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기후위기 그리고 잡초의 사회학

“학보 이름 딴 신품종 이름은 ‘위클리’입니다”

최우수상  「반려식물 다육식물의 육종과정」 

인천 소확행팀: 김태월·한성태·정남홍·박대흥·4학년

 

“저 혼자 한 게 아니에요. 동기들이 많이 도와줬고, 후배들이 응원해줘서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네요. 농학과 전체에 감사드립니다!”

 

반려견, 반려식물이라는 용어가 어색하지 않은 요즘, 김태월 학우는 19년째 다육이를 키우고 있다. 그간 학술 심포지엄 연구 주제는 작물이나 원예 위주였는데, 김 학우는 많은 이들이 하나 정도는 키워 본 다육이에 주목했다. 수업에서 배운 수분, 수종, 육종, 발아를 다육이에 시도한다면? 쉽게 말해 다육이를 교배해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육종 재료 중 모본으로는 잎이 넓은 대형종 오팔푸에블라를, 부본으로는 날카로운 손톱모양이 특징인 국화마리아를 선정했다. 모본과 부본을 단교배해 자녀본인 F1(육종 목표종)을 생산하는 계획이다. 최은영 교수가 현장을 방문해 실습을 지도했고, 박상민 튜터는 이론 정리와 ppt 작업을 도왔다.  결과 아주 예쁜 F1이 탄생했다. 단교배를 해서 새로운 종자가 나오면, 그걸 만든 사람이 작물의 이름을 붙일 수 있다. 소확행팀은 F1의 이름을 ‘위클리’(가칭)로 정했다. 사랑하는 방송대 학보 이름을 딴 것이다. 다육이 ‘위클리’를 농학과 교수진, 스터디원, 임원들과 나눴다.

원래 계획은 위클리까지였다. 부몬과 모본이 결혼해 자식인 위클리가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확행팀은 한 걸음 더 나갔다. 위클리에 꽃이 맺혔기 때문이다. 이제 단교배에서 여교배 단계로 넘어가야 했다. 여교배는 단교배에 의해 나온 F1에 모본의 장점이나 부본의 장점을 다시 수정하는 방법으로 F1에 모본이나 부본 중 하나만 수분 시킨다. 1년의 시간이 더 걸리는 작업이다. 어떤 종자가 나올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3년 6개월의 연구를 진행하며 모본의 환엽, 부본의 날카로운 손톱 모양 특성을 가진 목표종이 탄생했다.

 

소확행팀은 이번 연구로 단교배를 넘어 여교배까지 수업시간에 배운 이론을 모두 실습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모본인 오팔푸에블라와 모본인 국화마리아는 국내에 개체 수가 많지 않아 소형 자구가 10~20만 원대에 거래된다. 두 품종의 장점을 가진 위클리는 약 8천 명 회원이 활동하는 다육식물 카페(노란 국화네)에서도 인기도 조사 결과 호감도가 높았고 구입의사도 많았다. 소확행팀은 ‘위클리’ 상표 등록 후 사업으로 확장해 간다는 계획이다.

 

 

“없어서 못 팔아요! … 특화작물인증이 다음 목표”

우수상 「사포닌과 키토산 함유 복합비료의 엽면시비와

줄기 유인방법이 미니 단호박의 수량과 상품성에 미치는 영향」

경남 우다함팀:  박명기·이재특·김복림·3학년

 

핵가족 시대. 사람들은 식재료를 구매할 때 한 끼 식사에 소진할 수 있는 분량을 선호한다. 박과 작물을 10년간 재배했던 박명기 학우는 그래서 미니수박을 생산했다. 하지만 비가 오면 열과가 나고, 배송에서도 문제가 생기면서 접었다. 다른 작물을 찾던 중 미니 단호박이 눈에 들어왔다. 전자렌지에 돌리면 작은 건 5분, 조금 큰 건 7분이면 다 익는 미니 단호박. 저녁에 쪄뒀다가 아침에 우유를 넣어 갈아 마시면 식사 대용으로도 충분했다. 

