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구 본교 교수·미디어영상학과
서양의 카드에는 스페이드, 클럽, 하트, 다이아몬드의 문양과 숫자가 그려져 있는데, 그대신 광대가 그려져 있는 카드가 있다. 게임의 종류에 따라 와일드 카드가 되기도 하며 아예 쓰이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카드를 우린 조커라고 부른다. 어떤 경우엔 조커가 2장 들어가 있다. 두 장의 조커 중 한쪽은 흑백이고 한쪽은 컬러이다. 서양에서는 ‘블랙 조커’와 ‘레드 조커’로 부르기도 한다.
위의 ‘레드 조커’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난 배우가 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2000)에서 코모두스 로마 황제 역으로 열연했던 호아킨 피닉스는 2019년 영화 「조커」에서 20킬로그램을 감량한 날씬한 몸매로 빨간 양복을 차려 입고, 하얀 파우더로 광대 분장을 하고서 뉴욕 브롱스지역 웨스트 167번가의 가파르고 높은 계단을 춤추며 내려온다. 영화 「리플레이스먼트」(2000)의 OST인 신나는 로큰롤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천천히 리듬에 맞춰 두 팔을 흔들며 개선 장군처럼 내려온다. 이때 그는 이미 세 차례의 살인을 저지른 빌런이 되어 있었다. 출연하기로 약속한 방송 스튜디오로 가서 자신을 이용해 먹은 진행자를 향해 한 차례 더 총을 쏜다. 그리곤 무시한 세상을 향해 외친다. “이게 삶이다(That’s a life).” 이 영화를 감상한 제76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피닉스의 연기에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으로 보답해 주었다. 사실 호아킨은 2018년 「너는 여기에 없었다」라는 영화를 통해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었다.
그런데 서양의 카드에서 조커의 모습은 단순히 우스꽝스럽게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기원을 두고 있다. 원래 디오니소스는 주신(酒神)이자 다산의 신이며, 광기와 광란적 축제의 신이다. 로마 신화의 바쿠스와 동일시되며, 또한 풍요의 신 리베르 파테르 ‘자유와 해방의 아버지’와 동일시되기도 하였다. 이 영화에서 빨간 양복을 입은 주인공 아서 플렉은 부서진 경찰차 위에서 춤을 추면서, 이제 단순 살인범이 아니라 광기의 폭동이 일어난 광란의 도시 고담(Gotham, 뉴욕의 별칭)에서 광대 피에로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악으로 악을 추구하는 조커로 새로 태어나 진정한 자유인 괴짜 악당 빌런이 되어 간다. 이 장면은 앞으로, 악으로 선을 추구하는 배트맨과의 대결을 암시해 주며,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잘못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악당 출현에 대한 풍자의 알레고리를 표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동학대 때문에 머리를 다쳐 생긴 외상성 뇌손상에 의한 ‘병적 웃음’, 즉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와 곤란에 처하게 되는 주인공 아서는 복지예산의 삭감으로 인해 정신질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사회 빈곤자들의 처지를 비유하는 알레고리를 통해, 관객들로부터 주인공의 살인행위에 대한 동정심과 공감대를 끌어낸다. 지하철 안의 우연한 상황에서 시작된 살인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과 분노에 의한 살인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와 방송진행자 머레이를 총으로 쏘면서, 그를 정신질환자와 소외된 자들을 돌보지 않는 악인으로 규정하며 절규하는 외침을 통해, 감독은 반사회적 알레고리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조커는 광기의 광대 모습이자 광란의 디오니소스의 모습이다.
또한 영화 「조커」는 기존의 유명한 영화들을 오마주함으로써, 이 영화의 기원과 근본적 명분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감사와 존경을 의미하는 용어인데,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7)에서 베개로 환자를 질식시키는 장면을 오마주했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코미디의 왕」(1983)에서처럼 198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면서 주인공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망상에 사로잡힌 코미디언 지망생인 점을 동일하게 오마주했다. 스콜세지 감독의 또다른 영화 「택시 드라이버」(1976)에서 자기 이마에 손가락으로 총을 갖다 대는 장면까지 오마주함으로써 기존 영화와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알레고리와 오마주 기법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조커」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세계의 관객들은 10억 달러의 티켓 판매로 화답했다. R등급의 헐리우드 영화로선 사상 최고의 매출이라고 한다. 조커를 버리는 카드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영화로 기억할 것인가?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다.
