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는 무엇일까’ 이성희 공주대 교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교실: 지속가능한 발전과 유아교사의 역할」 특강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연주와 인공지능 피아니스트 ‘비르투오소넷’의 연주를 듣고 구별해내는 것으로 시작됐다. 다행스럽게도 학우들은 인공지능의 연주와 구별해 인간의 연주 소리를 잘 찾아냈다.
AI가 예술의 영역까지 침범한 현실에서 시작한 강의는 코로나 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전쟁, 기후변화 속에서의 교사의 역할 논의로 확장됐다. 이성희 교수는 “어린이들이 기후변화 위험에 노출돼있고 전쟁으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불확실하고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지만 아이들에게 교육을 통해서 살아갈 만한 세상이 되도록, 세상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교사의 책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미래세대의 중심인 아이들이 포용, 존중, 배려, 공동체 가치 강화 등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성희 교수는 세계 다포스포럼에서 미래 역량으로 제안한 ‘비판적 사고능력(Critical thinking), 창의성(Creativity), 의사소통능력(Communication), 협업능력(Collaboration)’ 등의 4C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사들이 ‘삶과 배움의 연계’와 ‘지속가능발전 교육’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아이들이 일상생활 안에서 호기심 있는 것들을 배울 수 있게 연결해줄 때 아이들은 잘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은 북을 치면서 소리와 재질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것을 배우고 범주화를 배운다”라고 말했다.
강의의 주제인 지속가능한 교육(ESD)을 강조하며 수업에서 실제로 활용했던 다양한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창고에 버려져 있는 의자에 물감을 칠해 예쁜 꽃 화분의 받침으로 재활용하고, 아기 욕조와 분유통에 흙을 채우고 꽃을 심어 예쁜 화분을 완성한 아이들이 도심 속 정원을 만들어가는 ‘게릴라 가드닝’의 과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자세히 제시하기도 했다. 정원을 만들어가는 동안 아이들이 재활용의 가치와 예술 활동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씨앗을 심고 들풀을 관찰하거나 아보카도나 파프리카의 씨를 물에 담가 싹이 나는지 보고, 요리하고 남은 당근 밑둥을 키우는 등의 수업 활동도 소개했다.
이 교수는 또 교사가 쉽게 간과하게 쉬운, 아이에게 놀이의 주도성을 가르친다는 명목으로 자원을 낭비하고 있지 않은지 교사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에게 놀이의 주도권을 주느라 종이를 지나치게 낭비하기 쉬운데, 다 쓰고 남은 종이로 딱지를 만들거나, 종이를 함께 분류하며, 종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공부할 수도 있다.”
이 교수의 이날 강연의 핵심은 다음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다. “교사 역시도 삶 안에서 윤리적이고 총체적으로 생각하고 도전해야 한다. 선생님이나 좋은 어른들로부터 아이들이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 힘을 배울 수 있다면 어린이들이 미래를 충분히 이끌어나갈 수 있다.”
이튿날 한건환 전 중부대 교수의 「TCI를 통한 유아교사의 인성과 자질」 강연도 많은 관심을 받았다. 강의에 참석한 학생들 모두 사전에 TCI 검사를 받은 뒤 개별적으로 기질과 성향 등을 분석한 결과지를 이날 수령해 유아 교육을 위한 자기 분석의 토대로 삼기 위한 목적이었다.
TCI 검사는 5지 선다형 질문으로 이뤄져 있다. 예를 들면, 자극을 추구하는 경향에 대해 관습적 안정성, 탐색적 흥분, 심사숙고, 질서정연, 자유분방 등의 성향으로 진단해 유아 교사로서의 인성과 자질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영진 전국연합회장은 “어떻게 하면 교사다운 교사가 될 수 있을지에 도움이 되는 자료다. 학생들이 개인별로 분석한 결과지를 받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과 교수님과 지역대학 회장단 회의를 통해 교육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로 구성하기 위해 협의를 거친 내용”이라고 말했다.
세종=고서정 기자 human84@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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