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졸업, 또 다른 시작을 응원하며!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은 
스스로 한계를 긋지 않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내고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바야흐로 졸업시즌이다. 졸업은 그동안의 학업에 대한 노력과 성취를 기념하는 의미가 크지만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른 세계로의 ‘또 다른 시작’이라는 의미가 더 크다. 실제로 졸업식을 영어로 ‘commencement’라고 하는데, 졸업식 외에 ‘시작’이라는 뜻이 있음은 우연이 아니다. 이번 커버스토리의 주제는 ‘졸업’이다. 1면에서는 방송대 졸업식의 모습을 전하고, 2면에서는 눈에 띄는 이색적인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3면에서는 졸업식 현장 사진을 담았다. 올해로 창간 5주년을 맞는 방송대학보〈KNOU 위클리〉는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도전해 ‘졸업’이라는 결실을 이룬 모든 방송대 학우들과 대학원 원우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
 
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이효리의 졸업사
 
졸업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유명인들의 졸업사다. 가수 이효리가 지난 14일 모교인 국민대에서 선보인 솔직한 졸업사가 연일 화제를 모았다.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인 그는 특유의 솔직한 화법으로 “대학을 졸업하는 데 8년이나 걸린 제가 여러분 앞에서 떠들 자격이 있나 싶지만….” 이라고 말하거나 “여러분께 별로 연설을 늘어놓고 싶지 않다”라고 말한다. 그 이유 또한 파격이다. “여러분도 어차피 안 들을 거잖아요. 사랑하는 부모님의 말도, 제일 친한 친구의 말도, 심지어 공자, 맹자, 부처님 같이 훌륭한 성인들이 남긴 말도 안 듣는 우리가 뭐 좀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데 들을 이유가 있습니까”라고 말한다. 
 
졸업사의 끝 또한 쿨하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말을 귀담아듣지 말라며 자신의 히트곡 「치티치티 뱅뱅」 노래를 선보인 화끈함은 이효리다움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효리의 졸업사 중에 회자하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다음과 같다.
 
 “여러분들, 마음 가는 대로 사세요. 여러분들을 누구보다 아끼고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들어야 하는 건 여러분 자신의 마음의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보다 뭔가 나아 보이는 멋진 누군가가 멋진 말로 나를 이끌어 주길, 그래서 나에게 깨달음을 주길, 그래서 내 삶이 조금 더 수월해지길 바라는 마음 자체를 버리십시오. 그런 마음을 먹고 사는 무리들이 이 세상에는 존재하니까요. 그런 무리의 먹잇감이 되지 마십시오”라고 말한다. 가르치려 들거나 멋진 말로 포장하려 하지 않는 그의 쿨한 졸업사는 사람들에게 여운을 남기거나 혹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방송대 학우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방송대 졸업식, 그 열기 속으로
 
20일 오후 3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2024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이 열렸다. 이날 학사 1만5천593명, 석사 232명, 프라임칼리지 237명 등 총 1만6천62명이 학위를 받았다. 학위수여식은 방송대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행사에는 고성환 총장을 비롯해 손현례 제28대 전국총동문회장, 류준상 전 방송대운영위원장, 동문인 강숙자 전 국회의원, 구윤철 석좌교수, 장재진 KNOU리더스클럽 회장, 박준희 아이넷방송 회장 등이 참석했고,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전해왔다. 
식전 공연으로 동대문구립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연주와 미디어퍼포먼스팀의 화려한 공연이 열렸다. 불이 꺼진 후 시작된 미디어 퍼포먼스팀의 공연은 「강남스타일」 등의 신나는 음악과 함께 로보캅의 동작을 시연하거나 레이저빔을 쏘면서 화려하게 진행됐다.  이후 웅장한 오케스트라 행진곡에 맞춰 고성환 총장과 교수단이 입장했다. 사회는 윤희정 아나운서가 맡았다. 
 
졸업식은 1부 학위수여식 본행사와 2부 축하 공연으로 진행됐다. 1부는 △개식 및 국민의례 △내빈소개 △학사보고 △졸업증서 수여 △시상 △졸업식사 △축사 △졸업생대표 사은사 △교가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조시현 원우(실용영어학과)가 대학원 졸업생 대표로, 이영미 학우(중어중문학과)가 학부 졸업생 대표로 단상에 올랐다. 졸업식 학생 대표들에게는 꽃다발과 함께 학위복을 챙겨입은 곰인형 ‘유노베어’를 증정했다. 
단상에서 고성환 총장이 졸업생 대표 학우의 학사모 수술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자, 올림픽홀을 메운 졸업생들도 함께 학사모 수술을 옮기면서 졸업을 기념했다. 시상식 수상자는 대학원 △최우수상 설준호(경영대학원) △평생학습상 권희숙(문화창작콘텐츠학과) △논문우수상 서미경(농업생명과학과) △성적우수상 강혜진(환경보건시스템학과) △공로상 김미순(경영대학원), 학부 △최우수상 이현승(경제학과) △학과 최우수상 신용선(국어국문학과), 장명석(법학과), 이준건(통계·데이터과학과), 임경옥(교육학과) 프라임칼리지 △성적최우수상 우효린 첨단공학부(AI전공) △평생학습상 시니어우수학습자 부문 이정순(문화교양학과)·곰두리 부문 박형래(사회복지학과)·청년부문 유림신영(영어영문학과) △공로상 예완해(농학과) 등이다.
 
