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20세기가 21세기에게 _ ④ 사회학

김백영 광운대 교수·사회학 :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사회학회 편집위원, 연구이사, 국제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사회회사회학 부회장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지배와 공간, 사회학/역사사회학(공저), 서울사회학(공저) 등이 있다.

사회학에게 있어서 20세기는 무엇이었을까? 혹은 20세기 사회학이 남긴 학문적 유산으로부터 지금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주지하다시피 사회학은 시민혁명의 아우성과 산업혁명의 굉음 속에서 태어난 ‘근대의 아들’이다. 마법사 군주의 카리스마와 전통적 마을 공동체의 온정주의, 목가적 전원생활의 낭만주의를 차디찬 계산 합리성과 상품-화폐 관계의 얼음물 속에 형해화시켜 버린 전지구적 자본주의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사회학은 잉태됐으며, 근대적 계급 갈등의 격화와 사회 모순의 표출, 합리화 과정의 역설에 의해 초래된 관료제의 지배와 인간 소외, 반복되는 아노미와 사회 해체의 위기 국면 속에서 사회학은 근대사회의 고질(痼疾)을 진단하고 응급처방을 제시하는 새로운 주치의로서 학문적 권위를 확보하게 됐다.


격변의 시공간 곳곳에서

이처럼 사회학은 마르크스, 베버, 뒤르켐으로 대표되는 고전사회학의 거장들이 쌓아놓은 (원대하고도 심오하지만, 역사적으로 일천할뿐더러 정리되지 않아 난삽한) 학문적 유산의 상속자로서 20세기에 첫발을 내디디게 된다. 논의의 효율을 기하기 위해 20세기 세계사의 복잡다단한 흐름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우여곡절로 간단히 정리해 보자. ① 19세기 자유주의적 질서의 파국으로부터 양차 세계대전이라는 전대미문의 인류사적 대재앙이 초래되다. ② 전간기의 ‘거대한 변환’(사회주의 혁명과 국제공산주의 운동의 대두, 파시즘과 군국주의화의 광풍, 뉴딜정책과 수정자본주의의 등장)을 거쳐 전후 국제적 세력 균형을 바탕으로 한 냉전 체제가 수립되다. ③ 케인즈주의-포드주의적 축적체제가 안정화되면서 세계 자본주의가 황금기를 맞아 전 세계로 팽창하다. ④ 몇 차례의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복지국가의 꿈과 조직화된 자본주의의 이상은 약화되고, 탈냉전과 더불어 신자유주의적 글로벌화 시대를 맞이하다.
이처럼 파란만장했던 ‘극단의 시대’의 결정적인 역사적 장면들 곳곳에 20세기 사회학은 다양한 목소리로 자신의 현존재를 아로새겨 놓았다. 자유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민족주의, 파시즘, 케인스주의, 신자유주의, 그리고 아나키즘, 페미니즘, 탈식민주의의 사상과 이념, 운동과 정책이 대립해 논전을 벌이는 사회적 전장 곳곳에서 사회학은 변화 또는 질서를 추구하는 다종다양한 사회집단들의 표면 혹은 이면에서 자유자재의 변신술로 그 모습을 드러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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