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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대 모든 구성원들과의 교류는

단순히 학문적인 지식을 교환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나누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방송대 부임 후 처음 출근하던 날, 문득 방송대에 처음 방문했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약 15년 전 석사 과정생일 때, 방송대에서 열리는 학회를 준비하기 위해 아침 일찍 방문했던 날이었습니다. 7월 중순쯤의 한여름이었는데, 몇몇 석사 동기들과 함께 ‘학회장 오는 길’ 안내문을 혜화역에서부터 본부 건물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길바닥에 붙이면서 걸어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지금 대학로를 걷다 보면 감회가 새롭기도 하고, ‘인연’의 경이로움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방송대에서의 새로운 생활은 저의 학문적 여정의 연장선이면서, 동시에 이곳에서 만나게 될 교수님들과 학우님들을 비롯한 다양한 교류에 대한 새로운 인연을 맺는 시작점이기 때문입니다.


국어학을 공부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언어의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됩니다. 언어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의사소통의 도구라는 것이지만, 언어는 그 이상으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고, 그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말은 그 자체로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의 특성을 드러내는 방식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가령 친한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사용하는 반말은 그 관계의 친밀도를 나타내며, 존댓말은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경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언어적 특성은 우리가 상대방과 어떠한 관계를 맺고 있는지 명확히 보여주는 방식 중 하나입니다.


또한 언어는 사람들이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는 방언은, 그 방언을 사용하는 지역 사람들에게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지역 방언은 그 지역 사람들 사이의 친밀감을 형성하고, 또한 그들의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언어의 변화는 사회적 관계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어, 우리는 언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통해 그 시대의 사회적 특성도 엿볼 수 있습니다. 국어학은 이와 같은 면에서 우리가 맺는 관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방법론을 제공합니다.


저는 국어학을 공부하는 학우님들이 단순히 국어학적인 지식을 익히는 것에서 나아가, 그 지식을 통해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어떠한 방식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을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도 탐구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언어는 우리가 속한 사회의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성, 나아가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는 살아있는 존재이므로 국어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따라 언어가 어떻게 진화하고 변화하는지를 이해하는 중요한 창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맺고 있는 다양한 관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하고 싶습니다.


저는 방송대에 오게 되면서 맺은 그리고 앞으로 맺을 수많은 새로운 인연을 통해 저의 연구와 사고의 폭을 한층 넓히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과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에게 무엇이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수님들, 학우님들 그리고 방송대 모든 구성원들과의 교류는 단순히 학문적인 지식을 교환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생각과 가치를 나누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서의 인연이 저와 모두에게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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