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와 같은 심각한 기후 변화로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제주도 등 남부지역에서 재배하던 작물이 중부지방에서도 자란다. 식물의 서식지가 이동하고, 해외 교역에 따른 외래종의 유입으로 국내 고유종들의 서식지도 잠식당하고 있다. 1면에서는 농학적·농업적 관점에서 기후 변화에 따른 작물 생태계의 변화와 대처방안을 잡초와 연계해 임수현 교수(농학과)에게 들어본다. 2~3면에서는 금산청소년수련원에서 열린 농학과 최대 행사 학술 심포지엄 현장과 발표, 총평을 소개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지구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 특히 식물생태계의 변화는 농학적·농업적 관점에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요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면 우리나라와 같이 온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들보다는 아열대 및 열대지방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좀 더 많아지고 생태계의 구성이 변화하게 되죠. 그렇게 되면 농업적 측면에서는 작물의 재배 북방한계선이 북상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 제주 및 남부지방에서는 귤 같은 열대성 작물을 재배했죠. 중부지방은 사과, 포도 같은 작물이고요.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재배지역이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작물학적 관점에서는 북방한계선의 최북단이 높아지는 거죠.
작물이 북상하는 것이 문제가 되나요? 국내 상황을 외래종 등 교란식물의 확산과 연관해서 설명해주신다면요
열대나 아열대지방에서 자랄 수 있는 외래식물들도 함께 북상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생태계 교란식물 중 다년생식물은 월동이 가능한 따뜻한 남부지방에서 서식했죠. 작물학적 측면에서는 재배지가 북상하면 이전에는 재배가 불가능했던 열대성 작물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이점도 있지만, 생태적으로 들여다보면 문제가 되죠. 외래잡초는 확산능력, 번식능력이 굉장히 뛰어나요. 국내 고유종이 외래종과 경합에서 지면서 점차 서식지를 빼앗기죠.
고유종만 사라지는 게 아니에요. 고유종과 같이 서식하는 곤충,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군들도 영향을 받게 되죠. 생태계 전체 균형을 고려했을 때 종의 다양성을 유지하는 게 정말 중요한데,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사라지는 겁니다. 기후 변화로 외래종이 침투하고 확산해 우점하게 되면서 고유 생태계는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는 거죠. 가시박, 단풍잎돼지풀 같은 외래종이 처음엔 4대강이나 도로변에서 발생했다가 지금은 전 국토를 뒤덮을 정도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처럼요.
개인, 해외 교역이나 지자체의 경관 목적으로 들여오는 외래종들도 문제가 될까요
물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생태계 교란 식물로 지정된 미국쑥부쟁이와 같은 종은 관상을 목적으로 들여왔다가 급속도로 확산이 되면서 결국에는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식물로 지정이 되었으니까요.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2017년에는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 개최하는 유채축제에 GMO유채가 유입되면서 큰 이슈가 됐었죠. 국내 자체에서 종자수급이 불가능하다 보니 수입을 해서 수급을 하다 의도치 않게 유입이 된 것이었죠. 특히 유채는 십자화과 식물인데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가 들어있는 유채였기에 국내 십자화과 식물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죠. 국내에는 무, 배추, 갓, 냉이 등 주변에 많은 십자화과 식물이 재배되고 서식하고 있기 때문에 꽃가루가 그들과 수분이 된다면 해당 유전자가 들어가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최근 들어 관상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핑크뮬리도 아직은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생태계 교란이나 위해성을 줄 수 있는 식물로 주의해야 하는 것 중 하나죠. 일부 지자체에서 색이 예뻐서 경관용으로 좋아 보여 관상용이나 축제에 활용하기 위해 들여오고 재식하고 있죠. 핑크뮬리도 종자 등을 통해 확산 능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우리 주변 생태계를 잠식하고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어서 관련 연구자들도 관심 및 주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검증되지 않고 무분별하게 들여오다보면 외래종들이 퍼지게 되고 전국적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높죠. 유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래종 확산 문제가 발생할 때 정부, 지자체는 어떤 대처를 하나요
생태계 교란종은 환경부에서 지정합니다. 그런데 뉴스를 보면 지자체에서 교란종 제거를 일일이 손으로 해요. 중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지역은 포크레인을 쓰거나요. 이런 물리적인 대처가 주를 이룹니다. 사실 가장 효율적이면서 경제적인 방법은 제초제를 사용하는 거죠. 하지만 관리주체인 환경부에서는 환경에 대한 영향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서 쉽지 않은 상황인 거죠. 그런 외래종들은 강변이나 수자원보호구역, 사람의 발길이 닿기 힘든 경사면과 같은 곳에 많이 발생하거든요. 물론 개인 사유지에서는 약을 칠 수 있지만, 강변, 들판, 습지에 전체적으로 약을 뿌리면 다른 식물이나 생물에게도 영향을 주잖아요. 물리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거죠.