고성환 총장은 졸업축사를 통해 "오늘 졸업하는 여러분들은 우리 대학을 다니는 동안에 또 하나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든 분들입니다. 여러분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인 것은 여러분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공부를 마쳤기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한계를 긋지 않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내고 이겨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주 잘해 내셨습니다. 저와 우리 교직원들은 이제부터 여러분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맨 앞에 서 있기를 온 마음으로 응원하겠습니다"라면서 "시상식에서 졸업생 대표들에게 곰돌이 인형을 하나씩 줬습니다. 마음에 드시죠? 책상이나 TV 옆에 놓아두시고 여러분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기억해 두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 졸업생 호명하며 축사
 
윤석열 대통령도 영상 축사를 통해 "꿈과 배움을 향한 열정은 어떠한 환경과 어려움도 극복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배움에는 나이도 없고 한계도 없음을 여러분 모두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81만3천명의 동문들과 함께 우리 사회 곳곳에서 역량을 발휘하며 대한민국을 빛내주시길 바랍니다”라면서 김영주, 최은신, 김현정 학우를 직접 호명한 뒤 1만6천여명 졸업생 모두의 노력을 격려했다. 
 
컴퓨터과학과를 졸업하는 서평일 제41대 전국총학생회장은 “교수님들의 교훈 하나하나가 앞으로의 길잡이가 되어 아프고 지칠 때 언제나 마음속에 힘이 될 것입니다. 저희가 교수님들께 배웠던 것들이 학문적 지식만은 아닙니다. 더 큰 세상을 위한, 더 높이 날기 위한 과정을 저희는 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손현례 전국총동문회장은 “졸업장은 그 자체가 여러분이 쓰신 성공신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족, 교수님, 학교 교직원, 그리고 여러분들과 함께 있는 동기들이 함께였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격려했다. 
 
2부는 초청 가수들의 축하 공연으로 진행됐다. 소찬휘 가수가 「come on」,「그것만이 내 세상」,「티얼스」등을 열창하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서 그룹 GOD의 메인보컬 김태우 가수가 무대에 올라「촛불하나」「하이하이」「사랑비」「길」등을 부르며 방송대 졸업생들에게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특히 지난 학위 수여식과 달리 고성환 총장과 교수들이 졸업생들과 함께 장내에 자리를 만들어 함께 ‘졸업의 의미’를 음미하고 소통하려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교수들도 출연 가수들의 노랫말을 따라 한껏 함성을 외치며 분위기에 동참했다. 
방송대 학위복을 입은 '유노베어'
끝으로 사회자가 “방송대”라고 외치자 졸업생들은 “화이팅”을 힘차게 외치며 석사모와 학사모를 머리 높이 위로 던지면서 90분여의 졸업식 행사는 막을 내렸다.
졸업식 현장에서 만난 학우들
20일 오전부터 방송대 대학본부에 설치된 포토존에는 학위복을 입고 사진을 촬영하는 학우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생활과학부에 입학해 잠시 휴학 중인 아내를 대동한 81세의 장재율 학우(교육학과)는 “아이 셋을 대학원까지 보냈는데, 저의 교육 방식이 제대로 된 것인지 알기 위해 2020년 교육학과에 입학해서 4년 만에 졸업하게 됐습니다. 방송대 공부를 통해 교육과 삶의 의미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게 돼 기쁩니다. 다시 또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2학기쯤에 일본학과에 도전하려고 합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 공원 올림픽홀에서도 2024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을 3시간여 앞둔 시각부터 졸업식장 주변에는 학위복을 입고 사진을 찍으며 졸업의 기쁨을 나누는 학생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지방에 거주하는 학생임에도 서울 졸업식에 참여하기 위해 상경한 학우들도 많았다. 부산에서 새벽부터 차를 타고 390여km를 달려 이곳 졸업식에 참여한 만학도 71세 문일천, 61세 장은수, 69세 김광수 학우를 만났다. 경영학과 공부를 4년 동안 함께 하면서 친해진 뒤 법학과 3학년에 동시 편입해 이번에 법학과를 함께 졸업하는 단짝 친구들이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부산에서도 학위전수식을 할 수 있지만 서울에서 꼭 참여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함께 졸업할 수 있게 돼 더 할 수 없이 기쁩니다. 또 배울 수 있는 게 있으면 도전하려 합니다. 법학을 배우고 나니 보이는 것이 다르더군요. 기업 경영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고요. 방송대는 열정만 있다면 배울 수 있는 곳이니 후배들도 꼭 도전하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전남 고흥 초등학교 동창인 두 절친도 눈에 띄었다.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다시 사회복지학과에 도전해 졸업하는 송경순 학우와 지난해 경제학과(무역학과 복수 전공)를 졸업한 신정순 동문이다. 송 학우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라 줌으로 졸업식을 했는데, 그게 마음에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졸업식장에서 제대로 졸업하고 싶어 사회복지학과 3학년에 편입해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이번에 졸업합니다”라고 말했다. 신정순 동문은 그의 권유로 경제학과에 입학해 코스모스로 지난해 여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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