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47회 방송대문학상

8월 31일로 공모를 마감한 제47회 방송대문학상에는 모두 740편의 응모작이 접수됐다. △시·시조 550편 △단편소설 53편 △단편동화 14편 △희곡·시나리오 10편 △에세이 113편으로 최종 집계됐다. 지난해 제46회 방송대문학상보다 편수가 증가했다.
응모작 편수가 적은 단편동화, 희곡/시나리오 부문은 예심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본심으로 직행했고, 시·시조, 단편소설, 에세이 부문만 9월 9일(토) 예심을 진행해 본심에 넘길 작품을 골라냈다. 본심은 9월 20일부터 24일까지 심사위원이 개별 심사했다. 심사위원은 각 장르에서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해왔거나, 대학에서 관련 강의를 진행했던 창작과 이론 영역에 밝은 문학 교수들이 참여했다. 10월 9일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내부 일정 관계로 16일 발표하게 됐다.
예심에는 유형진 시인, 동문 작가인 방현희 소설가 그리고 최익현 문화평론가가 참여했다. 심사 기준은 △주제의식 △창조성 △실험정신 △표현력 △구성력 등 모두 다섯 가지다(각 20점). 예심은 9월 9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됐다. 에세이 부문은 응모작이 많아 별도의 시간을 더 투입해 본심에 넘길 10편을 고를 수 있었다.

다음은 예심과 본심을 진행한 심사위원들의 평이다.

예심, 작품성 갖춘 응모작 선정에 주력
시 부문:   전년에 비해 시 부문 응모 편수는 줄었다고 하나 수준급 이상의 시들이 많았다. 하지만 일기와 같은 내용의 글에 시 형태의 행갈이만 해 놓은 글들도 상당수 있었다. 일상의 단상이나 돌아가신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들은 충분히 시의 재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적 소재 속에서도 발화자의 고유한 인식과 새로운 시선으로 포착된 문장이어야 시로 읽혀 질 수 있을 것이다. 500여 편의 응모작들을 읽으며 그러한 희열을 준 작품들을 40여 편으로 가려낼 수 있었고, 그중에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게 고른 작품성을 갖춘 7명의 응모자들의 시를 본심에 올린다. 이 예비 시인들은 이미 상당한 습작을 가진 문학도로 여겨지는 바이며, 그 작품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우열을 가려야 하는 수고로움은 본심 심사위원에게 돌린다.

유형진 시인

단편소설 부문: 응모된 53편의 글을 읽는 것은 언제나처럼 흥미로웠다. 예년에 비해 전체적인 수준이 향상돼 개인의 일기 차원이 아니라 한편의 작품으로 완성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었다. 여전히 가족에 관한 내용이 가장 많았지만, 역사소설도 있었으며 SF 소재도 두어 편 끼어 있어서 내용 면에서도 다채로웠다. 눈에 띄는 점은 누군가가 죽는 것으로 사건이 시작되는 미스터리적 요소를 차용한 소설이 늘었다는 것이다. 또한 묘사에 공들인 소설들이 많아서 소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짐작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건의 핵심을 찾아가는 데 서사의 힘이 부족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의 인과관계를 만드는 플롯의 힘도 부족했다. 에피소드를 만드는 상상력의 힘을 더욱 키워 서사를 치밀하게 채워나가는 훈련을 한다면 좋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최종 5편의 작품을 올린다.

방현희 소설가(동문)

에세이 부문:  올해 에세이 주제는 일상에서도 더더욱 익숙한 선물이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에세이 응모작이 그 어느 때보다 많았다. 에세이는 독특한 문학 장르다. 쉬운 것 같으면서도 쓸수록 어려워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많은 작품들이 어떤 공통점을 보였다. 자신이 살아온 삶의 단면을 그대로 복기한 글쓰기들이었다. 그렇다 보니 대개는 선물이란 것을 자신과 가까운 가족, 특히 배우자나, 아들, 부모로 삼아 글을 풀어나갔다. 에세이는 일상에서 소재를 취하지만, 그 속에도 유기적인 구성이 필요하다. 일상이란 고루한 무대에서 뭔가 빛나고 무릎을 탁치는 그런 성찰과 깊이 있는 위트가 요청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안정적인 글쓰기 수준을 보이더라도 깊이에 대한 성찰까지 이르지 못한 글들은 제외했다. 구체성과 표현, 주제의식 면에서 성취를 이룬 10편을 골라 본심에 넘겼다.

