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체격이 커지면
그 체격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듯이 우리 대학도 국제협력
분야에서 우리 대학의 체격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방영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토종 창작 뮤지컬 「어쩌면 해피 엔딩」이 토니상에서 6관왕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뮤지컬 작가가「어쩌면 해피 엔딩」의 엘리베이터 피치(elevator pitch)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배경으로 로봇이 가장 인간적인 감정인 사랑을 느끼며 겪는 이야기’라고 한 것을 보면서 과연 방송대의 국제협력을 엘리베이터 피치로 정리하면 어떤 것일까를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됐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방송대의 국제협력은 단순한 국제학술대회 참석, 해외 기관 관계자의 내방 등 학교의 역사와 위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2014년 DR콩고 원격교육 연수 사업을 시작으로 2017년 국제협력단의 신설, 2025년 국제협력단 조직의 확대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방송대만의 국제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방송대가 원격교육 기관의 장점을 극대화해 국제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첫째, UNESCO UNITWIN 등 국제기구와 연계한 국제 원격교육 지원사업의 확대가 필요하다. UNITWIN은 대학 간 네트워크를 통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으로, 개발도상국의 고등교육 역량 강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해외 여러 대학이 이미 UNITWIN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대학과 기관이 참여해 지원 범위를 넓혀야 한다.
둘째, 원격교육 기술 및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이다.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원격교육 기술 노하우 및 역량 강화 프로그램은 필수적이다. 단순히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현지 교원과 학생들이 원격교육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연수와 컨설팅을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각국의 교육 환경에 적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장기적으로는 현지 인력이 자립적으로 교육 혁신을 이끌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셋째, 해외 대학과의 공동 연구 및 교육과정 개발이다. 국제협력의 또 다른 축은 해외 대학과의 공동 연구, 학점 교류, 공동 교육과정 개발이다. 이는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와 지식을 접할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교수자 간의 연구 협력을 통해 새로운 지식 창출과 혁신을 촉진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 공동학위 프로그램이나 이중학위 프로그램을 운영하면, 국경을 넘는 학문적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학생 유치 및 K-edu 영역의 확대다. 국제 원격교육의 성장은 외국인 학생 유치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온라인 학위 및 비학위 과정을 개설하면, 물리적 이동이 어려운 학생들도 우리 대학의 우수한 교육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한국학 및 한국어 과정의 확산은 ‘K-edu’라는 새로운 한류의 영역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체격이 커지면 그 체격에 맞는 옷을 입어야 하듯이 우리 대학도 국제협력 분야에서 우리 대학의 체격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해외에서 우리 대학의 장점을 파악하고 협력을 적극 요청하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수출 상품, ICT와 고등교육을 접목한 한국형 원격교육 시스템의 확대’를 방송대 국제협력 분야의 엘리베이터 피치로 삼아 작금의 고등교육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우리 대학 입장에서는 ‘어쨌든 해피 엔딩’이 될 수 있다.