위의 ‘레드 조커’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나타난 배우가 있다. 영화 「글래디에이터」(2000)에서 코모두스 로마 황제 역으로 열연했던 호아킨 피닉스는 2019년 영화 「조커」에서 20킬로그램을 감량한 날씬한 몸매로 빨간 양복을 차려 입고, 하얀 파우더로 광대 분장을 하고서 뉴욕 브롱스지역 웨스트 167번가의 가파르고 높은 계단을 춤추며 내려온다. 영화 「리플레이스먼트」(2000)의 OST인 신나는 로큰롤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천천히 리듬에 맞춰 두 팔을 흔들며 개선 장군처럼 내려온다. 이때 그는 이미 세 차례의 살인을 저지른 빌런이 되어 있었다. 출연하기로 약속한 방송 스튜디오로 가서 자신을 이용해 먹은 진행자를 향해 한 차례 더 총을 쏜다. 그리곤 무시한 세상을 향해 외친다. “이게 삶이다(That’s a life).” 이 영화를 감상한 제76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피닉스의 연기에 최우수 작품상인 ‘황금사자상’으로 보답해 주었다. 사실 호아킨은 2018년 「너는 여기에 없었다」라는 영화를 통해 제70회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탔었다.
그런데 서양의 카드에서 조커의 모습은 단순히 우스꽝스럽게만 그려진 것이 아니라, 그리스 신화에 기원을 두고 있다. 원래 디오니소스는 주신(酒神)이자 다산의 신이며, 광기와 광란적 축제의 신이다. 로마 신화의 바쿠스와 동일시되며, 또한 풍요의 신 리베르 파테르 ‘자유와 해방의 아버지’와 동일시되기도 하였다. 이 영화에서 빨간 양복을 입은 주인공 아서 플렉은 부서진 경찰차 위에서 춤을 추면서, 이제 단순 살인범이 아니라 광기의 폭동이 일어난 광란의 도시 고담(Gotham, 뉴욕의 별칭)에서 광대 피에로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악으로 악을 추구하는 조커로 새로 태어나 진정한 자유인 괴짜 악당 빌런이 되어 간다. 이 장면은 앞으로, 악으로 선을 추구하는 배트맨과의 대결을 암시해 주며,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잘못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악당 출현에 대한 풍자의 알레고리를 표현하고 있다. 어린 시절 아동학대 때문에 머리를 다쳐 생긴 외상성 뇌손상에 의한 ‘병적 웃음’, 즉 자신이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참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 나와 곤란에 처하게 되는 주인공 아서는 복지예산의 삭감으로 인해 정신질환자들을 돌볼 수 없는 사회 빈곤자들의 처지를 비유하는 알레고리를 통해, 관객들로부터 주인공의 살인행위에 대한 동정심과 공감대를 끌어낸다. 지하철 안의 우연한 상황에서 시작된 살인에서부터 시작하여 가진 자들에 대한 반감과 분노에 의한 살인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전개와 방송진행자 머레이를 총으로 쏘면서, 그를 정신질환자와 소외된 자들을 돌보지 않는 악인으로 규정하며 절규하는 외침을 통해, 감독은 반사회적 알레고리를 충분히 표현하고 있다. 영화 속 주인공 조커는 광기의 광대 모습이자 광란의 디오니소스의 모습이다.
또한 영화 「조커」는 기존의 유명한 영화들을 오마주함으로써, 이 영화의 기원과 근본적 명분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다. 오마주는 프랑스어로 감사와 존경을 의미하는 용어인데,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7)에서 베개로 환자를 질식시키는 장면을 오마주했고,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코미디의 왕」(1983)에서처럼 1980년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하면서 주인공이 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망상에 사로잡힌 코미디언 지망생인 점을 동일하게 오마주했다. 스콜세지 감독의 또다른 영화 「택시 드라이버」(1976)에서 자기 이마에 손가락으로 총을 갖다 대는 장면까지 오마주함으로써 기존 영화와 감독에 대한 존경의 표시들이 곳곳에 묻어난다.
알레고리와 오마주 기법으로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조커」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세계의 관객들은 10억 달러의 티켓 판매로 화답했다. R등급의 헐리우드 영화로선 사상 최고의 매출이라고 한다. 조커를 버리는 카드로 사용할 것인가 아니면 자신의 인생의 중요한 영화로 기억할 것인가? 당신의 대답을 듣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