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프리즘]

김엘림 법학과 교수

최근 미투운동의 영향으로 성희롱에 대한 법적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천정배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2018년 3월에 국회에 제출된 「형법」개정안은 ‘지속적인 성적 언동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조항을 두었다.
이러한 추세에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서울대 로스쿨 교수)’은 “‘지속적 성희롱’의 경(輕)범죄화 제안”이란 글을 <법률신문>의 연구논단에 2018년 8월 말에 기고하여 제동을 걸었다, 이 글의 요지는 성희롱은 타인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이므로 이에 대한 인식전환과 대처방안 마련이 필요하지만, 성폭력범죄와 불법성에 있어서 현격한 차이가 있는 경미한 행위이므로 원칙적으로는 형사처벌 해서는 안 되고 민사적 또는 행정적으로 제재하여야 하되,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경범죄 처벌법」에 ‘지속적 성희롱’을 표제로 한 조항을 신설하여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와 같은 가벼운 형사제재를 추가하자는 것이다. 그의 성희롱론은 2003년에 저술한 『형사법의 성편향』이란 책의 ‘성희롱의 범죄화 문제’라는 부분과 거의 동일하다.
그런데 그 사이에 성희롱에 관한 논의와 법 및 판례는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현재의 보편적 성희롱론은 성희롱은 업무와 관련하거나 지위를 이용하여 상대방이 원치 않는 성적 언동을 하여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특성을 가지므로 업무형 또는 권력형 성폭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행태에 성폭력범죄도 포함된다는 것이다. 또한 성희롱은 성적 언동을 거부한 것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점과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점에서 성을 이유로 합리적 이유 없이 불이익을 주는 성차별에도 해당된다고 보는 것이다. 그는 “여성주의 운동 또는 여성계”에서 모든 행태의 성희롱을 형사처벌 하자는 주장이 제출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성희롱의 행태가 성폭력범죄에 해당되거나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 처벌하자는 주장이 있을 뿐이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 교수나 상사가 취약한 지위를 가진 학생이나 근로자에게 오랜 기간 반복적으로 성적인 언동이나 요구를 하는 상황을 진보적 학자라는 그는 왜 가장 가벼운 제재인 경범죄로 처리하자고 할까? 과연 그러한 제재로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까? 보수적인 대법원도 2018.4.12.의 판결 이후 성희롱 관련 소송의 심리를 할 때에는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여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적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그는 논문 말미에 “이 글의 주장은 필자가 학자로서 제기하는 것이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제기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라고 하였지만, 언론들은 ‘조국 민정수석’의 글로 보도하였다. 권력구조의 핵심에 있는 그의 성희롱론이 성희롱의 법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공직자들을 주춤하게 하고 성희롱에 관한 사회적 경각심을 흐리게 하지 않을까 우려를 하게 된다.


대법원 판결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 고려해 성인지적 감수성 잃지 않아야’

0좋아요 URL복사 공유
현재 댓글 0
댓글쓰기
0/300

사람과 삶

영상으로 보는 KNOU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
  • banner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