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프로’가 방송대를 만났을 때

사진 제공=노현지 학우

 

방송대에는 전·현직 운동선수들이 알게 모르게 공부하고 있다. 원격대학 특성상 학교가 학우들의 직업을 전부 파악하긴 어렵지만, 최근 들어 ‘생활체육지도과’에 선수들의 입학이 몰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학과는 재학생 선수 현황 파악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학과에 재학 중인 선수가 있다면 학사 일정, 공부 방법 등을 살뜰히 챙겨주는 등의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현직 프로농구 선수인 노현지 학우와 박상현 생활체육지도과 학과장의 인터뷰를 통해 방송대 생활체육지도과만의 장점을 알아본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에서 포워드로 맹활약 중인 노현지 선수는 방송대 생활체육지도과 1학년이다. 지난해 2학기에 1학년으로 입학해 2학기째 선수 생활과 병행해 공부 중이다. 한창 프로로 뛰고 있는 농구 선수가 왜 방송대에 왔나 궁금증이 생길 수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농구를 해온 노 학우는 프로 경력 12년째다. 당시 대학 여자농구팀은 없었기에 고등학교 졸업 후 기업 프로농구 선수팀에 입단했다. 과거보다 여자프로농구 선수 활동 기간이 많이 늘었다지만, 노 학우에 따르면 30대 중후반이면 슬슬 은퇴해야 할 수도 있는 나이다. 은퇴라니, 일반 직장인 같으면 30대는 한창 사회생활을 시작해 일이 손에 익을 때쯤의 시기가 아닌가 싶은데 운동 선수에겐 이것이 현실이다. 노 학우는 오랜 고민 끝에 두 번째 커리어를 준비하기 위한 발판으로 방송대 생활체육지도과 입학을 선택했다.

행정직 공부에 학과 커리큘럼 안성맞춤
노 학우는 “20대 후반부터 은퇴 후가 고민되기 시작됐다. 사회에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준비가 필요한데, 자연스레 학위를 따고, 관련 분야를 공부해놔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마침 다른 사이버대학에 다니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원격대학, 그중에서도 방송대로 눈을 돌리게 됐다. 지금 같은 고민을 나누며 지금까지 생활체육지도과 공부를 같이 하는 친구 3명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노 학우는 스포츠 관련 협회에서 일하기를 꿈꾼다. 많은 경우, 선수 생활을 마친 후엔 유아체육이나 생활체육 쪽으로 빠져 시민들을 대상으로 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한다. 농구선수들이라면 ‘농구교실’ 강사가 돼 학원이나 학교 방과 후 수업에서 많이 활동한다. 노 학우가 원하는 스포츠 협회의 경우 직무가 다양하겠지만, 여러 사업을 운영하는 사무·행정직을 기본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종목을 어떻게 잘 가르치느냐 하는 교수법 외에도 스포츠 산업, 정책, 역사 등 체육학 전반에 대한 이론 공부가 필요하다.


“방송대 생활체육지도과가 최근 개설된 신생 학과란 장점도 좋아 보였다. 학교에서 과목 커리큘럼을 보내줬는데, 제가 희망하는 진로와도 잘 맞아서 지원하게 됐다. 신생 학과다 보니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더 신경 써주실 것 같고, 새롭게 학과를 만들어나가는 교수님, 학생들의 힘찬 분위기가 기대됐다.”

선수들 위한 카톡방 따로 운영
노 학우가 방송대에 입학할 때 몇몇 그의 동료 선수들도 함께 생활체육지도과에 입학했다. 입학할 땐 함께 했으나 노 학우가 팀 이적을 하고, 아무래도 바쁜 선수 생활 중에 각자 원격으로 공부하다 보니 ‘과제했냐, 출석수업 갔냐’ 등 서로 잘 공부하고 있는지 안부를 묻기도 빠듯한 편이다. 생활체육지도과는 선수들만 소수로 모인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선수들이 바쁜 경기와 연습 일정에 치여 학업을 미처 챙기지 못할 것을 걱정해 따로 개설한 채팅방이다. 이 채팅방을 관리하는 학과 조교는 과제물 작성 및 제출법, 시험 기간, 학습 방법 등을 때맞춰 공지해준다.


그의 공부 방법은 여타 직장인 방송대생과 다르지 않다. 연습을 마친 후 저녁 시간이나 휴일을 활용해 숙소나 집에서 강의를 주로 들으며, 경기 시즌일 때는 이동하는 차량에서 강의를 듣기도 한다. 강의를 들으며 중요한 것은 스마트폰에 메모하는 식으로 공부한다고 한다.


좌우명이 ‘스텝 바이 스텝(하나씩 차근차근)’이라는 노 학우는 아무리 큰 목표라도 ‘오늘도 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심정으로 운동을 해왔다고 한다. 방송대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입학했지만 아직 따라잡기 버거운 학사 일정들이 있다. 지난 학기에는 출석수업이 있다는 것을 미처 알아채지 못해 참여하지 못한 데다 출석수업 불참시 과제물로 대체하면 됐는데 이것도 놓쳤다고 아쉬워했다. 노 학우는 “지난 학기는 경기 시즌과 학업 기간이 겹치면서 사실 망했다. 게다가 발목도 다쳐서 수술도 했다. 지금은 회복해 다시 복귀했다. 지금 학과 조교님이 정말 많이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 코치님도 제 방송대 공부를 많이 지지해주신다”라고 말했다.


학교와 학과에 바라는 점이 있냐는 질문에 노 학우는 “대체과제물을 조금 줄여주면 좋겠다. 그리고 난이도를 조금만 덜 어렵게 해주면 좋겠다. 이론에 기본기가 있는 분들은 쉬울 수 있겠지만 저도 그렇고, 다른 선수 친구들도 너무 힘들다고 한다. 운동만 해온 사람들이 써온 언어와는 다른 것도 있었고, 학술적인 용어들은 아직 생소하기도 하다. 글을 보면서도 이게 한국말인가 싶을 때도 있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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