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설날 풍경

방송대 학우들은 갑진년에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나이 앞자리가 바뀐 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올 한해를 맞이할까? 20대부터 60대까지 새로운 나이대에 접어든 이들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또 그 나이대 중반에 접어든 이들은 동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지 들어봤다. 20대부터 60대까지 학우 섭외를 두고 지역, 학과 안배에 신경을 썼다. 막상 결과를 받고 보니, 아차! 성별을 놓쳤다. 이번호 반응이 좋으면 2060 남학우 편도 준비해볼까?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해보고 후회하는, 더 멋진 삶 살 거예요”

20대  김단비 학우(영문3·충북)

 

올해 25세인 저에게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한 일들이 많아요. 20세, 대학에 입학해 미성년자 때 경험하지 못한 일들을 경험할 수 있었어요. 10대 때는 부모님과 학교 선생님들이 저희를 관리해 주셨죠. 그래서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었는지 몰라요. 대학교는 초·중·고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어요. 학교를 빠져도 뭐라고 하는 어른이 없었으니까요. 10대 때는 빨리 20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10대로 돌아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할 정도랍니다.

 

고교 졸업 후 대전의 한 전문대 광고홍보디자인과에 진학했습니다. 광고 쪽으로 많이 배웠는데 적성에는 맞지 않더군요. 과정을 마치고 어학원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이 일을 선택한 이유요? 20세 때 어학원 단기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일단 제가 아이들을 좋아하고, 영어는 유치원때부터 원어민 선생님들이랑 생활해서 거리낌이 없었거든요.

 

어학원 일도 벌써 2년째네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영어에 더 관심이 갔어요. 더 배워서 아이들에게 더 알려주고 싶더라고요. 그때 어머니가 방송대 영문학과를 추천했어요. 일하면서 공부까지 할 수 있는 최적의 학교라는 생각을 들더군요. 그렇게 영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올해도 저는 어학원에서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칠 겁니다. 물론 방송대 수업도 열심히 듣고요. 주위에서는 ‘진짜 힘들겠다’라고도 하는데 당연히 힘들겠죠. 그래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배우고 느끼고 싶어요. 안 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더 멋있는 거니까 저는 멋있는 삶을 선택하려고 합니다. 나중에 주위 사람들에게 떳떳해지기 위해서요.

 

20대 학우님들! 저희는 아직 젊습니다. 살날이 아주 많아요. 인생에는 굴곡이 있다고 해요. 일하면서 공부하기 쉽지 않을 거예요. 때려치우고 싶을 거예요. 하지만 인생의 굴곡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 힘든 시기를 견디고 버티면 마침내 예쁜 꽃 한 송이가 피어있을 것입니다. 다함께 열심히 파이팅 해봅시다!

 

 

30대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할 방송대

30대  손은정 원우(대학원 통계·데이터과학과, 서울)

 

전문대 졸업 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나의 내면에서는 항상 인문학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취미로 시작한 인문학 강연은 내 삶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줬고, 이를 더 깊이 탐구하고 싶은 욕구는 점점 커졌다. 집, 회사를 오가던 쳇바퀴 같던 20대를 지나 서른 살, ‘계란 한 판’의 나이에 들어서면서, 나는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학사 학위를 따자’, ‘인문학에 대한 열정을 충족하자’라는 두 개의 목표를 이루기에 방송대는 최고의 학교였다.

 

문화교양학과에서의 학습은 나에게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었다. 특히 「생태적 삶을 찾아서」라는 교과목은 나의 관점을 완전히 변화시켰다. 에너지 부족 문제와 기후 변화에 대한 그래프와 표를 통해, 나는 데이터가 어떻게 우리의 시각을 형성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깨달았다. 이 과목은 나에게 인문학을 넘어선 새로운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문화교양학과 다음 선택지는 당연히 통계·데이터과학과였다.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휩쓸면서, 학습 환경이 크게 변했다. 출석 수업은 사라지고, 시험은 과제로 대체됐다. 하지만 통계학의 복잡한 세계를 혼자서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나는 온라인 스터디의 필요성을 느꼈고, 카카오톡 채팅방을 통해 스터디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학생회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스터디그룹과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며 소중한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이제 37세가 된 나는 방송대와의 만남 덕분에 사무직에서 데이터를 다루는 업종으로 직무 전환에 성공했다. 학사에서 석사 과정으로 나아가는 동안, 많은 동기와 동문을 만나며 인생의 소중한 연결고리를 얻었다. 과제와 시험 준비는 힘들었지만, 그 끝에 오는 성취감은 더욱 달콤했다. 때로는 학업을 그만두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도 있었지만, 방송대의 ‘평생학습’이란 표어가 항상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방송대가 정말 고맙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이들에게 이글이 조금이나마 도움 되길 바란다.

