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독자 기고

중국어로 음송하니 더없는 감동이다.
방송대 중어중문학과에서 공부한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음송할 수 있었.다


필자는 지난 5월 17일 중국에서 열린 세계유씨총회에 한국을 대표한 60여 명의 일원으로 참가할 수 있었다. 한고조 문화유적을 돌아보고, 이후에는 곡부와 태산까지 둘러볼 수 있었다.


저녁이 어스름하게 내려앉을 때쯤 패현에 있는 한원금릉호텔 세계유씨총회장에 도착했다. 호텔 입구부터 ‘유(劉)’자 깃발과 행사 기념물 등이 설치돼 한층 총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로비에서는 참석자 환영과 ‘세계유씨’ 기념 술 시음 행사를 하고 있어 오랫동안 금주하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종류별로 한 모금씩 맛을 보았는데 독한 백주가 잘 넘어갔다. 술병에는 한고조 황제의 초상과 유씨에 대한 설명, 세계유씨와 술의 내역, 유명한 대풍가 시구가 동그랗게 새겨져 있었다.


행사장 입구에는 황제 내외를 모신 마차와 병사 등이 대기하고 있었다. 중앙무대에서 기념 촬영을 한 후 행진대열을 유지하면서 황제가 탄 마차 등을 따라서 시가지를 행진하는데 더운 날씨에 홍포 등 의상을 갖추니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연도에 나와 환호하는 시민들과 어린아이들이 손을 흔드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패현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하고서도 환영하는데 무심히 걷기만 하는 것이 왠지 미안하고 고마운 생각이 들어 아리랑으로 화답했다.


대제 의식은 성대하게 치러졌다. 소녀들의 무대에 이어 무용 합창 대풍가 등에 이어 제관들이 제를 올리고 마무리된 연후에 수많은 유씨 종친들이 선조(先祖)인 한고조의 황금 동상이 있는 낙패전으로 들어가 황금 동상을 알현하고 분향을 한 후 풍현으로 이동해 선조의 동상에 예를 올리고 여러 전시물을 돌아보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니터에 대풍가 자막이 나와서 중국어로 음송하니 더없는 감동이다. 방송대 중어중문학과에서 공부한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음송할 수 있었다.


석성인 공림(孔林)은 세계문화유산으로 천년을 넘긴 울창한 향나무가 인도와 사당을 따라 늘어서 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예를 올리고 유적을 두루 살펴보고 인근의 맹림도 들렀는데 두 곳에 설치된 비석들도 문화혁명 때 훼손돼 최근에야 복원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곡부에는 주례고공기를 만든 주공의 묘가 있는데 일정상 가보지 못했다. 주문공은 나라의 통치시스템과 법전, 교육, 의례, 사상을 제정하고 시행한 정치가, 군사령관, 교육자, 과학자이며 유학의 시조 격인 인물이다. 공자는 주문공을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내가 나이가 들어 꿈속에서라도 주문공을 한번 뵈었으면 좋겠다”라고 흠모하면서 가장 이상적인 성인으로 꼽았다.


태산은 여러 지역에 걸쳐있다 보니 여러 등산코스가 있다. 필자는 케이블카를 타고 남천문 아래에서 내려 정상의 옥황정 정상을 다녀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케이블카를 이용해 남천문을 거쳐 정상을 돌아올 예정으로 방송대 중어중문학과,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국어국문학과에서 공부하고 있다.남천문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나서 자유롭게 태산의 풍광을 느껴보았다. 아쉽게도 옅은 안개가 끼어 선명한 원거리의 산수화를 볼 수는 없었다.


특이하게도 바위에 새겨진 빨간 글귀, 남산에 걸어 놓은 열쇠 같은 것인지 곳곳에 빨간색 끈을 묶어놓아 나무나 울타리가 온통 빨간색이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벽하사 근처 역대 황제들이 하늘에 제를 올렸다는 옥황정 이정표를 뒤로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서둘러 돌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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