 

주변 마트를 조사해 보니 사포닌 처리 미니 단호박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2월, 우다함 스터디 임원진과 논의했다. 기존 자료를 뒤져 보니 사포닌 처리 작물 중 고추, 사과 귤이 있지만, 미니 단호박은 없었다. 사포닌 처리한 미니 단호박의 맛이 얼마나 더 나은지 과학적으로 측정하기로 결정했다. 줄기 유인 방법은 3처리로 했다. 땅으로 줄기가 뻗어가는 포복재배, 줄기를 세워 타고 올라가는 I자재배 그리고 줄기를 A자로 기대 세워 타고 올라가는 A자재배였다. 3처리구에 대조구까지 총 6개의 처리구를 만들었다. 한 처리구에 21주씩 총 126주를 심었다. 그중 사포닌 처리를 한 미니 단호박이 절반이다. 3월에 심고 부직포를 덮어 수확 시기도 앞당겼다. 출하시기가 빠르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포닌, 키토산, 붕소아연으로 구성된 복합비료를 5일 간격으로 4회 뿌렸다. 착과방법에는 수정벌을 사용했다. 정원숙 담당 튜터가 때때로 현장을 방문해 격려하며 자료 정리를 지도했다. 김태성 학과장은 중간중간 제출한 ppt에 충실한 피드백을 보내줬다.

결과는? 사포닌 처리를 하지 않은 구에서는 한 주 평균 5과가 나왔다. 사포닌 처리구는 평균 7과. 우선 생산량에서부터 차이가 있었다. 사포닌 처리구에서 대과(중량 250g 이상)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했다. I자재배와 A자재배 처리구에서는 중량미달과가 하나도 안 나왔다. 반면 포복재배형에서는 사포닌 처리구와 미처리구 모두에서 비정형, 일소피해과, 중량미달과가 발생했다.

 

수확은 4차에 걸쳐 익은 것을 골라 땄다. 7월 1일 수확한 미니 단호박으로 3일마다 당도를 측정했다. 예전에 키위 재배를 하면서 당도 체크를 했던 경험이 도움이 됐다. 15일까지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40일이 지나자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됐다. 사포닌 처리를 한 미니 단호박의 당도는 18브릭스, 처리하지 않은 미니 단호박의 당도는 16브릭스였다. 통상 달다고 느끼는 수박이 10~11브릭스 정도이니 굉장한 당도다.

 

판매도 대성공이었다. 킬로에 5만 원에 판매하는 미니 단호박이었는데, 사포닌 처리를 하니 6만 원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줄을 섰다. 37명의 스터디원은 맛있다며 하나 더 가져가겠다고 서로 말했다. 판매 수익금으로 함께 고생한 스터디원들을 위해 이번 농학과 학술 심포지엄 단체티를 구매했다.
현재 우다함은 GAP(우수농산물품질관리인증)을 획득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사포닌 처리 한 미니 단호박으로 특화작물 인증에 도전할 계획이다. 똑똑해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서다.

 

 

“귀농 후 큰 투자 없이 연 매출 3천만 원 달성할 수 있다면?”

장려상 「레몬밤 수확량 증대 및 노동력 분산 연구」
광주·전남 디딤돌팀:  김인숙·최제선·윤경옥·3학년

 

숨 가쁜 도시 생활을 뒤로하고 귀농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하지만 시골에서도 먹고 살 방편은 필요한 법. 2017년 서울에서 전남 강진으로 귀농한 김인숙 학우는 ‘돈 벌기’에 관심이 많았다. ‘농사는 돈이 안 된다’는 통념도 깨트리고 싶었다. 하지만 몇 억씩 정부 지원금을 받아 크게 사업을 벌이기는 부담스러웠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허브를 수익 창출 목적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스터디원과 논의하면서 평소 잘 관리되지 않던 허브 작물의 작부체계(작물의 종류별 재배순서)를 한번 확립해 보자는 목표를 설정했다.

 

디딤돌팀의 ‘원픽’ 허브는 레몬밤이다. 꿀풀과의 강한 레몬향 식물로 생잎, 건조잎, 분말, 에센스오일 등 다양하게 활용되는 허브다. 스트레스나 소화불량, 불면증과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지만, 많이 알려지진 않았다. 노지재배가 가능하고 다년생이라는 점, 또 연중 33주 이상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실험은 화분재배로 진행했다. 화분 크기를 포장과 유사하게 30cm로 설정했고, 자가 제조 친환경 자재를 사용했다. 2주 간격으로 초장, 엽장, 엽폭, 수확량을 측정했다. 개인별 측정 오차를 제거하기 위해 사전교육도 실시했다. 처리는 A부터 F까지 총 6개로 다르게 설정했다. 초장 길이를 30, 40, 50cm로 다르게 한다거나 수확 길이를 10, 15cm 등으로 다르게 하면서 총 7차에 거쳐 생육 조사를 했다. 통계학적 지식이 모자란 부분은 튜터 출신 윤영복 출석수업 강사의 도움을 받았다.

