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일상 속으로 들어온 AI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없어지기도 한다. 버스 출발 전 버스 옆을 두드리며 ‘오라이’라고 외치는 버스 안내양. 1961년 등장해 버스에서 승객에게 하차지를 안내하고 버스 요금을 받고, 출입문을 열고 닫던 역할을 했다. 1961년 1만2천560명이던 안내양은 1984년부터 버스에서 안내방송을 하고 자동으로 문을 열고 닫으면서 급격히 줄어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19세기 중반 런던, 뉴욕 등에서는 말이 주요한 교통수단이었지만 자동차의 발명으로 마부도 마필관리사도, 마차를 제작하는 직공들도 점차 사라졌다. 교통과 통신 수단의 발달에 따라 인력거꾼, 전화 교환원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WEF「2023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

세계경제포럼(WEF)은 「2023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2023년부터 2027년까지 8천3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6천900만 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5년간 전 세계에서 1천40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셈인데 이는 전 세계 고용의 2% 수준이다. 이 보고서는 세계 45개국에서 총 1천130만 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는 8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담고 있는데, 기술의 발달이 직업, 인력, 기업 등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의 75% 이상이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및 AI 기술과 전자상거래와 디지털 무역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만큼 고용 대체 등으로 노동 시장의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다만, 빅데이터 기술, 사이버 보안 등이 노동 시장의 새로운 동인이 될 전망이다. AI와 자율주행 자동차의 발달에 힘입어 ‘AI와 머신러닝전문가’가 가장 유망한 직종 1위에 올랐는데, 무려 40% 성장하고 1백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전망이다. 빅데이터의 성장에 힘입어 데이터분석가 및 과학자, 빅데이터 전문가, 비즈니스인텔리전스 분석가, 데이터베이스 및 네트워크 전문가, 데이터 엔지니어 등은 30~35% 성장해 1백4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할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고등교육 교사 더 필요하다

 

주목할 점은 교육, 농업 분야가 높은 일자리 성장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직업 교육 교사나 고등 교육 교사 등이 유망한데 3백만 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전망이다. 급변하는 일자리 시장에서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민승 방송대 교수(교육학과)는 “과거에는 근대적으로 정해져 있는 지식이나 문화적인 유산을 전달하는 것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학습자들이 스스로 자기가 필요로 하는 내용을 만들어가는 창조(creation)가 중심이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기술과 태도라는 역량을 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데, 특히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 ‘가치’가 굉장히 중요해졌다”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또 “과거에는 노동과 여가와 학습이 분리돼 있었다면 이제는 중층적으로 나타난다”면서 “이제는 일자리가 학습과 결합해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전망했다.

드론을 이용한 영농이나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정밀 농업이 유망한 가운데 농기구 운영자들도 3백만 개의 일자리가 더 생길 전망이다. 그밖에도 환경문제, 기업윤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녹색 일자리인 지속가능성전문가나 지속가능성분석가 등도 급성장하는 일자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자율 주행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헤비 트럭 운전기사의 경우 수송물량 급증으로 유망직종이다. 코로나 19로 트럭커들이 대거 관두면서 미국 공급망이 마비된 바 있듯이 중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반면 단순 사무 직종인 캐셔와 매표원, 데이터입력사무원, 회계 및 급여사무원 등은 25~35%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전환 및 융합 관련 분야도 유망

 

국내 연구 자료 또한 비슷한 전망을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2023년 직업전망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디지털 전환 및 융합과 관련된 분야도 유망한 직종으로 꼽힌다. 총 7가지 분야(연구직, 건설직, 정보통신직,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직, 영업판매직, 운전·운송직, 농업관련직)를 대상으로 분석했는데, 직업군의 증가가 가장 많은 업종으로 정보통신분야 관련 직종을 꼽았다. 특히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 가상현실전문가, 웹개발자(웹프로그래머), 빅데이터분석가 등이 유망하다. 다만 같은 정보통신 분야더라도 통신장비 및 방송송출장비기사, 정보시스템 운영자 등의 직업은 현 상태 유지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작업현장의 안전보호조치 강화로 산업 안전 및 위험관리원 등의 직업은 향후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운전·운송분야에서는 자율주행 운송차량의 등장, 운전원의 고령화 가속 등으로 택시운전원 등의 일자리는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항공 운송 수요 증가로 항공기 조종사, 헬리곱터 조종사 등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밖의 분야에서는 모두 직업이 현 상태 유지거나 다소 증가 수준로 예측했다. 연구 분야에서도 교육학연구원, 심리학연구원, 천문학 및 기상학연구원, 수학 및 통계학연구원, 의학연구원 등 연구영역의 확장성이나 실효성이 큰 분야와 바이오 생명공학 등 최근 첨단 산업과 융합되고 있는 분야들의 경우 향후 10년간 일자리가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 영업판매 분야의 직업은 자동화, 온라인쇼핑몰 증가 등으로 감소세가 컸지만 상품 중개인 및 경매사, 온라인 판매원은 다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 분야에서는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등 제도 강화로 건축 안전 기술자, 토목 안전 기술자의 경우 다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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