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일상 속으로 들어온 AI

 
로봇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상상력은 영화 속에서 극대화된다. 영화 「아이언맨」에서는 슈트만 입으면 힘이 세지는 ‘입는 로봇’이 등장한다. 입는 로봇은 이미 군사용, 의료용으로 시판되고 있는 상황이다. AI시대, 미래 사회에는 어떤 로봇이 등장할까? 
 
이경준 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은 로봇 전문가로 인공지능 로봇에 대해 대중들이 알기 쉽게 풀어 국내외 사례를 알리는 『인공지능, 인간을 유혹하다』의 저자다. 이 사무국장은 학부에서는 행정학,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산업공학을 전공했다. 스스로 인문학적 지식과 공학적 지식을 통해 정부와 기업, 학교와 기업, 로봇 개발자와 로봇 이용자의 중간역할을 수행하는 커텍터로 칭했다. 그에게 인공지능과 로봇산업의 발전 수준과 인간의 미래를 물었다.  
이경준 로봇산업협회 사무국장
 
영화 속에 등장하는 로봇들이 실제로 구현 가능한가? 영화 트랜스포머처럼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수준도 가능한지
 
자동차가 로봇으로 변신하는 기술구현은 가능하며 일부 대학에서는 공중에서 날아다니며 형태를 바꾸는 로봇도 연구 개발한 사례가 있다. 다만 상용화 추진 시 가격대비 효용성이 낮아 상용화되지는 않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의 수다쟁이 로봇인 C-3PO(은하계 언어를 실시간으로 자동 통번역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짐), 「로봇앤프랭크」의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정용 로봇은 소셜로봇, 돌봄로봇이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이나 「엣지오브투모로우」의 웨어러블 로봇은 군사용, 의료용으로 시판되고 있으며, 영화 속 아이언맨 슈트처럼 경량화, 편의성 확보를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영화 「리얼스틸」, 「퍼시픽림」처럼 사람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하는 아바타 로봇의 경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을 중심으로 원격조작을 기반으로 한 우주 탐사를 위한 아바타 로봇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에서는 로봇 관련 어떤 연구나 투자를 진행하고 있나
 
한국은 1978년 자동차 공장에 용접 로봇을 도입한 이후 다수의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용 로봇 개발을 추진했다. 1970년대 기업 주도의 로봇 연구개발은 1997년 IMF 시기를 겪으면서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로봇산업의 암흑기를 겪었으나 최근 서비스 로봇, 협동로봇을 중심으로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이 로봇산업에 진출하거나 투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현재 서빙 로봇, 웨어러블 로봇, 4족 보행 로봇, 의료 로봇 분야에 대한 기업의 관심 및 업계 투자가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의 로봇 연구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떤 수준인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조사 결과, 스마트 제조업용 로봇 기술의 경우 EU,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이다. 선두국가인 EU 대비 3년 정도의 격차가 있는 상황이며, 서비스 로봇 기술은 미국, EU,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으로 1위 국가인 미국대비 2.5년 정도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공장 자동화를 위한 제조업용 로봇 중심 연구개발에서 서비스영역의 인력난 해소를 위한 서빙로봇, 조리로봇, 안내로봇, 배달로봇이 상용화되고 있으며 자동 수확을 위한 농업용 로봇, 스포츠 트레이닝을 위한 운동 파트너 로봇, 생성형 AI를 탑재한 서비스 로봇 등 제조업용 로봇 이외 다양한 분야로 로봇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인간이 하는 모든 활동을 AI가 대체할 수 있을까? 컴퓨터의 계산 능력이나 저장용량을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것 같은데
 
인간에게 쉬운 것은 로봇에겐 어렵고, 반대로 인간에게 어려운 일은 로봇에게 쉽다는 것을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로봇은 단순반복 동작이나 계산하는 능력이 사람보다 뛰어 나지만 창의적인 영역, 보행의 영역, 감각의 영역 등은 사람이 더 쉽게 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생성형 AI 기술의 발달, 2족 보행 휴머노이드 기술의 상용화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영역까지 로봇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활동을 로봇이 대체하기는 어렵고, 비용과 기술 등의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작곡이나 지휘도 AI가 하고 있는데,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분야는
 
생성형 AI도 사람의 섬세한 프롬프트 없이는 구체적인 창작물을 만들기 어려우며, 유사한 답을 찾아낼 뿐 창의적인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사람과 교감하는 기능도 데이터기반 학습을 통해 유사한 대화 시나리오를 만들 뿐이지 사람 같은 매력을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양한 소셜 로봇, AI 스피커 등이 시판되고 있지만, 이러한 한계 때문에 주목 대비 시장 성장에 한계가 있다. 사람은 역설적으로 로봇보다 ‘사람다운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커피숍을 예로 들면 바리스타 로봇을 도입하고 무인으로 운영하는 매장도 있겠지만, 바리스타 로봇으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커피를 자동화하고 인간 바리스타는 사람을 응대하는 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다. 단순 주문접수가 아니라 기존에 먹었던 커피 맛을 알아서 체크해주며 주문고객이 선호하는 자리까지 안내해주는 매장이 있을 때 어떤 매장을 더 선호하게 되겠는가. 
 
공상 영화처럼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어 인간이 기계에 지배당하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가 많이 언급되고 있
 
보통 인공지능을 현재 기술 수준의 약한 인공지능과 자의식을 갖게 되는 강한 인공지능으로 구분한다. 학자들은 강한 인공지능의 도래는 먼 미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약한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어떤 의도로 활용하느냐에 따라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충분히 만들 수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드론의 경우 사람의 조종 없이 자율적으로 공격해 전 세계적인 논쟁거리가 됐다. EU, 한국을 중심으로 로봇이 사용자 또는 기술적 한계에 따라 비윤리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로봇 윤리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이미 일상 속으로 AI가 들어온 시대다.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
 
AI의 경우 빅데이터를 근간으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AI 구현, 활용, 응용을 위해 데이터 과학 역량이 필요하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정제, 분류, 분석하는 데이터 분석역량이 필요하다. 두 번째로 현재 일하고 있는 분야에 대한 숙련도, 전문성이 필요하다. AI는 수단이기 때문에 AI를 적용하고자 하는 분야가 구체적이지 않거나 도입, 응용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떨어지면 AI 구현 수준도 떨어질 확률이 높다. 현장에 대한 전문지식을 도메인 지식이라고 하는데 도메인 지식을 갖기 위해 현재 학업을 충실하고, 구직 후 해당 연구분야, 작업분야에 관한 지식을 축적해야 한다. 
 
로봇산업협회는 1999년 설립된 이후 로봇 분야 조사 연구와 정책 지원, 국내외 마케팅 지원, 인력양성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로봇표준기구 구성, 로봇실태조사 등을 수행했으며 세계 3대 로봇전문 전시회인 로보월드를 개최하는 기관으로도 유명하다.

 

 

 

 

고서정기자 human84@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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