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집으로 오는 버스 안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여성 승객이 양손에 비닐봉지 꾸러미를 들고 버스에 오르면서 지갑을 뒤지더니 요금 투입구에 5천원권 지폐를 넣으려고 하자 운전기사가 제지하면서 넣지 말고 그냥 들어가라고 했다. 버스가 출발했음에도 그 승객은 요금함 부근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채로 차창 밖을 보며 계속 서 있었다. 그런데 그 여성분이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을 때 조금 전에 그 5천원권을 요금함에 넣고서 내리려고 하는 것이었다. 그것을 본 운전기사가 ‘넣지 말라고 했는데 왜 넣었냐, 잠깐만 기다리라’라고 하더니 정류장에 버스를 정차한 채로 벌떡 일어서서 운전석 옆에 걸어둔 자신의 겉옷에서 지갑을 꺼내어 천 원짜리 석 장과 요금함에서 차액인 동전을 꺼내어 그 여성에게 건네주었다. 그 모습을 보고서 나는 ‘고의적일 수도 있다’고 순간 생각한 것에 대해 정말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교통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 승객과 같은 상황이 충분히 올 수 있었을 일임에도 경솔하게 생각했던 것이 부끄러웠다. 순간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다. 물론 교통카드를 확인하지 못하고 혹은 교통카드가 없음에도 잔돈을 준비하지 못해 5천원권을 낸 승객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런 상황에 대비해 거스름돈을 사전에 준비해야 할 버스 회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물론 요즘 대부분의 버스 승객이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추세이고 현금을 내는 고객은 거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누구나 그 여성과 같은 상황을 겪을 수 있는 것이다. 버스회사나 운전기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수고스럽고
번거롭겠지만 어쩔 수 없이 5천원권이나 1만원권을 버스요금으로 제시하는 승객을 위해서 1천원권 지폐를 상시 비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잘못된 선입견을 품었던 그날의 나 자신을 반성하면서, 우리 모두가 앞으로는 이처럼 작은 일이지만 본의 아니게 곤란한 상황에 처한 사람이 발생하면 당사자의 처지에서 한 번쯤 고려해보고 더 배려해 줄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우리의 삶이 더 밝고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