방제 방법을 다양하게 하려고 연구기관들도 노력 중입니다. 인체나 동식물에 유해하지 않은 생물농약이나 물리적. 생태적 방법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고요. 지자체뿐 아니라 시민들도 관심을 두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교란종이 발생한 걸 인지하고 초기에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으니까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작물 ‘잡초’가 생태계 교란종 확산을 막을 수도 있다고요
잡초는 생태계 교란종 확산 방지와 연결이 됩니다! 잡초라고 하면 우리 눈에, 농업인의 눈에 보이면 안 되는 풀들이죠. 자신의 경작지에 잡초가 나오면 제초제를 써요. 일반적으로 제초제를 쓸 때는 잡초를 다 죽이려고 쓰는 건 아니에요. 적정 기준 양이 있죠. 자신의 재배 작물 수확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로만 관리하는 겁니다. 잡초가 제초제를 맞고 잘 자라지 못하는 사이에, 재배 작물이 쑥쑥 클 정도로만 관리하는 거죠.
그런데 보기 싫다고 여러번 뿌리면서 싹 다 죽이려고 해요. 잘 보세요. 잡초가 사라지라고 제초제를 여러번 뿌리고, 아예 흙 위에 부직포까지 덮어버려요. 그러면 맨땅이 됩니다. 식생이 다 제거되는 거예요. 흙에는 수십만개의 종자가 있어요. 그걸 나오는 족족 다 죽이면 그 땅에 뭐가 들어올까요? 침투력 높은 생태계 교란종이 쉽게 들어오는 겁니다. 예전에 논둑이나 밭둑에 꼴을 벤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베기만 하지 죽이진 않아요. 베고 또 자라면 또 베죠. 어느 정도 잡초 즉 식생을 유지하면서 생태계 교란종이 침입하지 못하게 관리하는 겁니다. 잡초의 순기능인 거죠.
잡초 하면 이름에서부터 부정적 의미가 내포돼있는 것만 같았는데, 이제 농학계에서 귀한 대접을 받겠네요
수업에서도 늘 이야기하지만, 잡초는 상대적 개념입니다. 사람 중심적이죠. 우리의 이익과 반대되는 행위를 하는 식물을 잡초라고 하니, 예를 들어 콩밭에서 옥수수가 나오면 옥수수가 잡초가 되는 겁니다(웃음). 인간 관점에서는 모든 식물이 잡초가 될 수 있는 거죠. 물론 절대적 의미의 잡초도 있습니다. 생태계 교란종처럼 어디에서 발생해도 피해를 주는 종들이죠. 학계에서도 예전에는 잡초를 ‘잡초방제학’으로 접근했어요. 농업 중심 사회에서 잡초는 제거해야 할 대상이었으니까요.
요즘도 잡초는 물론 방제 대상이긴 하지만 활용할 부분에 대한 연구가 더 발달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잡초과학’, ‘야생초’ 등으로 순화됐고요. 제가 잡초 중 하나인 억새를 연구하는데요. 미국, 유럽에서 조경용으로 억새를 수입해갔다가 에탄올 같은 바이오에너지를 뽑아내는 데 성공했어요. 화석연료 대체재로도 활용 가능하고요. 억새뿐 아니라 조경용, 생태복원용 관점에서 잡초로 불리던 많은 식물들이 지금 연구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농학적·농업적 관점에서 기후 위기의 대안을 말씀해주신다면요.
기후 변화와 관련해서 사실 메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 중 하나가 논농사에요. 그런데 쌀은 주식이니까 안 할 수는 없잖아요. 농업을 유지하되 탄소를 덜 발생시키는 방법들을 접목해야 할 것 같아요. 탄소저감농법이랄지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거든요. 관행적으로 했던 농법들을 지양하면서 탄소를 덜 발생시키도록 해야겠죠. 학계에서는 그런 연구를 해야 할 테고요,
학생 중 농업계에 있거나, 작물 재배에 관심이 많다면 자신이 하는 일 하나하나가 기후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습니다. 지금과 같이 기후변화나 여러 요인으로 인해 주변이 변화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인지를 하면서 주변에 새롭게 보이는 식물들에 관심을 두는 거죠. 확산된 생태계 교란종이나 문제 잡초를 제거하기보다, 초기에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우리 고유 생태계를 지키는 훨씬 좋은 방법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