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NOU광장   독자 기고

학년마다 무사히 넘어올 수 있었던 것은
각고의 노력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독려해 주신 교수님과 강사님

그리고 선배님들의 무한한 배려와 관심 때문이다.

학문의 끝은 어디쯤일까?


앞만 보고 달려온 길, 말없이 다가오는 졸업이 정상의 고지에서 기쁨과 희망의 깃발을 꽂을 수 있다는 것이 보배롭게 느껴진다. 태산처럼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해 하루에도 수없이 털썩 주저앉으려 했던 지난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은 왜일까?


나의 삶이 가득 담긴 실타래를 글로 풀어내고 싶었다. 입으로는 쉽게 말을 해도, 삶의 엉킨 사연들을 글로 풀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이 습작을 기틀 삼아 한 문예지에 수필로 등단하게 됐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게 됐다.


용감하게 도전은 했지만, 강의와 과제물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러버렸으며, 학기마다 시험문제를 앞에 놓고 녹이 슨 두뇌를 주경야독으로 훈련시켜야 했다.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에 하루의 일과를 시작해 부모님을 모시는 주부, 직장인, 학생이라는 일인다역의 역할을 해야만 했다.


이렇게 할 수 있도록 이끌었던 힘은 처음 굳게 먹은 초지일관의 뜻을 잊지 않고 졸업이란 종착역을 향해 쉼 없이 달리겠다는 각오에서 왔다. 안갯속 같은 희뿌연 두 눈을 수술하고, 심인성 어지럼증을 극복하며 한 장 두 장 넘겼던 손때 묻은 책장들이 나의 모습인 듯하다. 여백마다 깨알 같은 빨간 글씨가 흔적을 남기고 페이지는 누렇게 퇴색돼 아쉬움의 두께만 높아가고 있으니 마음이 숙연할 뿐이다.


너무나 가파른 길이라 오르지 못할 줄 알았었다. 끝까지 해낼 수 있을까? 두려움과 함께 시작했던 지난 4년의 세월이 눈앞에 서성거린다. 학년마다 무사히 넘어올 수 있었던 것은 각고의 노력도 있었지만, 끊임없이 독려해 주신 교수님과 강사님 그리고 선배님들의 무한한 배려와 관심 때문이다. 덕분에 4학년 1학기에 졸업 학점을 모두 이수해 마침내 졸업이란 문턱에 이르렀다. 늘 마중물이 되어 릴레이로 이어지는 ‘종로 라온하제 스터디’ 선배님들의 따뜻한 손길은 무한도전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었다.


처음 계획했던 목표를 이탈하지 않고, 최고의 지점인 졸업이라는 종점에서 올라왔던 길을 돌아보며 기쁨으로 가득 찬 희망의 깃발을 두 손 높이 흔들어 외치고 싶다.


삶과 지식은 누가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며, 나를 위해 도전하는 것이다. 자신이 높아지기 위해 남을 비방하고 깎아내리는 마음보다 서로 울타리가 되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학문의 탑을 쌓을 수 있었던 시간을 회고할 수 있어 감사하다.


대학 생활을 하는 중에, 학문이란 지식을 탐구했지만, 인간의 올바른 인격 향상을 보고 배운 것도 가치 있는 지식이 아닌가 싶다. 지식은 내 머리 안에 저장돼 있지만, 인간의 올바른 인성은 삶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다시 가라면 갈 수 있을까? 그렇다. 지나온 시간이 뿌리가 되어 흔들림 없이 도전할 것 같다. 학문이 성장의 촉진제가 되어 낯선 것들이 낯설지 않게 시각과 청각을 스쳐 마음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심을 잃지 않았기에 처음 시작했던 마음인 초지일관(初志一貫)의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지난 4년 동안 배운 학문이 세상을 향해 자신 있게 걸어가도록 디딤돌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아직 다 살아보지 않은 인생의 또 다른 최고의 길을 찾아 4년의 학문이 초석이 되어 흔들림 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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