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기자의 어머니는 종종 건강 관련 유튜브 콘텐츠를 저한테 공유해주시는데요, 저도 건강에 관심이 많고 SNS를 자주하는 편이라 대부분 이미 본 것들이기도 합니다. 최근엔 혈관 건강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보내주셨죠. 그런데 저희 어머니는 라면을 좋아하십니다. 그것도 컵라면을요. 밤 8~9시 늦은 시간에 저녁 식사하는 식습관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처럼 건강에 관심은 많지만 스스로 건강을 돌보지 못하는 부모님. 독자분들도 떠오르실 겁니다. 물론 건강 잘 챙기는 부모님도 요즘은 많으시겠지만요.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방송대 프라임칼리지 7월 학점 과정 중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이었습니다. 이수시 총장 명의 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 단기 학습 프로그램인 KNOU PASS 과정으로, 정영일 교수(보건환경안전학과) 주도로 개설됐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주제는 이 과정 제목 그대로 ‘노인건강 셀프케어’입니다. 왜 ‘셀프케어’란 단어가 들어갔는지, 정영일 교수를 만나 강좌 개설 배경부터 기대하는 효과 등을 들어봤습니다.
김민선 기자 minsunkim@knou.ac.kr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을 기획한 특별한 배경이 있나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과거 한창 단백질이 각광받으면서 단백질 음료나 과자가 매점에 쭉 진열됐고, 또 어떤 땐 특정 식이요법이 한창 유행일 때가 있었어요. 요즘엔 ‘가속 노화’, ‘저속 노화’ 이런 용어들이 주목받고 있죠. 저는 너무 유행을 타지 않고 사람들이 근본적으로 알아야 할, 그렇다고 너무 학문적으로 매몰되지 않는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마침 노인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유행인 것 같긴 하지만요. 또 새로운 유행이 들어오더라도 이것이 나에게 필요한 것이다, 아니다 정도는 구분할 수 있게 건강에 대한 기초체력을 키울 수 있는 강좌를 만들고 싶었어요. 건강하게 늙기 위한 셀프케어, 우리말로 하면 자가관리라고 할 수 있어요. 건강 셀프케어를 갑작스럽게 시작한다기보단 조금 더 건강할 때 해야 한다는 거죠. 특히 이 과정을 위해 함께한 교수님들과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 40대 수강생이 들으면 좋을 만한 이야기를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40대 수강생을 염두에 두고 커리큘럼을 설계한 이유는요
무엇보다 40대는 신체적인 변화를 눈에 띄게 겪습니다. 그렇지만 아직 노후 대비를 한창 할 여력도 있는 연령대예요. 건강에 관심은 있지만 특별히 아주 막 절박하게 준비를 하고 있진 않죠. 만약 우리가 암 같은 중병에 들어 큰 병원에 간다면 그건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선택입니다. 내가 수술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제한된 선택지죠. 그런데 아직 건강하다면 여러 가지 선택지가 있을 수 있어요. 그러면 평상시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며 건강하게 나이 들기를 실천할 수 있습니다. 이 강좌를 보고 지식을 익히면 나 한 사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가족에게도 확대해 알려줄 수 있겠죠. 40대면 부모는 70대, 자녀는 10대일 겁니다. 가족이 다 같이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의 핵심입니다. 온 가족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수강생은 강좌를 들었다는 보람도 어느 때보다 클 것입니다.

저의 경우도 거의 비슷한데요. 교수님 강좌에 눈길이 간 이유가 있군요
그런가요(웃음). 한국의 보건의료 제도는 세계적으로 좋은 평을 받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제는 한국의 보건의료 제도가 만족스럽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많아요. 그런데 제가 걱정인 것은 개인과 국가가 의료비에 지출하는 돈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GDP 대비 한국의 의료비 지출 규모가 10% 정도로, 최근 OECD 국가 평균보다 올라갔어요. 10년 전쯤엔 7% 정도로 높지 않았죠. 이렇게 빠르게 증가하는 나라가 많지 않아요. 의료비 지출 규모가 크다는 건 아픈 사람이 많아진다는 건데, 현재의 우리나라 보건의료 시스템으로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셀프케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건강할 때 관리하면 낮은 수준의 치료로, 예를 들면 외래에서 약 하나 받아서 먹는 정도로만 관리하면 합병증도 막을 수 있고 큰 수술도 안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실제로 그렇게 되면 의료비용 증가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한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치료 중심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가졌습니다. ‘아프면 병원 가는 거다. 아프기 전엔 병원에서 해주는 게 별로 없다’ 이렇게들 보통 생각하죠. 지금 같은 추세로 아픈 사람이 많아진다면 사회가 공동으로 대비하거나 개인이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개인이 아프기 전에 뭘 해야 할까, 우리 가족을 위해 뭘 해야 할까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과정명에 셀프케어란 단어도 그렇게 해서 붙이게 된 거죠.

