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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작지만 숨은 꿈이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내 남은 청춘을 기력이 다할 때까지
불사르리라고 다짐하며 산다.

학교에 개설된 도올 선생의 「인문학 특강」을 들어 보니 역시 대단한 분임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강의 서두에 중앙대 석좌 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의 일화를 소개했다. 학생들이 과제물을 작성해 제출했는데 표절, 대필 등이 드러나 모두 따끔한 매를 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매 맞은 한 제자는 미국에 유학해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교수로 강단에 섰다고 한다.


공자를 아는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공자의 사상을 인(仁)의 사상이라고 하지만 도올 선생은 ‘호학사상(好學思想)’으로 압축했다. 어릴 적부터 배우기를 좋아했던 공자다 보니 과연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공자가 말한 ‘호학’을 ‘배움 자체를 즐거워하고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내가 태어난 1960년대 초는 전쟁이 지나간 뒤라 어수선했고, 어느 지역이나 삶이 고달플 수밖에 없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면 대부분 학업을 그만두고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렸다. 나 역시 그런 인생길을 살아왔다.


내가 방송대에 첫발을 디딘 것은 2022년 초다.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려 한다고 했더니 아내가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40여 년을 직장생활에 매진했던 터라 이제는 내가 하지 못했던 공부, 내가 좋아하는 학문을 하겠노라고 설득해 어렵게 입학할 수 있었다. 직장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면서, 직장인으로서 또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잘 지켜가기 위해 늘 바빠야 했고, 온갖 고난을 용케도 잘 견디고 이제는 4학년 1학기를 마쳐간다.


학업의 9부 능선을 넘고 정상을 향해 여전히 정신없이 내달리고 있다. 늘 공부와 일을 병행하니 아내도 이제는 인정해 주었고, 나 또한 내가 좋아하던 학문을 4년 동안 배운다는 즐거움으로 그저 하루하루가 새롭도록 행복하다.


1학년 2학기부터 과 대표를 맡아서 봉사했고, 2~3학년까지 2년 동안 전북지역대학 국어국문학과 회장을 연임했다. 올해는 주제넘게도 전북총학생회장으로 우리 재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내가 오늘 존재하기까지 우리 학교 교수님들, 전북지역대학 학장님과 직원 선생님들, 전북총학생회 집행부, 운영위원님들, 귀하신 재학생들과 동문 선배님들께 큰 신세를 졌다. 이 지면을 통해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내가 나 됨은 모두 주위에서 응원해주시고 밀어주시는 많은 분들의 덕이다. 학생회장으로서 봉사하는 동안 책임과 임무를 성실하게 다하면서 우리 학우들의 편의를 위해 일하도록 하겠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인생을 살아간다. 중요한 것은 인생의 지표와 롤 모델로 삼을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나는 올해 105세를 맞은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을 참 좋아한다. 내 인생에 본이 되며 용기를 주는 그의 에너지 있는 말을 특히 좋아한다. 나도 60대 중반을 넘었는데 간혹 게으르고 나태해져서 ‘힘들다’고 느껴질 때마다 그가 강의 중에 했던 “내 인생을 되돌아보니 60~70세 때가 가장 인생의 황금기였다”라는 말에서 힘을 얻고 있다. 아직 그분에 비하면 나는 아주 젊은 사람이다. 그래, 다시 힘을 내리라, 용기를 내어 본다. 이처럼 좋고 아름다운 거울이 세상에 어디 또 있을까!


나에겐 작지만 숨은 꿈이 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나는 내 남은 청춘을 기력이 다할 때까지 불사르리라고 다짐하며 산다. 학교의 명예를 드높이지는 못하더라도 떨어뜨려선 안 된다. 주어진 사명을 다하면서 이 사회를 은은하게 비추는 작은 촛불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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