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학년도 1학기 대학원 및 경영대학원 재학생 3천326명 대상
3월 31일부터 4월 18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설문조사,
유효 응답자 수 250명(7.5%)으로 데이터 분석
남성·4050·학사학위 소지자·수도권 거주자는 진학 희망
‘깊이 있는 지식, 역량 개발’이 진학 희망 동기 1위
‘회사 업무와 병행 어려움’은 장애 요인 1위
방송대에서 공부해본 학생이라면 ‘방송대에 박사과정이 생긴다면?’이란 상상을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그런데 가능할까? 대답은 ‘가능하다’이다. 2022년 고등교육법 개정으로 원격대학에도 일반대학원, 전문대학원, 특수대학원을 모두 설치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우선 방송대 대학원(원장 박영숙) 연혁을 살펴보자.
2001년 특수대학원(4개 학과, 정원 200명)으로 개원해, 2013년 경영대학원을 추가로 신설했다. 현재 일반대학원에 2천954명, 경영대학원에 372명의 재학생이 등록하고 있다(2025학년도 1학기 기준). 최근 방송대 내부에서도 박사과정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에 미래원격교육연구원(원장 이봉민, 이하 원격연)이「박사과정 진학 희망자의 특성 분석」(<IFDE통계분석보고> 2025-01호, 이은경)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응답자의 65.2% “박사과정 진학 희망”
원격연의 이번 통계보고는 2025학년도 1학기 대학원 및 경영대학원 재학생 3천326명을 대상으로 3월 31일부터 4월 18일까지 온라인 방식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중 자발적으로 설문에 참여한 252명(7.5%)의 답변에 대한 데이터 클리닝을 통해 신뢰성이 떨어지는 사례를 제외한 유효 응답자 수는 250명으로 결정됐다. 박사과정 진학 희망자와 비희망자 간의 인식차이를 분석하고 그 특성과 요구를 비교하며, 특히 △박사 진학 동기 △학위의 가치 인식 △진학의 장애 요인 △박사과정 설계 시 중요하게 여기는 제도 요소 등에 대한 응답을 중심으로 추론통계를 활용한 실증적 분석 방법을 사용했다(자료 분석에는 IBM SPSS Statistics 27 활용. 리커트 척도로 구성한 문항은 항목별, 하위 요인별 평균값 산출 후 분석 활용, 통계적 유의수준 p < .05로 설정, 결과 해석에 유의확률, 평균 차이, 오즈비 활용).
조사에 응답한 전체 250명 중 박사과정 진학 희망자는 163명(65.2%), 진학 비희망자는 33명(13.2%),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경우는 54명(21.6%)이었다. 응답자의 성별은 남성이 45.6%, 여성이 54.4%였으며 연령대는 40대가 32.8%로 가장 많고, 그다음은 50대(32.0%), 30대 이하(24.0%) 순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유형을 살펴보면, 인문계 고등학교 졸업자가 다수를 차지했으며, 최종학력은 일반대학 학사학위(40.8%)와 복수 학사/석사 이상(45.2%)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같은 특성에 대해 원격연은 방송대 대학원생이 주로 성인 학습자이며, 다양한 사회경험과 교육 배경을 가진 집단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전체 응답자, 박사과정 진학 희망자, 비희망자의 특성을 종합하면, 진학 희망자 집단은 △남성 △40·50대 △일반대학 학사학위 소지자 △사회계열 전공자 △사무직 또는 전문직 종사자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지점은, 전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진학 희망 비율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경제 수준과 진학 희망 간 관계에 대해 실시한 카이제곱 독립성 검정 결과, 집단 간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라고 확인됐다. 원격연은 이 결과에 대해 책정된 등록금 수준에 대한 고려가 없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경제적 수준은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않으며, 이는 재정 지원보다 다른 요인들이 진학 요인에 더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이상적 동기와 현실적 장벽 간의 간극
박사과정 진학 희망자 163명의 진학 동기와 진학 시 우려되는 장애 요인은 무엇일까? 응답자들은 △전공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과 역량 개발(4.41)점 △공부 자체의 즐거움(4.10점) △경력 관리(4.09점) 등을 주요 진학 동기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회적 인정(3.80점)이나 △사회적 네트워크 확장(3.83점) 등 외부적 요인의 중요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박사과정 진학을 현실적으로 가로막는 요인들은 무엇일까? 장애 요인으로 꼽히는 응답은 △회사 업무와 병행의 어려움(59명) △박사학위 논문 작성의 부담(44명) △학비 부담(30명) 순이었다. 이외에도 △사회적 평판 △가족 협조 부족 △교육의 질에 대한 우려 등의 응답도 있었지만,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박사과정 진학 희망자가 지닌 동기와 현실적 장벽 간의 간극을 보여준다. 이들은 자아실현과 학문적 성취를 중요하게 여기면서도 실제 진학 과정에서는 시간적·경제적 여건 및 논문 수행에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이에 대해 원격연은 박사과정 설계 시 성인학습자의 특성을 반영해 유연한 수업 운영, 연구역량 개발 지원, 장학금 확충 등 현실적인 장벽을 완화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해석했다.
“석사 만족도 높아야 박사 진학에 긍정적”
원격연은 방송대 석사과정 학생들의 박사과정 진학을 예측하는 변인을 확인하기 위해 ‘박사과정 진학 희망 여부’를 종속변수로 설정하고, 독립변수로는 ‘현재 대학원 교육 만족도’ 평균 점수와 ‘박사학위 가치 인식’ 평균 점수를 투입해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대학원 교육 만족도는 현재 석사 과정 수업 내용, 교수와의 관계, 행정 서비스, 논문 지도 등 다양한 하위 항목에 대한 총체적 평가로, 이 지표가 높을수록 현재 학업 경험이 긍정적이며, 향후 학문을 이어가고자 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박사학위가 갖는 가치에 대해서 응답자는 ‘개인적 가치사회적 가치산업적 가치경제적 가치’ 순으로 인식했는데, 이는 학위 자체의 상징성보다 실질적 효용성 및 개인의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한 평가가 진학 결정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런 분석 결과에 대해 원격연은 박사 진학 동기는 단순한 개인적 성취나 외부 요인만으로 설명되기보다, 현재 석사과정에 대한 긍정적 학습 경험과 박사학위에 대한 가치 있는 전망이 결합될 때 더욱 강하게 나타나며, 이는 향후 박사과정 운영에서 △학습자 중심의 만족도 기반 학사운영 △학위 가치를 실감할 수 있는 커리큘럼 및 커뮤니케이션 강화 등이 함께 설계돼야 함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원격연은 박사과정 진학 희망자를 ‘자아실현형’(27.6%), ‘전문성심화형’(13.5%), ‘경력전환형’(58.9%) 등의 수요층으로 구분하며, 학습자들의 수요에 맞는 학과 개설, 연구 혹은 실무 중심 과정 개발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nou.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