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한 결과가 우리 학과에서는 ‘중국어 시리즈’라는 성과로 드러나고 있다. 중국어 실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중국 교육부가 마련한 HSK 단계를 차근차근 밟으면서도 한국적이고 주체적인 교재를 만들고 싶었다. 여기에 욕심을 하나 더 냈다. 외국어 과목에서의 최근 변화 추세를 철저히 반영해, 외국어 그 자체만을 위한 교재가 아니라, 역사, 경제, 문화 등 해당 주제를 외국어로 구사하고 의사소통할 수 있게 하는 교재였으면 싶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는 것일까. 그것만으로도 뭔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재미가 없으면 학생들은 바로 유튜브로 고개를 돌려버리지 않는가. 그래서 기왕이면 실용성과 재미까지 거기에 넣고 싶었다.


이렇게 욕심을 부려 교재를 기획하고 만들면서, 1년은 더 빨리 늙어버린 것 같다. 중국의 역사 영화 및 드라마를 통해 중국 현대사에서 춘추 시기까지 약 3천년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영화 또는 드라마에서 다루는 시기에 대한 중국어 읽기, 관련 주제를 통해 말하기를 훈련하고, 매체에서 느끼는 흥미를 유지하면서 중국어를 부지불식간에 배울 수 있도록 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교재의 역할이다.


시중에 그토록 많은 중국어 교재가 나와 있음에도, 방송대 중국어 교재는 늘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내가 대학생이었던 30년 전에도 그랬다. 중국을 알고 싶고,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면, 방송대 교재를 사라, 이것이 일종의 공식이었다. 선배님, 선생님들께서 마련해 놓으신 길에 누가 돼서는 안 된다는 사명감, 나에게는 그런 마음이 있다.


그런데 요사이, 중국을 바라보는 한국의 시각은 어떠한가. 이웃은 바꿀 수 있지만, 이웃 나라는 바꿀 수도 없다. 어린아이가 투정 부리듯이 이웃 나라를 두고 미워, 싫어할 문제가 결코 아니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한중 미래 관계가 급격한 물살 속에 휘말리면서 앞길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막연하게 중국을 두려워한다. 알아야 보인다. 잘 알지도 못 하고, 제대로 보지도 못 했으면서 호불호를 논할 수 있겠는가. 『중국어7_역사탄탄』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라도, 단순한 교재에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이 어두움 속에서 중국에 좀 더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일종의 플래시 노릇을 해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변지원 방송대 교수·중어중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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