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취미의 발견

지난해 가을 안양시 아트센터에서 열린 ‘총장배가요제’의 제1부 행사에는 이채로운 무대가 펼쳐졌다. 전북지역대학 제41대 총학생회 임원들이 주축이 된 ‘로망밴드’가 초대 손님이었다. 이들은 「넌 내게 반했어」 「여행을 떠나요」 등을 선보였는데, 객석의 학우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환호를 보냈다. 고등평생원격교육기관인 방송대을 찾은 학우들의 제1 목적은 ‘학습과 공부’임에 틀림없겠지만, 개인의 취미와 취향을 기반으로 한 동아리 활동도 대학생활의 보람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다. 깊어가는 겨울방학, 197호 커버스토리는 ‘취미의 발견’을 주제로 삼았다. 자기 내면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문화적 활동을 확장하자는 취지다. 1면에서는 전북총학생회 로망밴드 멤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밴드 활동기를 살펴보고, 2면에서는 방송대 학우들이 만든 동아리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동아리 활동은 어떤 의미를 남겼는지를 들어본다. 3면에서는 도대체 취미가 무엇인지, 어떻게 근대적 개념으로 자리잡게 됐는지 살펴본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되도록 학우들과 자주 만나
일과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일에
로망밴드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로망밴드의 구성은 이렇다. 베이스 신영수 전북총학생회장(교육학과), 건반 김아현 실무부총학생회장(무역학과 졸업후 생활과학부 재입학), 보컬 이정관 교무부총학생회장(미디어영상학과), 드럼 최연우(미디어영상학과 졸업), 기타 신형철 제39대 수석부총학생회장(경영·중문·사회복지 졸업, 농학과 재학)이다. 20대에서 50대까지 고르게 포진해 있다.
신영수 베이스의 꿈은 ‘강사’다. 방송대 교육학과를 선택한 것도 그 꿈을 위해서다. 김아현 건반은 새로운 직업에 도전하기 위해 일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방송대를 선택했다. 드론에 관심을 가졌던 이정관 보컬은 영상으로 확장하려던 차에 친구의 추천으로 방송대를 만났다. 최연우 드럼 역시 영상에 관심이 깊어 방송대를 찾았다. 신형철 기타는 전문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현재 직장에 취업했는데, 좀더 공부하기 위해 방송대에 편입학해 다양한 학과를 넘나들고 있다. 모두가 자신의 꿈을 위해 방송대를 선택했다.

밴드 멤버에게 방송대는 어떤 곳인가
신영수 베이스  진짜 내 인생을 바꾼 대학이라는 말이 딱 맞는듯하다. 방송대 입학 후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인생이 바뀌게 됐다.
김아현 건반  개인 생활에 부담 없이 배움과 소통을 할 수 있는 곳이어서 즐겁다.
이정관 보컬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라는, 학업보다도 더 소중한 자산을 얻게 된 곳이다.
최연우 드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방송대. 처음 입학할 때 아무래도 원격대학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오프라인 활동은 시험 볼 때 말고는 없겠구나 싶었는데 영상을 제작해 공모전에도 나가보고 밴드까지 하게 됐다.
신형철 기타  평생교육을 위한 학습의 장인 동시에 같은 목적을 위해 모인 학우들 간의 친교와 소통을 위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제25회 총장배 가요제’에 깜짝 출연했다. 당시 참석한 학우들이 엄청난 반응을 보였는데, 혹시 그 이후 ‘팬레터’ 같은 거 받았나
영수  팬레터? 그런 건 없었다. 총장배가요제 공연 후 다들 멋있다고는 했는데, 팬레터는 없었다. 아! 디엠(카카오톡과 같은 개인 메시지)은 한번 받은 게 있다. 학우분이셨는데 공연 멋있었다고.(웃음)

밴드 이름에 ‘로망’이 들어가 있다. 그러니까 밴드 자체가 음악적 로망을 품고 시작한 걸로 보이는데, ‘로망밴드’는 누가, 언제, 어떻게 결성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전체  로망밴드는 이현옥 제39대 전북총학생회장이 집행부 인원으로 결성하려고 했던 밴드였다. 드럼의 부재로 결성이 무산됐다가 신영수 베이스가 41대 회장을 하면서 39대 집행부였던 분들을 다시 집행부로 영입하고, 드럼까지 영입함으로써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39대 때부터 이어온 밴드 결성 작업이 41대 때 이뤄진 거라 보면 된다. 로망이라는 밴드명은 이정관 보컬의 제안이다. 사실 밴드의 첫 시작은 총학생회장인 신영수 베이스의 제안으로 브레멘 음악대에 영감을 받아 ‘브레멘 밴드’로 정했지만, 무심코 ‘로망밴드 어때?’라는 제안을 듣고 멤버들이 모두 괜찮다고 해서 로망밴드로 변경했다. ‘~하는 게 나의 로망이야’ 하듯이 꿈이나 소망 같은 의미를 담았다. 멤버들이 모여서 공연하는 게 ‘로망’이었는데, 그런 의미와도 부합해 선택했다. 

