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방송대 공부의 정석

프랑스어권(francophonie)이라는 용어는 영어권이라는 말과는 달리 아직 우리에게 생소한 것이 사실이다. 프랑스어권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민족, 국가, 집단을 총칭하며, 프랑스어 사용(francophone)이라는 언어 현상을 기반으로 하는 개념이다. 프랑스어는 프랑스인들만이 사용하는 언어가 아니라 벨기에, 스위스, 룩셈부르크와 같은 유럽 국가들, 캐나다의 퀘벡을 비롯한 북아메리카의 일부 그리고 20여 개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사용된다. 전 세계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2018년 기준 3억 명에 이르고 있다.


프랑스어권의 종주국인 프랑스는 문화 대국으로서 2022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니 에르노(Annie Ernaux)를 위시해 역대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제일 많이 배출한 나라이지만, 경제적인 차원에서만 볼 때 우리에게 중요한 국가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천연자원은 물론 인적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의 프랑스어권 국가들은 앞으로 우리나라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출생률의 저하로 생산연령 인구가 급격히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에 전 세계 대륙 중 유일하게 인구가 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노동력이 대거 유입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프랑스언어문화학과는 이러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아프리카·불어권 언어문화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학부에서는 「문학으로본프랑스어권」과 「프랑스어권아프리카바로보기」(우리말 교재)라는 과목을 개설하고 있다.


교재『문학으로본프랑스어권』은 편의상 프랑스어권을 유럽, 북아프리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퀘벡으로 나누고, 대략적으로나마 역사를 포함해 이 지역들을 전체적으로 소개하고 각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를 선정해 작가와 작품을 설명한다. 지역의 역사와 사회에 대한 설명은 작가와 작품을 감상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프랑스어권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프랑스어라는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문체로 다른 세계와 정신을 보여주는 프랑스어권 작가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프랑스어가 퀘벡주민들에게는 영국의 침입과 지배에 저항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수단이라면 아프리카에서 프랑스어는 정복자의 언어로서 극복해야 할 대상이면서 동시에 근대화의 도구이기도 하다는 사실 등을 알게 될 것이다.


이 과목과 교재를 통해 학생들이 프랑스어로 쓰인 문학을 세계문학으로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안목을 갖추고, 프랑스어권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같은 인간으로서 깊게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용철 방송대 교수·프랑스언어문화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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