강좌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노인건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과목이 있는데, 그중 기본이 되는 과목이 「노인보건」이에요. 방대한 내용 중 노년기 질환들을 선별해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에선 「노인질환 셀프케어」란 과목으로 소개합니다. 건강에 노란불이 들어온 사람들이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빨간불이어서 본격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면 그건 전문가와 상의해야 하겠죠. 노란불이면 당뇨 전 단계, 고혈압 전 단계처럼 전조증상이 시작되는 상태거든요. 이때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급적 의료기관에 덜 방문하면서 집에서 관리할 수 있습니다. 노년기 질환에 대해선 최정연 교수님(분당서울대병원)이 맡아 강의해 주셨습니다. 제가 조금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은 저와도 같이 강의했습니다. 순환기 질환, 장기 관련 질환, 약물 관련 질환 등 각종 질환 이야기를 담았어요.
실천할 수 있는 또 다른 분야로 운동과 영양 부분을 넣었습니다. 운동과 관련해서는 윤은선 교수님(생활체육지도과)이 「노인운동 셀프케어」 강의를 맡아주셨어요. 강좌를 보며 따라 해 볼 수 있도록 강의를 기획했죠. 10월 공개되는 「노인영양 셀프케어」 강의는 김동우 교수님(생활과확부 식품영양학 전공)이 진행하십니다. 노인건강 관련 종사자나 해당 직무를 희망하는 분이라면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을 듣고, 더 관심 있는 분야나 기법들이 생긴다면 더 가지를 뻗어 공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번 과정에선 노인보건 과목에 바탕을 두고 일종의 표준적인 내용을 담았어요. 한편으로 어떤 학생은 ‘다 아는 내용 아니야?’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부분 때문에 이 강의를 녹화하면서 딜레마가 있었어요. 그러나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오해할 만한 개념을 잡으려고 했죠. 요양병원과 요양원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당사자가 아니면 그걸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제도도 이름이 비슷하니 헷갈려 하는 사람들이 많고요. 막상 요양병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어디에 어떤 정보들이 있는지 모릅니다. 그걸 알려 드리는 것도 제 몫이라고 생각했어요. 이번 과정에선 괜찮은 요양병원, 요양시설 찾는 법 같은 실전 팁도 알려줍니다.

부모님께 건강 챙기시라고 너무 잔소리 하는 것 같아 걱정이에요
가족은 가까우면서도 너무 익숙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부모님에게 건강을 위해 ‘뭐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바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때부터는 사실 좀 서로 좋은 얘기보단 잔소리하게 되거든요. 다른 사람한테 돈 받고 얘기하는 것처럼 상냥하게 대해야 할 것 같아요. ‘저 사람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 심리적으로 어떤 점을 공략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데, 이게 누구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가족인 거 같아요. 저조차 약사인데도 부모님에겐 제가 아들이지 약사는 아닌데 싶은 거예요. 저희 아버지도 어떤 날은 혈압약을 안 드시기도 해요. 쉽게 설득이 안 되더군요. 그럴 때는 차라리 남보다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속상합니다. 내가 잘해서 우리 가족이 건강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과감히 남이 돼보는 연습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노인건강 셀프케어’ 과정을 비롯한 프라임칼리지 7월 학점과정 신청은 6월 17일까지입니다. 아울러 100% 온라인 학사 과정 프라임칼리지의 2025학년도 2학기 신·편입학 학생 모집은 7월 8일까지입니다. 모집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방송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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