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저탄소 다이어트 어때요?

곳곳에서 도입하고 있는 ‘저탄소 다이어트’는 과연 어떤 효과가 있을까. 일상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일까. 식품영양학자인 김동우 교수(생활과학부 식품영양학 전공)를 만나 전문가의 진단을 들었다. 김 교수는 “초가공식품의 섭취 증가는 다양한 만성 생활습관형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은 개인의 건강과 지구의 환경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저탄소 다이어트의 관점에서는

육류 및 유제품의 섭취를 줄이고,

로컬푸드 직매장과 같이 운송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

주간 식사계획에 따라 필요한 식료품만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근래 포스코나 SK 등 대기업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같은 기관에서 ‘저탄소 다이어트’를 도입해 직원 식단 구성을 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지구온난화의 주범 중 하나가 됐다는 인식이 전제돼 있습니다. 식품영양학 전공자로서 선생님이 보시기에 이런 식이요법은 꾸준히 생활 속에서 실천 가능한 방안일까요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이 복잡해질수록 저탄소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공되지 않은 자연 상태의 농·축·수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저탄소 다이어트를 실천하는 방법 중에 하나입니다. 다만, 가공식품이 주는 편의성을 일정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식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개인의 노력이 반드시 추가돼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균형잡힌 식생활 유지를 위해 추가해야 하는 개인의 노력은 어떤 것일까요
예를 들어 같은 김밥이라고 하더라도 재료들을 직접 준비한 후 가정에서 만든 김밥이, 포장해 판매하는 가공 김밥보다 식이섬유도 풍부하고, 당류 및 나트륨 함량도 낮습니다. 이와 같이 저탄소 다이어트는 영양적·환경적으로는 우수하지만, 개별 식재료들을 준비하는 과정이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개인들에게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에서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 그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시간적인 여유를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밀키트나 외식이 확대되면서 ‘집밥’을 먹는 일도 줄어드는 것 같습니다. 가공식품이 넘쳐나는 시대인데, 저탄소 다이어트가 말하는 육식을 덜 하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한다고 하면, 어떻게 구성하는 게 영양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수 있을까요  
육류 섭취가 많은 사람의 경우 채식 위주의 식사를 영위하는 사람들에 비해 온실가스 발생량이 2~3배가량 높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따라서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저탄소 다이어트의 측면에서는 확실히 효과적입니다. 채식 위주의 식사에서 우려되는 영양소 중 하나는 단백질인데, 콩류에서 얻을 수 있는 단백질과 유사한 수준의 단백질을 쇠고기로부터 얻는 경우 온실가스 발생량이 약 90배 이상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가장 손쉬운 접근은 가공육, 적색육의 순으로 소비를 줄이고 이를 생선류나 두부류(콩류) 등으로 대체하는 것입니다. 다만,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에는 육류·우유류의 제한을 하지 않는 국가들도 있으므로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로컬푸드와 계절음식 먹기를 큰 돈 들이지 않고 식단에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요
일반인의 시각에서는 로컬푸드가 가격이 더 비싼 것으로 비쳐질 수 있겠지만,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의 시장 조사 결과를 확인해보면 오히려 가격이 더 저렴한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전국에 분포하는 로컬푸드 직매장의 위치를 잘 확인해 내 주변에서 가까운 곳 위주로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성인기준 하루 과일 2~3회 분량을 권장하고 있으므로, 계절 과일은 구입 가능한 예산 범위 안에서 선택해 섭취하도록 합니다.

저탄소 다이어트도 역시 식단을 짜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보니, ‘남는 음식물’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요. 결국 집에서 음식들이 낭비된다면 ‘저탄소’ 의미도 퇴색할 듯합니다. 탄소 습격자인 음식물 쓰레기는 세계적인 골칫거리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만 줄일 수 있어도 환경에 기여하는 바가 클텐데요. 멋진 식단도 중요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양산하지 않는 식단 구성 같은 게 있을까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간 식단계획을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되며, 이에 기반해 적정량의 식료품을 구입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특히 구매한지 오래돼 냉장고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식품들의 경우, 해당 식품으로 조리할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 등을 검색해 미리 소진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는 냉동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장기 보관하는 것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봅니다.
출처=보건복지부·한국영양학회,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 활용연구」, 2021.
저탄소 다이어트를 제안하는 이들은 개개인이 일상생활에서 생활 식습관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오래 이어갈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식습관은 어떻게 관리하는 게 좋을지 궁금합니다
육식과 채식, 자연식품과 가공식품 등과 같이 서로 대비되는 위치에 자리매김한 것들 중 어떤 것이 더 우월한지 반드시 밝혀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습관은 나의 기존 식생활을 먼저 파악한 후 적절하지 않은 습관을 하나씩 수정해 나가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지속가능합니다. 자연식품 위주로 섭취하라는 것이 가공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내가 현재 섭취하고 있는 과도한 가공식품 중 하나를 자연식품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게 좋겠습니다. 저탄소 다이어트의 관점에서는 육류 및 유제품의 섭취를 줄이고, 로컬푸드 직매장과 같이 운송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해 주간 식사계획에 따라 필요한 식료품만 구입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최근 들어 NOVA 분류체계, 즉 모든 식품을 가공정도에 따라 4단계(자연식품-가공식재료-가공식품-초가공식품)로 구분하는 방식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4단계인 초가공식품의 섭취 증가는 다양한 만성 생활습관형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따라서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은 개인의 건강과 지구의 환경 모두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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