최익현 문화평론가(위클리 선임기자)

더 멋지게 날개를 펼쳐나가길 바라며
시 부문: 단연코 눈에 띄는 한 묶음이 있어서 당선작을 선정하는 데에는 망설임이 없었습니다. 「북극의 어느 생태학자에게」라는 산문시는 시인이 자신이 쓰고 싶은 모티브를 어느만큼 골똘히 상상하고 섬세하게 감각해 보았는지가 고스란히 배어난 작품이었습니다. 첫 행부터 마지막 행까지 군더더기 없는 문장은 물론이고 문장과 문장 사이에 깃든 리듬의 완급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상에게 몰입하는 태도와 물러서는 태도, 두 작용 모두를 균형 있게 갖췄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이 응원을 계기로 더 멋지게 날개를 펼쳐나가셨으면 합니다.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좋은 시가 어디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품고 있는 언어들이 우리 품을 떠나 저만의 운동으로 세상을 유영하는 꿈, 그러다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 손을 잡고 함께 떠다니는 꿈, 종내는 다른 곳 다른 경지에 두 발을 착! 내려놓고 우리의 그림자와 다시 만나는 꿈. 이 꿈을 매일매일 함께 꾸면 좋겠습니다.

김소연 시인

단편소설  부문: 본심에 오른 다섯 작품 모두 글쓴이만의 고유한 문체와 개성이 느껴져 흥미로웠다. 이렇게 개성이 뚜렷한 작품들을 비교하여 단 하나의 당선작을 추리기란 쉽지 않다. 마치 한 종류 반찬만 있으면 그중 어느 게 더 맛난지 가늠할 수 있겠지만, 여러 종류의 찬이 하나씩 있을 때, 각각의 찬이 모두 다 맛있듯, 다섯 작품 모두 독특한 맛과 미학이 느껴졌다.
당선작으로 고른 「바다가 될」은 결말이 예측 가능할 만큼 일방적이지만, 결말에 이르기까지 소외계층의 주인공이 겪는 차별과 소외를 매우 생생하게 보여주고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 다른 네 작품에 비해 한결 선명하게 다가오는 극적 힘이 만만찮다. 특히 중반까지의 각 장면 묘사와 갈등 대사는, 당선작으로 고르는 데 주저할 필요가 없을 만큼 강렬하다.
축하의 기쁨도, 낙선의 절망도, 더 나은 작품에 도전하는 분투의 동기로 작동하기 바라며, 당선의 영예를 안은 분에게는 기쁜 축하를 보내고, 본심에서 경쟁한 분들에게는 아쉬운 격려를 보낸다.

