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거창하고 교양 있는 전통이나 돈이 필요하지 않다. 스스로를 개선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사람들이 필요할 뿐이다.”
유명한 발레 무용가인 영국 출신의 아담 쿠퍼(Adam Cooper)가 한 말이다. 우연히 접하게 된 짧은 한마디의 글이 내 속 깊은 곳에서 잠자고 있던 향학의 열망에 불을 지폈다.
겁 없는 청년 시절, 사회생활에서 한차례의 거친 후폭풍으로 좌절과 쓴맛을 일찍이 경험했다. 더 치열한 학벌과 자격증(license) 보유에 따라 인간의 능력을 판단하는 사회 구조의 틀에 갇혀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내가 다 하지 못한 학문을 다시 시작하거나, 새로운 자격증을 취득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출퇴근하면서 책을 보고, 길을 걸으면서 암기하며 생활했다. 주말에는 하루 13시간을 좁은 고시원에 틀어박혀 희미한 형광등 불빛과 싸움을 하며 자격증 공부에 매달렸다. 그렇게 해서 2년 만에 ‘건축기사 1급 자격증’을 쥘 수가 있었다. 내친김에 ‘방화관리 1급 자격증’ ‘건축시공 특급 감리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덕분에 직장에서 자리를 지킬 수가 있었지만 언제나 아쉬움이 남았다.
하다가 중단한 학업을 마무리하는 게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처음에는 업무가 바쁘다는 핑계가 있었다. 정년퇴임 후에는 남는 것이 시간이었지만 차일피일 미뤘다. 이유를 알고 보니 나의 자존심이 앞을 막고 있었다. “이 나이에 무슨 학업이라고. 손주까지 있는 노인이 되어서 무슨…”
다행인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칩거 생활을 하면서 독서를 많이 할 수 있었는데, 그때 아담 쿠퍼의 글과 그의 도전 정신을 보게 되어 드디어 결심했다. 온 가족의 응원으로 공감대가 형성된 게 큰 힘이 됐다. 용기를 가지고
방송대 국어국문학과의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방송대라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엄청난 전국적인 네트워크 조직을 보고 많이 놀랐다. 학습 프로그램도 많은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체계적으로 자유롭게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지원했다. 학습의 기회를 놓친 사람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나이와는 무관하게 도전한다면 새로운 세상에서 사는 보람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남은 방송대 생활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