결과는? 수확 초장과 중량에서 초장 40cm, 남김 15cm, 수확 25cm인 처리 C군이 최대치를 보였다. 평균 수확중량은 1개체에서 1주일에 18.76g이었다. 실험은 화분으로 진행했다. 이를 실제 밭으로 옮기는 작부체계를 확립해 보면, 고랑의 너비는 손수레가 이동 가능한 80cm, 주간거리는 실험보다 여유를 줘서 40cm, 두둑 너비는 성인 여성 팔 길이 평균이 48cm인 점을 감안해 양쪽 작업을 할 수 있도록 90cm다.

 

이렇게 밭 성형을 하면 경지이용율은 52.9%다. 두둑에 양쪽 20cm를 띄고 50cm 간격으로 두 줄을 심는다고 하면, 1,000㎡(약 300평)에 3,921주를 심을 수 있고, 연간 수확량은 1,821kg이 된다. 하루 노동시간은 4~5시간. 이렇게 작부체계를 확립했다. 부산물로 나오는 차는 덤이다.

 

귀농하면서 정부 지원을 받아 시설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수억 원을 투자해 그 이상의 이윤을 남길 수도 있다. 하지만 디딤돌 팀의 레몬밤 실험에 따르면 농촌의 노는 땅 300평 정도에서 하루 너덧 시간만 일하고도 연 3천만 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농사가 어렵다는 건 편견이지 않을까?

 

 

버려지는 감잎, 티백으로 만든다면?

장려상  「감나무 수령(노목/성목)에 따른 감잎차 성분변화」
부산:  김현숙·김미애(4학년)·안상용(3학년)


부산지역대학팀은 수업을 듣던 다감농장에서 감잎차를 처음 접했다. 처음 마셔본 감잎차의 맛은 매우 부드러웠다. 그 기억이 좋아 교육을 마치고 감잎차를 주문하려고 찾아보니, 만드는 곳이 거의 없었다. 왜일까? 주변을 둘러보면 정말 감나무가 많은데? 감잎에는 타닌 성분이 함유돼 항산화 기능도 있고 비타민C도 풍부하고, 혈액순환에도 좋으며, 뇌 발달을 도와 성장기 어린이나 노인의 치매 예방에도 좋다는데, 도대체 왜 감잎차 제조는 저조할까?

 

부산팀은 감잎차의 주요 성분을 연구하면서 감잎차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학술 심포지엄에 참여했다. 우선 가설을 세워야 했다. 여러 주제를 살펴보다가 나무 수령에 따라 감잎의 성분 함량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데 주목했다. ‘감잎의 주요 성분은 성목(수령 15~30년)과 노목(수령 80년 이상)에 따라 함량 변화가 있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진행했다.

우선 기존 논문들을 통해 감잎차 성분을 분석했다. 비타민C 함유량, 페놀화합물의 변화, 엽면적 등을 확인했다. 감잎차 주요 성분으로는 폴리페놀, 탄닌, 카테킨이 혼합된 페놀화합물과 비타민C를 설정했다. 기존 논문에 시기별 연구가 있어서, 심포지엄 특성에 맞춰 노목과 성목으로 구분해 감잎 성분 연구를 시작했다. 농원에서 나무를 지정하고 연구 기간은 2월부터 7월까지로 정했다. 생육시기 중 특징이 나타나는 4월, 꽃이 피는 5월 비가 오고 열매 맺기 시작하는 7월로 나눠 감잎 주요 성분을 조사했다. 시기에 따라 채취한 감잎으로 차를 직접 만들어 시음했고, 성분 분석은 방송대 농학과의 지원을 받아 중원대 산업혁력연구단에 의뢰했다.