 

 

“2년 후 성장할 제 모습, 기대되고 신나요”

40대  전은경 학우(교육3·충북)

 

안녕하세요. 두 딸의 엄마이자 워킹맘인 저는 간호사로 17년째 근무중입니다. 사실 방송대와의 인연이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전문대 3년제 간호과 졸업 후 병원에서 일하며 학사학위 취득을 위해 2019년에 입학해 2021년에 졸업했거든요.

 

그리고 2024년!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해 다시 교육학과로 편입했습니다. 전공과 전혀 관련 없던 교육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우연히 지난해 가을, 지인을 따라 나선 길에 평생교육포럼이 열리는 청주에서 평생교육사에 대해 알게 됐기 때문이죠. 평생교육사의 가치와 열정, 그리고 사명감으로 실제 평생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면서 매력을 느꼈답니다.

 

병원에서 일하며 환자교육도 맡고 있는데 본업과 연결고리가 생길 것 같기도 하고 앞으로는 ‘아동-성인-시니어’ 평생교육의 중요성도 느꼈기에 ‘공부를 시작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20~30대일 때보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졌지만, 2024년에는 오로지 저 자신의 성장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계단을 밟아야지만 다음 계단 위로 올라 설 수 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아침에 원하는 목표가 반짝하고 이뤄질 수 없듯 계단을 한 발짝씩 꾸준히 오르다 보면 원하는 목표를 이루리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2년 후 성장할 제 모습이 무척이나 기대 되고 더 나아질 제 모습에 살짝 신이 나기도 합니다.

 

40대를 시작하는 저와 같은 워킹맘들,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분들, 또 전업 주부들 중 앞으로의 진로 고민과 공부에 대한 열망이 있다면 언제든 도전하길 아낌없이 응원합니다!

 

 

“깡충깡충 뛰어다닌 계모년 40대 로그아웃!
값진 인생 갑진년의 50대 로그인!”
50대  이현주 학우(생체4·울산)

 

50대를 맞이하면서 지금까지의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봅니다. 2021년, 처음으로 방송대 울산지역대학 교육학과에 편입하면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어요. 입학 전까지 저를 이끌어 준 고마운 분 덕분인데요. 한국여가스포츠협회 대표이자 울산총학생회장을 맡은 최영미 학우에게 늘 감사합니다. 교육학과 졸업과 동시에 평생교육사를 취득했고, 지금은 생활체육지도과에 편입해 학생회에서 봉사하며 재미있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50대를 함께 맞이한 친구의 말이 떠오르네요. “20대는 직장이 없고, 30대는 집이 없고, 40대는 애 때문에 환장, 50대는 노년이 걱정”이라는 말입니다. 공감 가는 말이지만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저로서는 노년이 어둡기만 한 건 아닙니다. 방송대를 다니면서 주변의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 생각합니다.

 

50대에 접어들면 신체 기능의 퇴화와 그에 따른 질환, 자율신경과 호르몬 균형의 변화, 중장년층을 괴롭히는 무서운 마음의 병인 우울증 등을 겪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50대는 ‘무기력 상태’가 오는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지금의 50대를 보면 젊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열심히 일하고 있기 때문인지, 미용에 신경을 써서 젊음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아직 연애를 왕성하게 하고 있기 때문인지, 개인마다 그 이유는 다르겠지만 지금의 50대는 아직 젊다고 느껴집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사회 전체적인 평균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2024년, 젊은 50대에 발을 내디딘 저에게 ‘기브 앤 테이크’를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남에게 뭔가를 주고 얻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적용해서 ‘내가 지금보다 더 나아지길 바란다면 과연 나에게 무엇을 줘야 할까’를 고민해 보는 것입니다. 그게 공부일 수도, 노력일 수도, 투자일 수도, 훈련일 수도 있겠지만 방송대와 함께 간다면 분명 즐겁고 재미있는 여행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갑진년을 맞이한 50대 학우 여러분! 결코 단 하나도 공짜로 쉽게 그냥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대부분 ‘때가 늦었다’, ‘해봤자 소용없다’, ‘나는 못 한다’, ‘내가 능력이 생긴 뒤에 하겠다’ 등의 핑계로 시작과 도전 그리고 노력을 주저합니다. ‘되면 한다?’ 틀렸습니다. 순서가 바뀌어야 합니다. 시작이 있어야 성과가 있는데, 성과가 나야 시작하겠다고 하니 될 수가 없는 것이죠. 50세, 늦지 않았습니다.

