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감정노동, 이렇게 대응하면 어떨까?

하혜숙 방송대 교수(청소년교육과)

감정노동에 대한 해결 방안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법적인 방법, 윤리적 방법도 있지만, 하혜숙 교수는 감정노동이란 것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에서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다. 상호작용에는 눈에 보이는 교류도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교류도 있다. 하 교수는 늘 강의에서 주고받는 말 표현 이면에 흐르는 정서의 교류가 있다는 점을 중시하라고 강조한다.

 

하 교수는 우선 감정노동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으로 응대하는 사람이 어떤 유형인지를 먼저 파악하면 덜 상처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형 파악 도구로는 ‘가족치료’로 잘 알려진 미 심리학자 버지니아 사티어가 고안한 ‘의사소통 유형’을 사용했다.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에 따르면 사람은 △회유형(자신의 감정 무시하고 타인의 비위에 맞춤) △비난형(타인을 무시하고 통제하며 명령) △초이성형(자신과 타인 모두를 무시하고 상황만을 중시) △산만형(자신, 타인, 상황을 모두 무시하는 가장 어려운 유형) △일치형(의사소통이 매우 진실되며 자기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적절히 표현) 등으로 구분된다.

 

하 교수는 “모든 사람이 자신과 같지 않다는 점, 자신과 다르게 의사를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는 점, 자신이 보기에는 왜 저러나 싶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부분을 인지할 때 덜 상처받고 자신을 보호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 지수를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자신이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프라임칼리지에 개설된 「생활 속의 심리」 과목에서 ‘갈등대처 유형’을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교재 『심리학에게 묻다』).

 

그중에서도 하 교수는 ‘순환적 인과관계’를 소개하며, 예를 들어 “남편은 아내가 잔소리를 해서 늦게 귀가하는데, 아내는 남편이 늦게 오니 잔소리를 한다고 해요. 순환적 인과관계에서 특정 원인을 구분하는 것을 ‘마침표’라 하는데, 이 부부는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마침표를 다른 곳에 찍은 거죠. 따라서 누구의 마침표가 옳은지 가리는 데 초점을 두지 말고, 상호작용이 지속되는 패턴을 통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감정노동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살펴보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상호작용과 소통의 관점에서 자신과 상대의 유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지만, 말미에 ‘매뉴얼’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에는 이해 영역을 넘어서는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불특정 다수로 여러 영역에,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일정 수위를 넘어서는 비난, 욕설, 폭력이 발생할 경우 바로 응대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당한 요구를 과하게 한다거나 강박적으로 전화를 할 때는 매니저에게 보고하고 다음 레벨에서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이 있어야 하며, 평소에 이러한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 교육도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교육을 받았고 매뉴얼대로 대처한다면, 그만큼 두려움이 줄어들고 문제 상황 대처에 대한 유능감이 생겨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지식과 심리적 역량이 중요해지는 지점이다. 사람마다 각자의 입장에서 사안을 보기 때문에, 이런 사전 심리학적 이해와 지식을 갖춘 상태가 된다면 훨씬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감정노동을 폭넓게 봐야 합니다. 콜센터 직원뿐이 아니죠. 모든 직장인이 직장에서 상사, 동료직원을 만나요. 관리자는 직원 때문에, 직원은 상사 때문에 힘들다고 하는데 사실 같아요. 지위보다는 그 사람의 유형, 행동방식, 심리적 상태 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가 있다면 대처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죠. 먼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이해하고, 나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보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 그 사람이 바로 내 옆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란 걸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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