다들 음악적 열정이 대단한 것 같다. 각자 참여한 동기가 궁금하다
영수  우리 멤버는 모두 5명이다. 나는 39대 때 못 이룬 밴드를 41대에서 선보이는 게 동기이자 목적이었다.
아현  앞서도 말했지만, 39대부터 밴드 활동을 하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고, 행사를 다니면서 전북총학생회를 알리고 젊은층에게도 학교를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흔쾌히 참여했다.
정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고, 내가 필요한 일이라는 자만감(?)에서 수락한 것 같다. 일이 이렇게 커질지는 상상도 못했다.
연우  나는 마지막에 참여했다. 원래 드럼 파트를 맡으셨던 학우분이 따로 있었는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드럼을 맡을 수가 없게 돼 ‘대타’로 들어왔지만, 너무 재미있다.
형철  중학교 때부터 기타를 치고 고등학교에서는 스쿨밴드를 했었기에 방송대에도 밴드팀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다. 총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지금의 멤버를 만나 그 바람을 이뤘다. 지금은 방송대 로망밴드로 활동하면서 학우들에게 좀더 자주 즐겁고 행복한 공연을 해드렸으면 좋겠다는 새로운 꿈을 갖게 됐다.

‘합’은 잘 맞나? 밴드 때문에라도 ‘성적’을 잘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영수  합이라? 나만 잘하면 합은 잘! 맞을 것이다(웃음). 다른 분들은 밴드 활동을 하거나 본인들의 악기를 잘 다루는데, 나만 ‘생초보’여서 사실 눈총을 많이 받고 있다. 열심히 해서 합을 잘 맞추겠다. 성적도 말해야 하나? 밴드 하면서 3.9면 잘하는 편 아닌가?(웃음)
아현  연습은 신형철 선배의 연습실에서 진행하고, 새로운 곡이 추가되지 않는 한 행사 일정이 잡히면 일주일에 1~2회 정도 모여서 했다. 오랜만에 만나다 보면 처음엔 약간 오합지졸이긴 한데 꽤 빠른 시간에 원래 페이스를 되찾는 것 같다. 성적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잘 나오는 것 같다.
정관  합은 어떻게 이렇게 잘 맞지? 하는 정도로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비록 함께 연습한 시간이 길지는 않지만, 몇 년씩 함께 연습한 사람들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베이스가 처음인 신영수 회장도 생각보다 잘 따라와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성적은 기본은 하는 것 같다.
연우  연습은 이미 앞에서 다 답변한 것 같다. 나는 졸업생이라 이제는 성적에서 자유롭다.
형철  로망밴드를 결성하고 연습실의 부재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그만 연습실을 사비로 구입해 부정기적으로 연습하고 있다. 다들 직업인들이고 하던 일들이 있었기에 행사가 있을 시기에 미리 선곡하고 맞춰보는 형태로 연습하고 있다. 베이스만 잘하면(웃음) 팀은 문제없다! 제일 나이 많은 내가 팀에서 불편하지 않으면 다들 합(성격)은 잘 맞는 것 같고, 성적도은 과락 없이 중상은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비용도 적지 않게 들 것 같다.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나
영수  일단 밴드를 결성하고 첫 공연 전까지는 이정관 보컬이 개인연습실과 악기를 빌려줬다. 그리고 다음 공연부터는 기타 파트를 맡은 신형철 선배가 마련한 개인연습실에서 연습하고 있다. 작은 비용은 십시일반으로 그때그때 조달한다.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밴드 활동을 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과 공부에다 각자 개인 활동도 있을텐데, 여기에 취미생활인 ‘밴드’까지 추가했다. 어렵지 않나. 또, 시간의 황금분할이 있다면
영수  시간의 황금분할이라면 각자가 시간을 정확히 맞춰주는 것이다. 일정이 없는 시간을 찾아 맞추는 일이 어려웠다. 그래도 찾아보니 길이 보였다.
아현  멤버 모두가 시간적 여유가 없긴 하지만, 서로 각자의 생활을 존중해 주기 때문에 부담 주지 않는 선에서 연습 날짜를 잡고 있다. 나의 경우, 비율로 따지면 일 50%, 개인 활동 30%, 공부(학교) 15%, 밴드활동 5%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정관  시간적 여유는 좀 많은 편이라 다른 팀원분들의 시간에 맞춰 연습했다.
연우  아무래도 개인 활동이 아니라 팀이기 때문에 시간을 내는 것이 힘든 게 당연하지만,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바쁜 와중에도 서로 시간을 낼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형철  나 역시 일과 공부, 개인 활동이 촘촘하게 짜여 있어서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서로 배려하고 타협해 연습 및 공연 등을 준비하다 보니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것 같다. 황금분할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일과 가정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나머지 시간에 공부와 개인 활동 등을 하는 편이다. 그래도 어려움을 꼽는다면, 일일 일식으로 저녁밥만 먹고 있는데, 연습이 있는 날은 늦게 귀가해서 저녁 식사를 하다 보니 기진맥진하는 경우가 많다.