 

미래를 꿈꾸며 도전하십시오. 모든 분이 방송대에서 평생교육과 함께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용기 내어 적어봅니다.

 

 

1996년 1월 눈 내리던 어느 날
그리고 2024년 1월 어느 날
60대  이영미 학우(중문4·강원)

1996년 1월 눈 내리던 어느 날, 숱한 고민과 망설임 끝에 지원서를 들고 지역대학을 찾던 날은 원서 접수 마지막 날이었다, 그때 나의 나이 28세! 집안 형편으로 대학 진학은 꿈도 꾸기 어려운 시절이 지나고 늘 공부가 하고 싶었다. 공부가 가장 하고 싶었던 까닭은 나이 듦에 따라 오롯한 ‘내 것’을 갖고 싶어서였다. 공부는 누구도 앗아 갈 수 없는 나만의 것이 될  수 있기에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그러다 내 상황과 가장 잘 맞는 방송대를 알게 됐다. 너무 힘들어서 가끔은 ‘포기할까’ 하던 공부는 유아교육과에서 청소년교육과로, 사회복지학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2024년 1월 어느 날, 강원지역 중어중문학과 학회장으로 전국 회장단 회의 참석차 처음으로 혜화동 본교를 방문했다. 방송대 입학 후 10년이 넘어 처음으로 방문한 본교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이런 곳이 내가 다니는 학교였구나! 뿌듯한 마음은 이루 형용할 수가 없었다.

 

나는 사회에서 말하는 노인에 해당하는 나이다. 그러나 그것은 배우고자 하는 나의 열정과 배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나에게 큰 의미가 없다.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그 이유는 첫째, 배운다는 것은 지적인 면을 충족시키기도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접촉 함으로써 같은 연령대에서는 배울 수 없는 지식과 지혜를 배우고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꼰대가 아닌 선배 시민으로서 존경받고, 존중받고자 한다면 더더욱 배우기를 힘써야 할 것이다.

 

둘째, 공부는 힘들다. 더군다나 60이 넘어서 하는 공부는 자기와의 처절한 싸움이다. 쉽게 외워지지 않는다. 많은 수고를 해야만 하다. 그래도 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더 해야 하는 것이 공부다.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배움은 외국어라고 하지 않던가? 해보니 외국어는 정말 어렵다! 그러나 해볼 만하다.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이 나이에 무엇이 두려우랴! 다만 게으름이 문제가 될뿐.

 

앞으로의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삶이자세는 어떠해야할지 공부를 통해 배워보자. 자신이 오래전부터, 아니 어릴 때부터 무엇을 하고 싶고, 배우고 싶었는지 생각해봄과 동시에 실행에 옮기자. 그러나 졸업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평생 배운다는 것에 뜻을 두고 도전해보자.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은가? 아니면 내가 누구인지 알고 싶은가? 어떤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인지 알고 싶은가? 이 모든 문제의 적합한 답은 우리 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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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jh1***
    우리를 배움을 위해서 이 땅에 태어났다 라는 옛 성현의 말씀을 가슴 깊이 간직하며 이 곳 방송대에서 그 미션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한 학기가 시작되는데 모두들 또 열심히 해 봅시다. 열심히 하는 모든 학우님들께 굿박수를 쳐드립니다.굿! 굿! 구~~~웃!!!
    2024-02-07 20:52:18
  • vict***
    가르치고 기른다는 말 곧 교육은 신이 주신 인간만의 특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특혜를 스스로 갈고 닦지 않는다면 인간은 더 이상 성장할 수 없으며 태어날 때의 미숙한 상태로 머물게 될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평생교육의 요람 방송대를 사랑합니다^^
    2024-02-05 14:49:13
  • wjsd***
    방송대에서 국문학과 졸업, 다시 농학과 졸업반 배우는 것이 생활의 일부다. 다시 무슨 학과를 선택할까 고민중이다. 안중근 의사 말씀 하루라도 한줄의 글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친다.
    2024-02-05 09: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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