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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한 필자는 경제적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쳐야 했다. 27세 되던 해에 경찰공무원에 투신해 청춘을 불사르며 34년의 세월을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회질서를 바로잡는 ‘민중의 지팡이’로 주민들의 손발이 되어 살아왔다. 그동안 앞만 보며 살았던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상급학교인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던 차에 방송대를 만났다. 


방송대라는 이름은 오래전부터 듣고 있었지만, 좀더 자세한 정보를 알고 싶어 지인과 학교를 상대로 입학 전반에 관한 내용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온라인 학습으로 대학을 졸업할 수 있다는 데 매력을 느껴 경찰공무원 정년퇴직을 5년 앞둔 2015년 3월, 농학과 1학년으로 입학했다.


쉽지 않은 이과라서 공부가 어렵게 느껴졌지만 기회를 놓칠 수 없었다. 스터디 ‘남초회’에 가입해 학년 대표도 맡으며 그룹장님과 선배님들의 도움에 힘입어 농학과 학생회장으로 봉사하면서 공부했다. 늦은 공부였지만 큰 보람과 용기를 얻으며 졸업식에 참석해 학사모를 쓰고 졸업의 영광을 누릴 수 있었다. 4년 동안 스터디를 열심히 하면서 동기들과 쌓은 친분은 지금도 소중한 자산 같은 보물이 됐다.


‘인생은 60세부터’라는 신조어가 생긴 지도 오래지만, 필자의 배움은 멈출 줄 모르고 계속됐다. 농학과 졸업과 동시에 제26대 전국총동문회 의전부장으로 추천돼 동문회 임원으로 활동하게 된 것도 새로운 계기가 됐다. 제22, 23대 서울총동문회 집행부 임원을 역임하며 참여한 소동아리 모임을 통해 황금 같은 시기에 ‘황금 놀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어 즐거움은 더욱 커졌다. 방송대에 발을 들이지 않았더라면 이런 좋은 결과물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방송대에 대한 필자의 애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생은 관광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신중년의 인생을 알차고 멋지게 후회 없이 보내기 위해 2022년 3월 관광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관광에 관해 공부하면서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실행하지 못했던 국내외 여행을 할 수 있게 됐으니, 삶의 소소한 행복도 깊어졌다.


2015년 방송대와 인연을 맺었으니 올해로 동행 10년이 된 셈이다. ‘내 인생을 바꾼 대학 한국방송통신대학교’라는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은 학교에 대한 애증이 가슴 깊게 스며있기 때문일 것이다. ‘십 년이면 세상도 바뀐다’고 했는데, ‘방송대 동행 10년’이 되는 올해는 조금 색다른 도전에 나섰다. 필자의 젊은 청춘을 다 보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바쁜 경찰공무원 생활이었지만, 그 시절 다 못했던 법학공부가 늘 머리를 떠나지 않아, 마음을 크게 먹고 지난 3월 법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 가운데 ‘배워서 남 주나’란 것이 있다. 앞으로는 배워서 남에게 더욱 베풀고 나누고 도움 주는 것 또한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일은 혼자의 힘으로는 안 된다. 옆에 있는 선배·동료와 동기 학우님들과 함께 배우고 즐기며 의지를 다져야 가능한 일이다. 10년을 돌아보니 바로 그런 힘이 필자의 성장에 밑거름이 된 것임을 알게 됐다. 시작은 별것 아니었지만 생각하지 못한 큰 결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또 다른 ‘방송대 동행 20년’을 꿈꿔 본다.

 

끝으로 이 지면을 빌려 음으로 양으로 필자를 여기까지 있게해주고 지지하며 언제나 함께해 준 한가람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경찰공무원 정년퇴직을 5년 앞두고 농학과에 진학한 후 관광학과까지 마쳤다. 이후 법학과에 편입해 새로운 공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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