언제 밴드 활동의 보람을 느끼나
영수  나는 공연이 끝나고 무대에서 내려왔을 때, 학우들이 ‘진짜 공연 잘 봤다. 다들 너무 멋있고 이쁘다’라고 말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 개인적인 만족도는 아주 높다고 생각한다.
아현  나도 공연을 마무리하고 학우들의 반응을 들었을 때가 가장 뿌듯했던 것 같다. 참여 자체에 있어서도 만족도가 높지만, 좀더 멋진 활동을 하기 위해 환경을 더욱 개선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정관  누군가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너의 성격에 어떻게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신기하다’라고. 수줍은 성격인데, 공연 도중 학우들이 크게 호응하는 걸 보고는 흥이 나서 더 열심히 노래했던 것 같다. 어디에서 노래를 불러도 이런 호응은 받아보지 못한 것 같다. 방송대에서 공연하는 일은 음악 밴드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일이 분명하다. 
연우  관객분들의 호응에 보람을 느끼고 만족하지만 나아가서 단순히 단발적인 이벤트가 아니라 지금 멤버들이 졸업하고 나서도 더 많은 학우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명맥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형철 어렵게 준비된 곡들을 학우들에게 보여주고 함께 하나 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런 보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서 어려운 연습을 계속해도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학생회 활동과는 또 다른 영역이어서 밴드 활동을 통해 많은 생각을 다졌을 것 같다. 밴드 경험에서 얻은 ‘의미’가 있다면 무엇인가
영수  우리 로망밴드를 통해 학우들이 신나게 놀 수 있으면 그걸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생활을 하면서 공부만 할 수는 없지 않나. 각자의 개성과 끼를 발휘하는 통로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아현  남녀노소 누구나 꿈을 실현할 수 있다는 방송대 취지와 같이 밴드를 결성한 그 자체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관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마음 맞는 음악을 한다는 것 자체가 아무나 경험하기는 어려운 일 아니겠나. 양보도 필요하고 배려도 필요하지만, 자신감을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위로가 되는 그런 로망밴드로 오래오래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우  함께 무대에서 연주해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는 게 의미가 있었지 않나 싶다.
형철  방송대의 특성상 학우들이 함께할 시간이 별로 없고, 함께 하더라도 하나 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다. 그러나 누구나 좋아하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함께 노래하고 공감한다면 서로 함께 좀더 즐거운 학교생활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런 함께 즐거울 수 있는 일에 조금이나마 로망밴드가 밑거름이 된다면, 그게 보람된 부분일 것이다.

전북지역대학 내에도 다양한 ‘동아리(서클)’가 있을 것 같은데
전체  전북지역대학에도 코로나19 이전에는 다양 동아리가 있었다고 들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로 대부분 사라진 것 같다. 40대 학생회가 출범하고 새롭게 만든 ‘걷기 동아리’가 지금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 로망밴드가 41대 동아리로 새롭게 선보였고, 기존에 있던 사진동아리인 ‘프리즘’도 다시 활동하고 있으며, 국문학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詩꽃피다’라는 동아리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향후 밴드와 개인적 계획들도 궁금하다
전체 밴드의 향후 계획은 아직 알 수 없다. 각자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분들도 있고, 졸업하는 분도 있고 해서 그렇다. 그렇지만 로망밴드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연주는 가능하다고 본다.
형철  개인적인 욕심일 수도 있으나 로망밴드만의 정기적인 공연도 계획하고 싶다. 되도록 학우들과 자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져서 일과 가정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는 일에 우리 로망밴드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나도 농학과 졸업 이후에도 다른 학과에 진학해 평생교육을 실천하고자 한다. 만일 우리 로망밴드가 10년 뒤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면 그때 위클리에서 다시 한번 만나면 좋겠다. 로망밴드 만세! 위클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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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0
  • wjsd***
    전북지역 행사때마다 보았는데 이렇게 재미있는 행사는 처음이다.
    2024-02-05 09:51:14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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