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방방톡톡 - 서울지역대학]

강동우 농학과 4

2014년 여름이었다. 다시 공부를 하려고 용기 냈던 때, 말이다. 상대적 궁핍은 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지, 절대적 부유는 어째서 사람을 더 지독하게 만드는지 알고 싶었다. 가난한 공부를 지독한 듯 흉내 내어 하다 보면 그 중간 어디쯤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경영학을 공부하면 궁핍과 부가 적절히 만나는 지점을 알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서로가 가진 생의 무게를 나눠 가지게 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대학 경영학과에 문을 두드렸다. 학교는 멀었다. 시내 근처에 집이 있어 달서구에 위치한 대구·경북지역대학까지 가려면 대중교통으로 한 시간은 가야 했다. 그마저도 두어 번 환승을 해야 학교 정문에 다다를 수 있었고, 보통 많이 걸었다.
시험기간,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마음 편하게 공부하고 싶어 찾아간 열람실은 불편했다. 짙은 갈색으로 니스칠 된 칸막이 책상과 의자. 족히 20년은 되어 보이는 시간이 그대로 책상과 의자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 공간은 더욱 어두워보였다. 해서 출석수업이 있을 때만 겨우 찾아가는 형편이었다. 대학 건물이 물리적으로 먼 것만큼 학교를 향한 마음도 원격이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에서 일하면서 지난해 농학과에 다시 편입학했다. 경영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졌던 의문에 대한 해결책 혹은 타협점을 사회적 농업으로 풀 수 있을 것 같았다. 반짝이는 자본이 베풀어주는 시혜 혹은 취미활동만으로는 서로의 짐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어서, 책임감 있는 국가와 땅을 근간으로 꽃향내 나는 사람들이 필요하며 그것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출석수업을 위해 찾아간 서울지역대학은 대구·경북지역대학에 비해서 위치나 시설 면에서 매우 훌륭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그것은 예전에 나지 않던 화장실 악취 때문만도 아니고, 학교 출입허용 시간이 줄어든 이유 탓만도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깜깜한 절망을, 가난을 도둑맞고 나서 비로소 느꼈다고 한 박완서 선생의 글이 스치는 것은 가난을 흉내내고 기만하는 부자가 떠올라서가 아니라 어쩌면 사소한 것 하나에도 상처받는 연약한 삶들, 미세해 잘 보이지 않으나 그게 전부인, 연약한 존재를 향한 진심 어린 배려와 마음이 보이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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