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천지역대학, 서해당 1일 명사 초청 특강

방송대 인천지역대학(학장 강상준)과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지난 10일 오후 2시 30분부터 6시까지 인천지역대학 7층 서해당에서 ‘서해당 1일 명사 초청 특강’을 공동주최했다.
인천지역대학이 처음으로 개최한 서해당 1일 명사 초청 특강(이하 명사특강)에는 인천지역대학 학우들을 비롯해 학부모, 교직원, 일반 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1강은 고성환 총장의 「내 생애 최고의 시간은 지금!」, 2강은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의 「경제학자의 눈으로 읽는 인문학」으로 진행됐다.

시민사회로 나온 ‘읽걷쓰’의 문제의식
특히 이번 명사특강은 ‘인문학으로 세상을 읽걷쓰하다’라는 기획의 하나로, 인천지역대학과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지난 5월에 맺은 업무협약에 따른 ‘읽걷쓰(읽기, 걷기, 쓰기)’ 연계 사업으로 마련됐다. 단순한 텍스트 읽기를 넘어 다양한 시각으로 세상을 읽고, 자기 주도적 삶을 살기 위한 방편으로 ‘읽걷쓰’를 시민사회 문화운동 차원으로 확장하고 있는 인천광역시교육청의 문제의식을 방송대가 함께 공유한 셈이다.
강상준 학장은 환영사에서 “인천지역대학이 처음으로 명사특강을 준비했다. 도성훈 교육감께서 전개하고 있는 ‘읽걷쓰’와 연계한 기획이다. 특강을 수락해 주신 고성환 총장님과 박정호 교수께 감사드린다. 오늘 명사특강이 세상을 읽는 시선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도성훈 교육감은 인천광역시교육청이 왜 ‘읽걷쓰’를 교육 현장을 넘어 시민사회로 확장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면서 인천지역대학 명사특강의 의미를 짚었다.
“읽걷쓰는 즐겁게 읽고, 온전하게 경험해서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교육 활동이다. 읽걷쓰를 통해 우리 청소년들이 애기애타(愛己愛他)의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즐거운 배움의 과정이자 사유의 과정인 ‘읽걷쓰’가 온전히 시민사회에 정착해야 아이들 교육 현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 교육청이 방송대와 MOU를 맺고 함께 협력사업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평생학습의 실천자인 방송대 학우들께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실 거라고 믿고, 오늘 고성환 총장님의 특강을 저도 열심히 끝까지 듣겠다.”
“방송대에서 마음의 그릇을 더 키워주길”
첫 강연자로 연단에 오른 고성환 총장은 “오늘 이 자리가 제 인생에서 첫 강연인데, 무척 떨린다”라고 운을 뗀 뒤, ‘베푸는 삶과 마음의 그릇을 키우는 일’이 무엇인지, 베푸는 삶과 마음의 그릇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풀어나갔다.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은 자기가 가지고 태어난 마음의 그릇을 끊임없이 비워내고 끊임없이 키워가는 과정이다. 공부한 사람일수록 더 많이 마음의 그릇을 비워내고, 더 많이 키워야 한다. 교양인이란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을 나와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런 사람이 아니라 자기 마음의 그릇을 더 많이 비워내 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자리를 넓힌 사람이다. 마음의 그릇을 넓히면, 더 많이 경청하게 되고, 겸손해지고, 남에게 베풀 수 있게 된다. 베푼다는 것은 물질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남의 처지를 헤아리고, 그의 아픔을 공감하는 일도 베푸는 일이다. 여러분이 방송대에서 공부하면서 지식을 쌓아가는 동안, 마음의 그릇을 넓히고 베푸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
고성환 총장의 명사특강이 진행되는 동안, 인천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 학우들은 ‘인천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라고 쓴 손 깃발을 흔들며 응원해 눈길을 끌었다. 60대의 한 여성 학우는 “나이 들어 방송대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오늘 총장님께서 ‘교양인의 첫 번째 조건은 겸손함’이라고 말씀하신 부분이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 겸손을 아는 사람을 화두로 삼아 열심히 공부하겠다”라고 말했다.

경제학과 인문학이 만났을 때
2강 강연자로 나선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에게는 ‘현장 중심의 실사구시형 경제학자’라는 타이틀이 붙어 있다. 신산업 및 산업 정책 분야 경제 전문가로 알려진 박정호 특임교수는 ‘경제맛집 박정호 TV’(유튜브)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저서로는 『경제학자의 인문학 서재』 등이 있다.
“방송대 법학과 3학년에 재학하고 있다. 뭔가 명확하게 정책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서는 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걸 깨닫고 방송대에 편입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강연을 시작한 그는 실사구시형 경제학자답게 일본 엔화의 환율 변화를 짚어가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 미국 미디어산업의 급부상 등을 분석했다.
경제학과 인문학의 융합이란 관점에서 접근한 강연이기에 내용을 최대한 쉽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그가 전달하고자 한 핵심 메시지는 ‘엔화의 변화를 추적해 보면, 일본의 야심을 읽어낼 수 있다’,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로 100년 더 맹위를 떨칠 것이다’로 요약할 수 있다. 최근 일본의 움직임에는 한국을 지렛대 삼아 자신들이 누렸던 과거의 경제적 최대 호황을 되찾으려는 욕망이 엿보이며, 전 세계 미디어산업 시장을 석권한 미국의 빅테크기업의 영향력이 강화되면서 달러의 수명이 다시 연장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교수는 강연 끝에 ‘왜 인문학과 역사를 공부해야 할까?’라는 질문도 던졌다.
“방송대에는 좋은 교양 수업이 많다. 저도 사실 교양을 다시 들을 필요는 없었지만, 좋은 수업들이 많아서 몇 개 들었다. 우리가 왜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저 같은 사람이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할까? 저의 전공 분야는 신산업 육성과 전략자산이다. 반도체를 어떻게 새롭게 육성해야 할까? 인공지능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 지금 이런 질문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인문학은 우리 인간과 세상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긴 시계열 데이터다. 그런 것들의 흐름을 쭉 보다 보면 지금 내가 어떤 상황인지, 우리 지자체가 어떤 상황인지,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인지를 좀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토요일에 집에서 쉬거나 나들이 가지 않고 학교에 나와 인문학 특강을 듣는 여러분을 보니 인문학의 필요성을 거듭 느끼게 된다.”

강연을 마친 그에게 객석에서 다양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일본 경제의 회생 가능성,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했을 때 한국 경제 전망, 부동산과 저출산, 미국 대선과 증시 문제 등을 놓고 질문과 강연자의 대답이 오갔다.
성선희 주무관은 “첫 명사특강이라 준비에 소홀한 부분도 있지만, 학우들과 지역 주민들께서 진지하게 경청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좋은 말씀을 전해주신 고성환 총장님과, 인문학과 경제학을 융합해 세상읽기를 들려주신 박정호 특임교수께도 감사드린다. 읽걷쓰 연계 사업으로 진행된 명사특강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이어갈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인천=최익현 선임기자 bukhak@kn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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