 

8개월의 연구 끝에 결론이 도출됐다. 통상 4~5월의 감잎에 페놀화합물 수치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7월의 감잎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성목보다 노목에서 더 페놀화합물 수치가 높았다. 기존 연구 결과를 뒤집는 결과에 농원 관계자에게 문의했다. 실험지정한 노목이 농원에서 가장 우수한 감이 열렸던 나무였다는 특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가가 유기시비량을 늘리는 등 재배적 조치를 한 것.

 

모든 과정에 류혜란 튜터가 논문 자료를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기존 연구자료를 통해 연구 방향성을 잡았고, 주기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그래프를 제작하는 등 내용이 더 충실할 수 있었다. 끝까지 함께 해준 스터디원의 응원은 더욱 든든했다.

 

앞으로는 버려지는 감잎을 티백처럼 누구나 보편적으로 시음할 수 있도록 사업을 구상 중이다. 학술 심포지엄 현장에 직접 덖은 감잎차를 마신 학우들이 맛이 좋다고 호평했던 점도 힘을 보탠다.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상품화해 마케팅까지 이어지도록 연구할 계획이다.

 

 

“한국 농업의 미래는 신물질 자원화”

특별상  「멸종위기식물 미선나무 어제·오늘 그리고 미래」
대전·충남:  유창길·윤혜준·김한진(4학년)

 

올해 학술 심포지엄에 유일하게 ‘인문’ 분야로 참여한 대전·충남지역대학팀이 특별상을 받았다. 대전·충남팀은 오직 한반도에서만 자라는 멸종위기식물 ‘미선나무(꽃)’을 국민에게 알리고, 자원식물학적 관점에서 특화한다는 문제의식으로 주제를 선정했다.

 

자원식물이란 뿌리나 줄기, 잎, 꽃, 열매 등을 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식물을 지칭한다. 지구상에 알려진 식물자원 수는 약 50만 종으로 추정하지만, 인류가 자원으로 활용하는 건 3천 종이고, 경작하는 작물로 한정하면 100여 종에 불과하다.

 

유창길 학우는 32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지인을 만나러 간 괴산에서 희귀 및 멸종위기식물 미선나무를 처음 만나 아름다움에 빠졌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미선나무는 봄에 가장 먼저 꽃이 피는 나무다. 특이하게 꽃이 먼저 피고 난 후 잎이 달린다. 4월이면 열매를 맺는데 모양이 임금님 곁에서 부치는 부채 또는 하트 모양과 비슷하다. 아름다운 자태 덕분에 일찍이 해외에 선보였다. 1924년에는 미국 하버드대, 1930년에는 일본, 1934년에는 영국 왕실에 정원수로 유출될 정도. 한국과 북한에서는 천연기념물로 등재되고, 기념 우표가 발행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외형도 눈길을 끌지만, 미선나무는 자원식물로도 부가가치가 매우 높다. 천연물질 중 의약품, 화장품 원료 등 특허출원 된 것만 200개가 넘는다. 이미 연세대에서 미선나무 추출물을 포함하는 항염증제(2006년), 일송학원에서는 항암제로의 효과를 확인했다(2007년). 아모레퍼시픽 같은 화장품 업계는 아토피, 피부노화, 미백 등으로 특허를 등록했으며, 최근 식약처에 비만 기능 원료 승인 신청을 완료했다. 미선나무의 확산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기관에서는 2011년부터 1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구,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교과서에도 실렸던 진천 미선나무는 관리 소홀과 남획으로 천연기념물 14호에서 해제되기도 했다. 현재 자생군락지는 괴산, 부안, 영동을 포함해 5곳. 미선나무가 씨앗 파종으로는 번식이 쉽지 않다는 점에 대전·충남팀은 주목했다. 가지 3마디를 잘라 수분을 공급하면 40일 이내에 뿌리를 내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머지않은 미래에 미선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들을 전국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한국 농업계가 미래지향적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신물질을 찾아내 자원화해야 한다. 2010년 발효된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특허로 등록된 천연물질이 의약품과 화장품 원료로 사용될 경우 3번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첫째로는 종자 판매 수익, 둘째로는 미선나무 추출물 판매 수익, 셋째로는 화장품(의약품) 원료로 사용할 때 판매 수익의 일부 보존 등이다. 대전·충남팀은 200여 개가 넘는 특효 물질을 가진 미선나무를 확산해, ‘단일식물 1조원 시대’를 여는 꿈을 꾸고 있다.

금산=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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