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재욱 교수·정보통계학과
1999년의 일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 순방길에 오르면서 한국의 경제가 성장한 것을 내심 자랑하고 싶어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본에 가서 깨달은 것은 한국의 수출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일본에서 특히 더 많은 정밀부품과 소재를 수입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김 대통령은 한국에 돌아와서 ‘한국의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이제 정밀부품이나 소재를 선진국에서 수입하지 않고 국산화하라는 것이었다.
이에 정부에서는 「부품·소재전문기업의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을 만들어 가공금속, 기계부품, 기초금속, 섬유소재, 자동차 부품, 전기 및 전자 부품, 화학소재 등의 분야에서 600여 개의 품목을 정하여 2008년까지 신뢰성 향상 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기술 및 생산 분야의 많은 연구원이 신뢰성 기반을 다지기 위해 우리의 세금으로 항온항습기 등의 신뢰성시험장비를 갖추고, 각 연구원마다 신뢰성센터를 설치하여, 기업들이 제품을 그저 만드는 데에만 급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좀 더 정교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600여 개의 품목에 대해 ‘신뢰성표준’을 만들어 다른 기업들도 똑같이 신뢰성 높은 품목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2008년 이후부터 정부는 신뢰성향상사업을 산업체에 확산시키기 위해 ‘부품이나 소재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들고 신뢰성평가를 통해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기업에 우리의 세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실시한 이런 신뢰성사업이 20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과연 정밀부품과 소재에 대한 국산화는 그 동안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반도체 장비와 재료의 경우 국산화율은 20년 전의 12%와 56%에서 18%와 48%로 별 차이가 없다. 물론 국산화율이 높아야 우리나라의 산업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국산화율이 낮아도 중요한 부품이나 소재가 국산화되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비행기를 생산하는 데 미국 내 국산화율이 100%가 될 것 같은가? 아마 10%도 채 안 될 것으로 짐작한다. 즉, 비행기에서 아주 중요한 구성요소 이외에는 시키는 대로 일을 잘하는 제3국에 외주를 줘서 외주관리(supply management)를 하고, 자기네들은 비행기의 안전과 운항에 직결된 엔진 같은 것만 만든다. 따라서 정부나 신문지상에서 언급하는 피상적인 국산화율은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따지는 데 좋은 잣대가 되지 못한다. 어차피 우리나라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일부 부품이나 소재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한일무역 분쟁을 계기로 정부, 연구원, 대학 등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연구원과 대학에 있는 자원을 이용하여 대한민국의 신뢰성체계를 구축했지만 아직도 정밀부품이나 소재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 이제 장비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과 소재에 대해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에 신경 쓸 때가 아니고 극히 일부를 국산화하더라도 부가가치와 진입장벽이 높은 정밀부품이나 소재에 대해 국산화를 할 때이다.
이런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다. 각 분야의 사람이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여 뭔가를 만들어내며, 이런 것들을 모아서 같이 하나의 큰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때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전문지식을 존중하며, 협력해나가는 사회적 풍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우리끼리라도 같이 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되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부품·소재전문기업의육성에관한특별조치법」을 만들어 가공금속, 기계부품, 기초금속, 섬유소재, 자동차 부품, 전기 및 전자 부품, 화학소재 등의 분야에서 600여 개의 품목을 정하여 2008년까지 신뢰성 향상 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기술 및 생산 분야의 많은 연구원이 신뢰성 기반을 다지기 위해 우리의 세금으로 항온항습기 등의 신뢰성시험장비를 갖추고, 각 연구원마다 신뢰성센터를 설치하여, 기업들이 제품을 그저 만드는 데에만 급급하던 것에서 벗어나 좀 더 정교하게 생산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그리고 연구원들은 600여 개의 품목에 대해 ‘신뢰성표준’을 만들어 다른 기업들도 똑같이 신뢰성 높은 품목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2008년 이후부터 정부는 신뢰성향상사업을 산업체에 확산시키기 위해 ‘부품이나 소재를 좀 더 정교하게 만들고 신뢰성평가를 통해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기업에 우리의 세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실시한 이런 신뢰성사업이 20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하다. 과연 정밀부품과 소재에 대한 국산화는 그 동안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반도체 장비와 재료의 경우 국산화율은 20년 전의 12%와 56%에서 18%와 48%로 별 차이가 없다. 물론 국산화율이 높아야 우리나라의 산업이 경쟁력이 있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국산화율이 낮아도 중요한 부품이나 소재가 국산화되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비행기를 생산하는 데 미국 내 국산화율이 100%가 될 것 같은가? 아마 10%도 채 안 될 것으로 짐작한다. 즉, 비행기에서 아주 중요한 구성요소 이외에는 시키는 대로 일을 잘하는 제3국에 외주를 줘서 외주관리(supply management)를 하고, 자기네들은 비행기의 안전과 운항에 직결된 엔진 같은 것만 만든다. 따라서 정부나 신문지상에서 언급하는 피상적인 국산화율은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따지는 데 좋은 잣대가 되지 못한다. 어차피 우리나라도 선진국으로 진입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일부 부품이나 소재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한일무역 분쟁을 계기로 정부, 연구원, 대학 등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연구원과 대학에 있는 자원을 이용하여 대한민국의 신뢰성체계를 구축했지만 아직도 정밀부품이나 소재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멀다. 이제 장비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과 소재에 대해 국산화율을 높이는 데에 신경 쓸 때가 아니고 극히 일부를 국산화하더라도 부가가치와 진입장벽이 높은 정밀부품이나 소재에 대해 국산화를 할 때이다.
이런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성과 집단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이다. 각 분야의 사람이 자신의 분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여 뭔가를 만들어내며, 이런 것들을 모아서 같이 하나의 큰 작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때 어떤 나라도 우리나라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작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로의 전문지식을 존중하며, 협력해나가는 사회적 풍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결국 우리끼리라도 같이 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