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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을 읽는 게 좋을까? 좋은 책을 읽는 게 좋다. 그렇다면 좋은 책은 어떤 책인가? 사람마다 좋은 책의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의 기준으로 삶을 만한 사항 몇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글이 좋은 책, 다시 말해서 문장이 간결하고 정확해 이해하기 편안한 책. 적지 않은 이들이 읽기 어려운 책을 만나면 ‘내가 아는 게 부족해서 책이 어렵겠지’라고 생각한다. 책 탓이나 저자 탓을 하지 않고 독자인 내 탓을 하는 것이다. 그럴 필요 없다. 저자가 글을 어렵게 써서 내가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저자 탓이다. 글을 어렵게 쓰기는 쉽고, 글을 쉽게 쓰기는 어렵다.


어려운 주제를 가급적 쉽게 풀어내는 것이 작가, 저자의 의무이자 독자에 대한 당연한 서비스다. 그런 의무이자 서비스에 충실하지 못한 저자와 책이 많다. 물론 전문적이고 학술적인 책은 어려운 게 어쩌면 당연하다. 그 분야의 기본 지식을 갖춰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책들은 대학 재학 이상의 공부 경험을 갖춘 사람이 어렵지 않게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지식정보가 많거나 저자의 주장이 많은 책의 경우, 그 근거를 분명하게 제시하는 책. 미국에서 나온 좋은 논픽션 도서의 특징이 하나 있다. 어느 주제에 관한 연구 사례와 실제 사례들을 풍부하게 거론한다는 점이다. 과거 사례부터 최신 사례까지 워낙 다양하게 근거 사례를 제시하기 때문에 ‘뭐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 때마저 있다. 어떤 주장을 하거나 이론을 제시할 경우, 그 근거가 풍부하고 탄탄해야 한다는 암묵적 약속이라도 있는 것 같다. 그런 약속을 잘 지키는 책이 좋은 책이다.


셋째, 편집과 장정(裝幀), 즉 만듦새가 좋은 책.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도 있지만 책도 어느 정도까지는 그러하다. 내용뿐만 아니라 외형적, 형식적 짜임새도 좋은 책의 중요한 요건이다. 무조건 화려하고 요란하게 치장한 책이 좋다는 것이 결코 아니다. 책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면서 시각적 효과도 충분히 내면서 단정하고 깔끔한 표지 디자인이 좋다. 책 본문 편집은 지나치게 재치를 부리지 않고 읽기에 집중할 수 있으면 좋은 편집이다. 


넷째,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 나 자신의 이른바 니즈를 스스로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지금 정확하게 무엇을 필요로 하고 있는가? 뜻밖에 이 질문에 잘 대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 질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늘 어떤 주제에 대해 관심의 촉수와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요컨대 평소에 어떤 분야, 주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이 책을 잘 찾고 잘 고른다.


예컨대 재즈 감상에 관심 있는 사람은 늘 재즈에 관한 뉴스나 정보를 향해 마음의 안테나를 세워두기 마련이다. 그런 사람이라면 남무성의『재즈 잇 업!』이나 에릭 홉스봄의『재즈,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음악』같은 책을 찾아 읽게 될 것이다. AI, 인공지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김대식의 인간 vs 기계』나 『박태웅의 AI 강의』를 찾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만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 왜냐면 사람마다 관심사가 다 다르고 취향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결국 좋은 책을 고르는 능력은 책 선택의 실패가 거듭될수록 향상되기 마련이다. 그러니까 책 선택의 실패를 두려워 말고 여하튼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 책을 좀처럼 읽지 않으면서 책 선택을 고민하는 사람은, 수영을 물이 아니라 뭍에서 배우려는 사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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