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대학원에 대하여

 

지난해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원격대학원인 방송대 대학원도 박사과정 운영이 가능해졌다. 기존 특수대학원뿐 아니라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설치도 가능해지면서 방송대 대학원의 역할도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박사과정 운영을 실현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있다. 올해부터는 박사 과정을 위한 교육과정 개발 및 학제 개편에 대한 논의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2001년 입학생을 모집한 방송대 대학원이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거처 발전했고, 향후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지난해 말 방송대 미래원격교육연구원이 제출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살펴봤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방송대 대학원이 걸어온 길
방송대 대학원은 2001년 4개 학과, 200명 정원으로 출범한 이후 2011년도 9개 학과, 2012년 17개 학과 등으로 지속적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현재는 2개 대학원, 20개 학과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방송대 대학원의 발전 논의는 꾸준히 있었다. 2010년 이전에는 평생학습을 실현하기 위한 원격대학원으로서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면, 2010년부터는 대학원 규모가 커지면서 대학원 실태 조사와 교육연구에 대해 분석했다. 특히 ‘박사 과정’ 설립은 방송대 대학원 운영이 안정화 되고 학부의 대부분 학과가 석사과정을 개설하면서 방송대 대학원이 나아가야 할 주요한 발전과제로 간주됐다. 방송대 대학원의 방향성을 탐색한 대표적인 연구인 「방송대 대학원 장기발전 연구」(김성영 외, 2006)에서 전문대학원 신설이 언급되며 새로운 영역 확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방송대 대학원은 특수대학원으로서 직업인이나 일반 성인을 위한 계속 교육을 주된 목적으로 삼아왔다. 이와 달리 일반대학원은 연구 중심의 학위 과정을 운영하게 되고, 전문대학원은 의학이나 약학 등과 같은 다양한 특정 전문직 영역에서 활동하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양성하게 된다. 이론과 분석을 뛰어 넘어 실천적 기능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특징이 있다. 즉, 특수대학원에선 계속 교육을, 일반대학원에선 학문 중심의 교육을, 전문대학원에선 특정 직업 세계에서 요구되는 전문적 지식 교육을 담당한다.

박사 과정 설립을 위한 여정
고등교육법상 박사 과정은 일반대학원과 전문대학원에서만 개설할 수 있고, 특수대학원에서는 석사과정만 개설 가능하다. 때문에 원격대학에 박사 과정을 신설하려면 일반대학원·전문대학원부터 갖춰야 한다.


그리하여 국회에 방송대에서 일반대학원 설립을 가능토록 한 법안이 상정됐으나, 2020년 12월 상임위원회에서 합치를 보지 못해 끝내 불발됐다. 이후 원격대학원에서도 일반대학원·전문대학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다시 국회에 상정됐고, 드디어 지난해 9월 27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법 통과로 원격대학이 설치·운영할 수 있는 대학원의 종류에 특수대학원 외에 '일반대학원 및 전문대학원'까지 확대됐다. 의학·치의학·한의학 및 법학전문대학원은 제외됐다.


이제는 이러한 변화에 맞춰 방송대 대학원이 어떤 학제로 개편하면 좋을지 논의를 진일보시킬 때다. 그에 따라 지난해 방송대 미래원격교육연구원은 박사 과정 설립을 중심으로 한 대학원 교육과정 및 학제 개편에 관한 정책 연구를 진행, 12월에 결과 보고서인 「박사과정 설립조건으로서의 방송대 대학원 교육과정 및 학제 개편 연구」 (정민승 외, 2022)를 발표했다.

학원생 98% 박사 과정 찬성, 교수는 절반
해당 연구를 위해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방송대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원에서의 박사과정 신설에 찬성하는지’를 물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원생들은 전체 938명으로, 2022학년도 2학기 재학생 총 2천130명 중 44%의 응답률을 보였다. 분석 결과 대학원생의 97.8%는 박사과정 신설에 찬성했다. 반면 교수들에게 이를 물었을 때는 47.5%만 찬성한다는 답이 나왔다. 교수와 원생들의 박사과정 신설 여부에 의견이 엇갈렸다.


방송대 대학원의 목적에 대해 물은 결과 학생들은 1순위로 ‘해당 분야의 전문 지식 습득’(39.7%)을, 2순위로 ‘전문연구자 육성’(24.8%)을 선택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교수 설문에서도 1순위와 2순위로 꼽은 항목은 동일했다.


박사과정 신설시 강화돼야 할 교육방법으로는 교수와 원생 모두 ‘논문지도’를 가장 높은 비율로 꼽았다. 대학원 재학생들 중 논문 작성 의사가 있는 경우는 58.3%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다. 적절한 논문 지도 횟수는 3~4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논문지도 환경 개선을 묻는 문항에서는 ‘연구공간(연구실·실험실) 및 기자재 증설’(23.6%), ‘논문지도 보조인력 마련’(20.7%)이 각각 1, 2순위로 선택됐다. 교수 설문 결과에서는 1순위로 ‘교수 충원’(35%), 2순위로 ‘대학원생 간의 스터디 모임 활성화’(27.5%)로 나타났다.


박사과정 진학시 고려사항에 대해서는 원생들은 ‘교육과정 및 수업의 질 관리’를 가장 중요하게 인식했고, 두 번째로 ‘박사과정생의 연구역량 강화’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박사 과정,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까
방송대에서의 박사과정 도입을 위해 법적 가능성이 열렸고 학내 구성원 간 논의의 물꼬도 트였지만, 실제 학제 개편 과정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대 대학원의 학제를 완전히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박사학위 과정을 설치하기 위해 기존의 특수대학원을 폐지해야 하는 것인가 의문이 들 수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 하나의 학과에 특수대학원,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이 병존할 수 있으며 하나의 학과가 전문대학원을 구성할 수도 있다.


박사과정을 설치하려면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라 교수 자원도 차질 없이 확보해야 한다.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각각 7명 이상의 관련 분야 교원을 확보해야 하고, 교원의 강의 비율은 60% 이상이어야 한다. 교원은 연구실적을 확보해야 한다. 만약 기존의 방송대 학과별 대학원 구성 체계를 그대로 존치시키면서 박사학위 과정을 신설한다면 학과별 교수 인력 충원이 필요하게 된다. 학과 간 통합해 신규 명칭(전공) 대학원을 구성하는 방안을 택할 경우, 복수 학과가 1개의 대학원을 구성하므로 대학원의 운영에 대한 각 학과의 부담은 경감된다.


이에 보고서는 “각 학과의 전공 특성과 소속 교원의 의도 및 의지에서 차이가 있을 것이므로, 일괄적으로 대학원 유형을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요구에 부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형으로의 전환이 가능하게끔 제도적 틀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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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isu***
    원격 대학원에서는 석사 과정만 존재하는데 만약 박사 과정이 방송 대에서 설립된다면 우리 나라 최초의 획기적인 시대 흐름에 선두 주자로 발 돋음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당장 저도 박사하고 싶습니다.
    2023-05-19 17:54:43

사람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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