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지역(地域)’은 “일정하게 구획된 어느 범위의 토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에 비해 ‘지방(地方)’은 “어느 방면의 땅, 서울 이외의 지역, 중앙의 지도를 받는 아래 단위의 기구나 조직을 중앙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이다.
그러니까 문학과 관련해서도 ‘중앙문학’과 상대되는 말은 ‘지방문학’이 맞다. 그런데도 중앙문학의 상대어로 ‘지역문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마도 지방문학은 중앙(서울과 경기도 일부 지역)문학에 종속되거나 중앙문학의 수준에 한참 미달한 것이 아니라 지방문학 나름의 독자성을 지닌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됐으리라. 그리고 지방문학의 소멸에 대한 위기의식과 그에 따른 지방문학 발전에 대한 강한 열망도 덧붙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자기 지역만의 독자적인 문학 세계를 형성하려는 문인도 거의 없고, 있더라도 이를 출판하고 홍보해 줄 매체를 찾기도 어려운데, 어떻게 지방문학이 존립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때에 지방문학이 중앙문학과 어깨를 견줄 만큼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역문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을 터다. 중앙문학도 수도권 지역의 문학이라는 점에서 지역문학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사실 지방문학이 발전한다는 것은 좋은 지역문학이 생겨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많든 적든 간에 그 지역만의 독특한 역사와 문화의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타지에서 나고 자란 사람과는 다른 지역적 정체성을 지닐 수밖에 없다. 지역문학은 바로 이러한 지역적 정체성, 즉 해당 지역만의 고유한 특질을 드러내는 가장 좋은 매체 중 하나다.
한 평론가가 말한 것처럼 양질의 지역문학 작품은 “지역에서 벌어졌거나 벌어지고 있는 사건을 형상화하는 동시에 시간의 흐름을 가로지르는 해당 지역의 숙명과도 같은 존재 조건을 환기”함으로써 “개별적인 사건을 거시적인 안목으로 조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 또한 비로소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문학은 단순히 지역문학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문학 나아가 세계문학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높다. 그런데 지방문학이 소멸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양질의 지역문학이 창작되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물론 정말로 치열한 문인이라면 주변의 여건에 개의치 않고 자기만의 문학 세계를 밀고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는 지역의 환경이 아무리 열악하더라도 그것을 견뎌 내면서 자신 안에 내재된 지역적 정체성을 문학작품으로 형상화하려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만약 인구의 십분의 일 아니 백분의 일 정도만이라도 그렇게 치열하게 문학 활동을 하는 세상이라면 지역문학의 발전은 걱정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러나 오늘날 먹고 살기 위해 필요한 돈을 벌기도 어려운 지역, 얼마 안 있으면 소멸할 지역에 남아 지역문학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문인들은 그리 많지 않다. 혹여 있더라도 지역문학의 발전을 문인들 개개인의 책무로만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훌륭한 지역문학이 창작되기를 원한다면 정부, 지자체, 중앙문단, 언론사, 출판사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지방 문인들이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다양한 방식의 지원 시스템을 제공하되 창작 활동에 대한 직간접적 간섭을 배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서는 수도권과 지방을 균형 있게 발전시킴으로써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양질의 지역문학이 탄생할 토대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