이만교 소설가

단편동화 부문: 이번 제47회 방송대문학상에 응모된 작품들은 전체적으로 결이 곱고 어린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들이었다. 다만 동화를 쓸 때 어린이의 목소리를 앞지르는 교훈이나 메시지가 작품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이 필요함에도 작품 대부분이 작가가 전달하려는 주장이나 메시지를 작중 인물의 목소리를 빌어서 표현한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은 선생님이나 할아버지, 할머니 같은 어른 인물들이어서 어린이들이 동화를 읽으면서 이야기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기보다는 교훈을 받아들이는 일에 더 중점을 둘 가능성이 많아 보였다. 동화는 어린이의 목소리가 얼마나 생생하게 담겨 있는가에 따라서 이야기의 힘이 좌우된다. 어린이 독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느낌을 동화를 통해서 확인하고 스스로 질문을 만들면서 문학의 감상자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신기한 버릇」은 교실에 나타난 이상한 항아리를 둘러싼 에피소드들로 되어 있다. 다정한 선생님,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 교실의 사건을 재미있게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작품의 흐름이 유려하며 문장도 안정돼 있고 무엇보다 사건을 발견하고 의문을 품는 주체가 어린이인 점이 좋다. 아쉬움이 있다면 이 과정을 이끌어가는 분이 역시 어른인 선생님이고, 그 선생님의 교훈적 메시지가 작품에 꾸준히 등장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표현이나 발상에서 신선함이 있고 독자가 작품을 읽으면서 여러 감각을 환기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이미지를 활용하여 작품의 입체감이 살아있다. 작품에 담긴 정성과 열의가 돋보이는 글이었다. 따라서 가작으로 선정했다.
김지은 아동청소년문학평론가·서울예대 교수

 

에세이 부문:  제47회 방송대 문학상 에세이 부문 본심의 주제는 ‘선물’이다. 우리 삶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이나 그만큼 글을 풀어내는 데 글쓴이의 진솔함과 함께 세밀한 사려가 더해져야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사라지지 않는 선물」은 꼭 무언가를 받아야만 선물인 것은 아니라고 풀어간다. 자신의 독서 편력이 곧 자기 인생에서 사라지지 않는 선물이 된다. 실험적인 방식으로 창조적인 에세이 한 편을 써냈다. 수려한 문장과 글 전개로 삶의 한 부분이 나에게 선물이 될 수 있음을 알게 한다.「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화병과 백팩(backpack)」은 구체적인 선물을 제시해 자칫 단조로운 글이 될 수도 있었으나 흘려보낼 수도 있었을 슴슴한 자기 일상 안의 몇몇 지점에서 삶의 의미를 드러내면서 글 전반의 주제의식을 잘 강조한 작품이다. 특별히 튀는 기술 없이도 적절한 표현과 구성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무엇인지를 알게 하는 글이다. 이 중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화병과 백팩(backpack)」을 당선작으로, 「사라지지 않는 선물」을 가작으로 선정했다.
진보성 방송대 교수(문화교양학과)

희곡/시나리오 부문:  희곡, 시나리오, 방송 대본 등 이른바 ‘극예술’은 시, 소설, 수필 등과 비교했을 때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장르다. 올해도 다양한 극예술 작품을 출품해 주어서 반가웠다. 다만 너무 익숙한 소재나 갈등 양상을 취했다든지, 극중 갈등의 구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한계점을 발견하게 된 것은 다소 아쉬웠다.
「메리골드」는 합창단원 사이의 오해와 갈등 및 해소를 풀어나간 작품이다. 대사와 행위를 통해 각  인물들의 성격을 잘 표현했다. 극중 갈등 양상을 충분히 심화하지는 못했지만 인물 관계 설정 및 극적인 상황 설정은 큰 무리가 없었다.
작품은 사회적이고 시대적인 보편성과 작가만의 특수성을 균형감 있게 조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투고한 작품들 모두 필자만의 색채와 가치를 지니고 있었고 시대적인 보편 감각도 보여주었다. 「메리골드」가 인물 캐릭터 구축, 대사 운용, 플롯 설정 등에서 무난하다고 판단해 가작으로 결정했다.
박명진 영화평론가·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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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현희 동문께서 단편 소설 5편을 올린다고 하셨는데 후속 평이 없습니다. 적어도 5편에 관한 서평이 있어야 내년을 준비 할 것이 아닌가요? 예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실망이네요 ㅠㅠ
    2023-12-10 19:16:44
  • lala***
    방송대문학상 결과에 대한 공고는 언제 나오나요? 수상작도 궁금합니다.
    2023-11-01 10:26:01
  • like***
    각 부문 본심에 올라간 작품에 대한 심사 평 부탁합니다.
    2023-10-16 16:04:11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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