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는 함께해야 즐겁고 꾸준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은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여러분의 공부 여정에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의 해외여행은 꾸준히 늘었습니다. 많은 해외여행 방문국 중 일본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특히 최근에는 엔저(円低)로 인해 이전보다 더 많이 방문하게 됐죠.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지난 2024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 여행객은 795만여 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여러분 주변에도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지인 한두 명 정도는 있지 않나요?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 등은 이미 우리에게 매우 친숙합니다. 이처럼 일본 문화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일본 문화에 친숙한 만큼 일본에 대해 잘 알고 있을까요? 아마 누가 이렇게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일본에 대해 알아야 되나요? 꼭 그럴 필요가 있나요?’ 맞아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생각과 가치관이 존재할 수 있으니 그 역시 존중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오랜 역사 동안 서로 영향을 주고받은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양국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일본에 관심이 있고 일본 문화나 일본인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글은 그런 분들에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저는 어떤 나라에 대해 깊이 알고 그들과 잘 소통하는 것은,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언어만 배워서는, 또는 단순히 문화만 접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언어는 그 나라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도구이며, 문화는 그 도구의 쓰임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배경지식입니다. 도구만 쓸 줄 알거나 반대로 배경지식만 있어서는, 그 도구를 온전히 다룬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또, 손에 익지 않은 도구는 잘못 다루면 타인이나 자신을 다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과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고, 이문화(異文化)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가 생기거나 마찰을 빚는 것은 도구를 잘 다룰 줄 모르기 때문입니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것만으로, 외국 문화를 많이 접하는 것만으로 원활한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이 될까요? 다른 언어를 쓰고 다른 문화권에 속하지만, 자신과 동등한 인격체로서 외국인들과 소통하고 그들과 발전적인 관계를 구축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합니다.
방송대 일본학과의 교육과정은 크게 어문학과 지역학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일본어 외에도 문학, 정치, 경제, 역사 등의 다양한 과목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일본어만 아니라 일본의 사회,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말이죠. 공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제가 말하는 공부는 도구를 찬찬히 살펴보고, 그 쓰임새를 알아가고, 상대와 자신의 관계에 유익한 사용법에 대해 궁리하는 과정입니다. 쉽게 얘기했지만 이런 공부를 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 역시 공부가 녹록지 않을 때가 많거든요. 하지만, 이런 공부의 마음가짐이 우리를 일본에 대한 깊은 이해와 원활한 이문화 커뮤니케이션으로 이끌어주지 않을까요?
공부는 혼자 하면 외롭습니다. 함께해야 즐겁고 꾸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보다 일본에 대한 공부를 조금 일찍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일본에 대해 공부하고 있습니다. 일본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싶은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공부 여정에 저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함께해 주실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